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89

2011.05.30

향긋한 야생의 정기 기침과 가래에 특효약

베이컨 더덕말이

  • 한영용 cookkan@hanmail.net

    입력2011-05-30 13: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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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향긋한 야생의 정기 기침과 가래에 특효약
    강원도 평창에 사는 지인 밭으로 더덕을 캐러 갔다. 온천지에 봄기운이 충만하다. 평창의 봄바람은 유난히 상큼하고 부드럽다. 땅속을 뚫고 올라온 더덕 향기는 바람에 실려와 후각을 자극한다. 땅의 정기를 받은 더덕 향기는 무거웠던 몸과 마음을 깨운다.

    야생의 정기를 머금어 신령스러운 더덕은 말 그대로 약초다. 시간은 빨리 흘러간다. 오랫동안 더덕을 캐러 이리저리 돌아다녔지만 공기가 좋아서인지 피곤함이 덜 느껴진다. 적당히 몸을 움직이니 몸과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일을 마치고 평창 중앙시장에서 메밀전병 안주에 막걸리 한잔 걸치니 행복하다. 동행한 아이들도 배가 고파서인지 메밀전병을 맛있게 먹는다. 더덕은 진해거담 작용을 하는 여러해살이 풀이다. 일명 사삼이라고도 부르는데 뿌리에는 사포닌과 이눌린, 잎에는 플라보노이드 성분이 함유돼 있다. 그래서 폐에 열과 습이 있고, 기침과 가래가 심하며, 토혈을 할 때 먹으면 좋다.

    민간요법으로는 곤충과 벌레에 물렸거나 종기가 났을 때 그 자리에 더덕 뿌리를 찧어 붙이거나 달인 물로 닦아내면 상태가 호전된다. 아이들이 더덕 손질을 서로 하겠다며 나선다. 거실 가득 퍼진 더덕 향기는 찌든 공기를 정화하는 기능도 한다. 요리하지 않고 거실에 매달아 놓아 좋은 사람들과 그 향기를 두고두고 나눠도 괜찮다.

    재료 베이컨 4장, 생더덕 200g, 소스 약간(토마토즙 1큰술, 케첩 1/2큰술, 고추장 1/2큰술, 조청 1큰술)



    만드는 방법

    1 베이컨은 6cm, 잘 두드린 더덕은 4cm 길이로 썬다.

    2 팬에 기름을 두르고 베이컨으로 만 더덕을 은근한 불로 노릇노릇 지져낸다.

    3 팬에 토마토즙을 끓이다가 고추장, 조청, 케첩을 넣고 걸쭉하게 졸여 소스를 만든다.

    ※ 베이컨 더덕말이는 소스를 곁들어도, 소스에 볶아내듯 졸여도 좋다.

    향긋한 야생의 정기 기침과 가래에 특효약
    >> 필자는 신라호텔 조리사 출신 음식 연구가로, 특히 전통음식의 세계화를 위해 다채로운 장류 및 차를 개발해 선보이고 있다. ‘별미전 · 전통반찬’ ‘된장과 간장에 대한 소고’ ‘요리사가 말하는 요리사’ 등의 저서도 출간했다. 대통령직속 미래기획위원회 한식세계화 자문위원을 지냈으며 현재 청운대 식품영양학과 겸임교수, 다산연구소 운영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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