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92

2011.06.20

TV 토론·인터넷보다 SNS 힘이 세다

여야 뉴미디어 전략 총괄 담당자의 총선 및 대선 전략

  •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입력2011-06-20 13: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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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야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따라잡기’에 한창 열을 올린다. 한나라당은 SNS 관련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민주당은 지역 순회 강좌를 열었다. 정치권이 SNS에 적극 대응하고 나선 것은 뉴미디어 효과가 컸던 역대 대선 경험과 무관치 않다. 1997년 대선에선 김대중 후보가 TV 토론 덕을 봤고, 2002년 대선에선 노무현 후보가 인터넷의 도움을 톡톡히 받았다. 정치권 인사들은 내년 대선에서는 SNS가 과거 TV 토론이나 인터넷보다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본다.

    트위터 등 SNS를 활용한 뉴미디어 전략을 총괄하는 한나라당과 민주당 당직자를 만나 각 당의 SNS 전략 및 비전을 들어봤다.

    “SNS는 선택 아닌 필수 큰 선거에 막강한 영향력”

    한나라당 진성호 디지털정당위원장


    TV 토론·인터넷보다 SNS 힘이 세다
    정계 입문 전에 조선일보 인터넷뉴스부장을 역임한 진성호 의원은 한나라당에서 뉴미디어의 특성과 기능을 그 누구보다 잘 안다고 자부한다. 진 의원은 “지역구에서 활동하듯 트위터를 하면 된다”면서 “트위터에 올린 글을 모아봤더니 어느새 책 한 권 분량이 됐다”고 경험담을 밝혔다.



    ▼ 정치인으로서 트위터 등 SNS를 어떻게 보나.

    “정치인이라면 누구나 인터넷 홈페이지를 갖고 있지 않나. 마찬가지로 SNS는 정치인에게 이미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SNS를 활용하든, 그렇지 않든 그 영향력은 점차 커지고 있다.”

    ▼ 트위터의 장단점이 뭐라고 생각하나.

    “단문이라 금방 올릴 수 있고, 널리 알릴 수 있어 경제적이다. 1인 미디어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그만큼 크다. 그렇지만 자신을 드러내는 데 익숙지 않은 사람은 부담스러울 수 있다. 인터넷 댓글에 욕설이 많고 획일적인 문화가 남아 있듯이, 트위터 등 SNS에도 성숙하지 못한 문화가 있다. 특히 기술적 제약으로 리트윗한 글은 아무리 거짓이라도 한 번 퍼지면 해명하기 쉽지 않다.”

    ▼ SNS가 정치와 선거에 어떤 영향을 끼쳤다고 보나.

    “투표 독려 등을 통해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이나 경기도지사 등 규모가 큰 선거에도 영향이 있었다. 앞으로 대통령이나 광역단체장을 뽑는, 규모가 큰 선거에서도 영향력이 점점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선거 단위를 작게 나눈 총선에서는 영향력이 적을 것이다.”

    ▼ SNS를 활용한 선거 전략은 무엇인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한나라당 지지자 가운데 나이 드신 분은 SNS 활용에 취약한 편이므로 더 많은 분이 SNS를 이용할 수 있도록 교육에 집중한다. 당원과 국회의원, 보좌진을 대상으로 디지털 아카데미를 열어 운영하고 있다. 둘째, 인터넷 방송국 운용이다. 우리 당이 패러디나 풍자 같은 SNS에 활용할 무기가 약했는데, 여기서 재미있는 콘텐츠가 많이 나올 것이다.”

    ▼ 개인적으로는 SNS를 어떻게 활용하나.

    “지역구 행사 사진이나 글을 올리기도 하고, 의정 활동 가운데 기억에 남는 일도 올린다. 정치적인 것은 가급적 최소화한다. 왕따를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트위터를 어려워 할 필요가 없다. 때로는 욕도 먹고 이따금 칭찬도 받고… 지역구에서 활동하듯 하면 된다.”

    “효율적이고 파워풀한 무기 진정성 있는 메시지가 필수”

    민주당 문용식 유비쿼터스위원장


    TV 토론·인터넷보다 SNS 힘이 세다
    트위터상에서 문용식 위원장은 ‘용자(勇者)’와 ‘개념 사장’으로 통한다. 문 위원장의 이름 ‘용식’을 패러디한 ‘용자’는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과 트위터 설전을 주고받은 뒤 붙었고, ‘개념 사장’은 나우콤 사장으로 있던 4·27재·보궐선거 당시 투표 독려 차원에서 직원에게 2시간의 유급 휴가를 줬던 것이 계기가 됐다.

    ▼ SNS를 어떻게 보나.

    “자신의 주장을 펼치고 싶은 사람에게 SNS는 효율적이고 파워풀한 무기다. SNS는 생생하면서도 좋은 정보를 제공한다. 한 예로, 인터넷 검색은 기계적으로 그 결과를 보여주지만, 트위터에서 팔로잉을 통해 얻은 정보는 각 분야 전문가가 제공하는 것이 많다. 또한 SNS를 통해 공통의 관심사를 주고받으면서 폭넓게 공감하고 소통한다는 장점도 있다. 그래서 요즘은 ‘네트워크가 권력’이라고 말하지 않는가.”

    ▼ SNS가 정치와 선거에 어떤 영향을 끼쳤다고 보나.

    “2008년 촛불집회에 수십만 명이 공감한 것은 인터넷 생태계가 잘 형성됐기 때문이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아고라가 점화하고 아프리카TV에서 동영상으로 폭발하면 실핏줄처럼 퍼진 카페와 블로그를 통해 그 내용이 저변으로 확산됐다. 이 같은 인터넷 생태계에 2010년부터 SNS가 결합했다. SNS도 크게 보면 인터넷 서비스가 진화한 하나의 형태다. 선거독려운동이나 인증샷으로 2010년 지방선거에서 SNS 효과가 나타났다. 4·27재·보궐선거에서 경기 성남시 분당을 투표율이 총선 때보다 더 높았던 것은 혁명적인 일이다. 퇴근 이후 직장인 투표율이 높아진 것도 트위터를 통한 투표 독려가 큰 구실을 했다.”

    ▼ SNS를 활용한 선거 전략은 무엇인가.

    “트위터에서는 수용자가 공감하면 리트윗을 한다. 페이스북에서는 라이크(LIKE) 버튼을 누른다. 이처럼 공감을 통해 확산하는 SNS는 선거와 정치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발휘한다. 그렇지만 SNS는 일방적 홍보로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 수용자가 공감해서 액션을 취해야만 확산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정책과 메시지가 필수적이다. 그 핵심은 바로 진정성이다. 야권 전체로 볼 때 민주당은 상대적으로 젊은 층과 30~40대 지지가 취약하고 존재감도 약한 편이다. 진정성을 갖고 꾸준히 다가갈 것이다.”

    ▼ 개인적으로 SNS를 어떻게 활용하나.

    “꾸준히 지속적으로 하려 노력한다. 트위터에는 하루 평균 서너 건 정도 글을 올린다. 페이스북도 같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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