주간동아 795

2011.07.11

동계올림픽 또 다른 꿈

  •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입력2011-07-11 11: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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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25전쟁, 88서울올림픽, 2002년 한일월드컵…. 대한민국이 건국 이래 세계만방에 존재감을 드러낸 세 가지 사건입니다. 이제 한 가지를 추가할 수 있게 됐습니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이 그것입니다. 규모가 큰 국제대회 유치는 해당 도시는 물론 국가도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88서울올림픽을 앞두고 선수단이 김포공항에서 잠실경기장까지 빠르게 이동하도록 만든 올림픽도로는 뽕밭 잠실을 서울의 노른자위 땅으로 탈바꿈시켰습니다. 쓰레기 매립지로 오랫동안 버려진 땅이나 다름없었던 서울 마포구 상암동 일대는 월드컵 주경기장 건립을 계기로 서울의 부심으로 재탄생했습니다. 서울이 뉴욕과 도쿄, 베이징에 견줄 만한 국제도시로 발돋움한 것은 두 차례 국제적인 행사를 치르면서 갖춘 사회적 인프라가 큰 몫을 했습니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은 사회적 인프라가 약해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강원도와 평창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강원도의 발전은 국토의 균형발전을 위해 좋은 일입니다.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소식을 접하고 문득 북한이 떠올랐습니다. 남북이 힘을 합하면 평창 동계올림픽을 더 성공적인 대회로 치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였습니다. 금강산 관광마저 중단된 현실을 감안할 때 당장은 실현 가능성이 낮아 보이지만, 대회 개최까지 아직 시간이 충분합니다. 그러니 경기장 일부를 북한에 건설하는 방안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준비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입니다.

    동계올림픽 또 다른 꿈
    냉전시대에 중국이 쳐놓은 ‘죽의 장막’을 걷어내는 데 ‘탁구’를 매개로 한 핑퐁외교가 큰 몫을 했듯, 연평도 포격 사건 이후 긴장 국면이 조성된 한반도에 평창 동계올림픽은 남북 대화와 관계 변화의 계기를 만드는 기회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반세기 가까이 군비경쟁을 했던 미국과 소련이 핵무기를 녹여 만든 펜으로 평화협정에 서명했던 기적이 남북한 간에 일어나지 말라는 법은 없으니까요. 가정이나 직장은 물론 국가 간에도 대결보다는 대화가 구성원의 행복지수를 높이는 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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