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국가 통계 생산 및 관리 수준은 이미 세계적이다. 2010 인구주택총조사는 인터넷 참여율이 47.9%나 됐는데, 이는 세계 최고 기록이다. 인터넷 조사율이 무척 높다고 하는 캐나다도 올해 목표를 40%로 잡았다. 한국의 첨단 정보기술(IT) 수준과 통계청의 체계적인 통계조사관리 시스템이 이뤄낸 성과라 할 수 있다.
통계청은 올해 처음으로 경제총조사를 실시한다. 이는 통계 선진국이 인구주택총조사와 함께 가장 신경 쓰는 조사다. 앞으로 5년마다 실시할 예정. 통계청에서 인구주택총조사와 경제총조사를 총괄하는 김광섭(41) 조사관리국장은 “통계는 사회 현상을 보여주는 수치로 국가 및 기업 경제에 없어서는 안 된다”며 “통계에 기반을 두지 않은 정책은 실패할 확률이 높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 국장과의 일문일답.
▼ 2010년 인구주택총조사를 성공적으로 시행했다. 비결이 뭔가.
“국민의 적극적인 협조와 지방자치단체, 통계청 직원의 노력 덕분이다. 특히 인터넷을 통해 조사에 응한 비율이 47.9%에 이른다는 사실은 무척 의미가 깊다. 우리나라의 IT 인프라가 세계적 수준이라는 것을 방증한다. 인터넷 조사를 시행하면서 예산을 261억 원가량 절감했고, 종이조사표를 890만 부 절약해 환경보호와 저탄소 녹색성장이라는 국가 정책에도 기여했다. 특히 통계청에서는 인터넷 조사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하기 위해 초중고교에 다니는 학생이 조사에 응하는 경우 봉사활동을 2시간 했다는 확인서를 제공하는 등 인센티브를 줬는데, 이 역시 참여율을 높이는 주요 요인이 됐다.”
“인터넷 참여율 47.9%, 저비용 고효율 조사안 마련”
▼ 인구주택총조사 결과 중 가장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건 뭔가.
“다문화가족은 우리 사회의 일원임에도 그동안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다. 이들을 위해 2010 인구주택총조사에서는 다문화가족에 대한 항목을 추가했다. 기존엔 부부 모두 외국인인 경우만 조사를 했다. 그래서 부부 중 한 명만 외국인인 경우 통계에 잡히지 않았다. 이번 통계를 잘 활용하면 사각지대에 놓였던 다문화가족에 대한 복지와 지원이 잘 이뤄질 수 있을 거라 기대한다.”
▼ 올해 처음 실시하는 경제총조사에 대해 설명해달라.
“경제총조사는 국내 330만 개에 달하는 모든 사업체의 실적과 종사자 수 등을 조사하는 최초의 경제 분야 총조사다. 산업 현황을 제대로 파악해 국가 산업별 정책의 기초자료로 활용할 것이다. 기업은 물론 자영업을 하려는 국민도 어떤 업종을 어디에서 하면 좋은지를 결정할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지금까지 예산이나 인력 문제로 산업총조사, 서비스업총조사 등 개별 조사만 해왔는데, 3년간의 준비 끝에 올해 처음으로 실시하게 됐다.”
▼ 국민은 물가나 실업률 같은 통계 수치가 체감 통계와 많이 다르다고 말한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또 그 간격을 좁히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가.
“정부가 발표하는 통계는 국민 각자가 체감하는 수치와 차이가 있게 마련이다. 통계는 평균적인 개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민은 각자가 처한 상황에 따라 통계를 해석한다. 예를 들어 물가가 5% 올랐다고 할 때, 모든 품목이 일률적으로 5% 오른 건 아니다. 1%만 오른 품목이 있고 10%나 오른 것도 있다. 이때 10% 오른 품목을 많이 사용하는 소비자는 정부의 통계 수치와 자신이 체감하는 수치가 많이 차이 난다고 느낄 수밖에 없다. 실업률의 경우 많은 사람이 무직자와 실업자를 혼동한다. 무직자란 그야말로 일자리를 가지지 못한 사람을 말한다. 무직자가 실업자가 되려면 일자리를 구하려는 의지와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물론 통계청에서도 통계 수치를 세분화하고 여러 보조지표를 제공하는 등의 노력을 한다. 예를 들어, 가격 등락이 심한 채소류 품목을 따로 분류해 신선식품지수를 작성한다든지, 취업자 중 주당 18시간 미만 일하는 사람을 따로 분류해 통계를 작성하는 식이다.”
▼ 통계청의 중점 추진 과제는 뭔가.
“국가 중앙 통계기관인 통계청의 목표는 통계를 효율적으로 조정하고, 부처 간 협력 활동을 강화해 국가 발전을 선도하는 데 있다. 올해 중점 추진 과제는 국정 과제를 뒷받침하는 통계를 지속적으로 확충하는 것이다. 먼저 경제총조사를 성공적으로 추진하고자 한다. 보건복지부, 고용노동부, 여성가족부 등과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여성의 능력을 적극 활용하는 통계를 개발할 예정이다. 나눔 문화의 확산을 위해 국민 인식도, 기부 여부 등을 파악하는 통계도 개발하겠다. 통계 생산 방식의 선진화를 통해 저비용, 고효율의 통계 조사 실시 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 통계청 사이트에 들어가면 좋은 통계 정보가 많아 놀라곤 한다. 하지만 국민이 서비스를 이용하기에 접근성과 편리성이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친절한 통계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나.
“통계청은 국민이 통계와 친숙해지고 일상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다양하게 노력한다. 통계 정보와 지리 정보를 융합해 통계 수치를 지도에 표시한 통계지리정보서비스(sgis.kostat.go.kr)나 애니메이션을 적용해 보기 쉽도록 한 국가통계포털(www.kosis.kr) 등이 그 예다. 여기서 ‘마트가 많은 동네’‘공원이 많은 동네’등을 검색하면 창업이나 이사할 때 도움받을 수 있다. 또 초등학생 및 중학생을 대상으로 통계활용대회를 매년 개최한다. 통계를 활용해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사고 능력을 키워주기 위해서다. 올해는 6월 11일 개최한다.”
▼ 올해 41세로 통계청 역대 최연소 국장이다. 전체 정부기관을 살펴봐도 젊은 나이에 고위관리직에 올랐다. 어떤 리더십을 보여주려고 노력하나.
“아무래도 우리 사회가 연령을 중시하다 보니 다른 부처의 협력을 이끌어내야 할 때 애로사항이 있다. 하지만 상황을 제대로 판단해 적절히 대응하고, 무엇보다 희생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젊은 나이라는 핸디캡은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조지훈 선생이 ‘지도자란 언행이 일치하고 솔선수범하며 청렴 강직하되 무능하지 않아 말단의 부패까지 통솔할 능력이 있는 사람이자 정치적 생명에 개의치 않고 국정의 대의에 임하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하셨다. 그 모습에 다가가려고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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