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82

2011.04.11

한국 자주독립의 상징 특별한 의미 설명

캐나다 맥길大에서 ‘독도 세미나’

  • 김은열 독도레이서 www.facebook.com/dokdoracer

    입력2011-04-11 11: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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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자주독립의 상징 특별한 의미 설명

    캐나다 몬트리올 맥길대에서 진행한 ‘독도 세미나’는 한국 전통 문화를 알리는 공연을 곁들였다.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으로 일본은 재앙의 땅이 됐다. 세계 각국에서 따뜻한 손길이 이어졌고 한국도 고통받는 이웃을 위해 마음을 모았다. 오랜 외교적 갈등에도 한국은 이웃나라 일본을 위해 진정으로 가슴 아파했다. 당시 많은 사람들이 우리 독도레이서에게 말했다. “이런 시기에 독도 문제를 이야기하는 것이 과연 의미 있겠느냐”고. 실제 세미나가 예정됐던 몇몇 기관은 “국가적 재앙을 겪은 일본을 대상으로 독도 문제를 꺼내기가 힘들다”며 “예정된 행사를 취소해달라”고 부탁했다.

    독도를 처음 접하는 외국인들

    우리도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계속 활동하기로 결정했다. 지금 일본이 관심과 동정의 대상이라 할지라도, 일본에 대한 정당한 비판을 멈출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그런데 3월 30일 일본이 끝내 일을 벌였다. 일본 문부과학성은 “한국의 독도 점유는 불법이다”라고 규정한 중학교 사회 교과서 4종의 검정을 통과시켰다. 4월 1일에는 “독도는 일본 영토”라는 내용을 담은 ‘2011년도 외교청서(외교백서)’를 확정 및 발표했다. 한국인은 기만당한 느낌을 받았다. 독도를 지키겠다며 길을 떠난 우리도 마찬가지였다.

    일본의 독도 관련 교과서 왜곡은 처음이 아니다. 일본 문부과학성은 2008년 중학교 학습지도요령과 학습지도요령해설서를 개정했고, 이를 통해 “교과서에 독도 관련 기술을 확대하라”고 지시했다. 이는 현 사태의 단초가 됐다. 일본은 학생들이 읽고 배우는 교과서에서까지 독도 영유권을 주장한다. 일본의 그릇된 독도 영유권 주장이 일본의 미래 세대에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 뿌리를 뽑지 않으면 이는 한일 간 영원한 비극이 될지도 모른다. 대지진으로 인한 일본의 비극에 애도를 표하면서도 독도레이서는 목소리를 낮출 수 없다.

    4월 3일 캐나다 몬트리올의 맥길(McGill)대에서 ‘독도 세미나’를 열었다. 외국인에게 ‘왜 우리가 독도를 이야기해야 하는가’를 이해시키고 싶었다. 대부분의 외국인 눈에는 독도 문제에 대한 한국인의 격렬한 반응이 단지 ‘감정적 대응’으로만 보이는 것 같았다. 그런 이들에게 “1905년 일제의 독도 강탈이 식민지화의 시발점인 만큼 한국인에게 독도는 자주독립의 상징”이라며, 독도의 의미를 설명하는 데 주력했다.



    사실 한국과 일본 사람을 제외하면 독도는 ‘남의 나라 이야기’일 뿐이다. 그나마 교민이나 한인 2, 3세는 독도 문제를 접할 때마다 안타까워한다. 하지만 대부분 외국인은 독도를 처음 접하는 사람이다. ‘남의 나라 영토 분쟁에 불과한 독도 이야기를 어떻게 설명해야 쉽고 재미있게, 그리고 진정성 있게 받아들일까’는 늘 우리의 고민이다.

    우리는 한국 전통 음악 공연 사이에 짧은 연극을 만들어 현재 일본과 한국의 독도 영토 분쟁 상황을 보여줬다. 시각 자료를 늘리고 재미난 이야기도 섞었다. 특히 탈춤을 추며 등장한 두 진행자가 만담을 주고받는 광경을 보며 많은 외국인이 흥미로워했다. 외국인이 이런 과정을 통해 한국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가지길 바란다. 나아가 그들의 마음속에 ‘아름다운 한국 땅 독도’가 자연스럽게 스며든다면 참 좋겠다. 아주 작은 발걸음이지만, 그런 작은 변화가 모여 독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리라는 믿음이 우리를 이끌고 있다.

    이달부터 동해종합해양과학기지를 건설해 독도에 대한 실효적 지배권을 강화하겠다는 정부 정책은 매우 반갑다. 독도를 지키기 위한 한국의 목소리를 세계 구석구석에 전하는 것이 우리 독도레이서의 몫이다. 겨울이 계속되는 캐나다를 떠나 봄기운 만연한 미국 워싱턴에 막 도착했다. 우리 땅 독도에는 언제쯤 봄바람이 불어올까. 어깨가 무겁다.

    * 독도레이서 팀은 6개월간 전 세계를 여행하며 아름다운 섬 ‘독도’를 알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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