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81

2011.04.04

오디션, 그 치명적 중독

인생역전 혹은 흥미진진 서바이벌 게임에 전 국민 열광

  • 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

    입력2011-04-04 09: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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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디션, 그 치명적 중독
    “‘슈퍼스타K 3’ 인천 지역 오디션에 참가할까 해요. 기타 치면서 노래하려고요. 큰 부담 없이 추억 만들기도 할 겸 나가는 거죠. 또 알아요? 제가 우승의 행운을 거머쥐게 될지.(웃음)”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는 정기철(33) 씨는 만능재주꾼이다. 기타를 비롯해 다룰 줄 아는 악기가 많고 노래를 꽤 잘하며 취미로 작사, 작곡도 한다. 결혼식 촬영 아르바이트를 할 정도로 사진과 영상을 잘 찍고, 재즈 댄스 실력도 수준급이다. 트위터와 블로그를 통해 누리꾼과 자유롭게 소통하고, 본인이 운영하는 쇼핑몰 의상 모델도 직접 한다. 이처럼 그는 자신을 대중에게 드러내는 데 거리낌이 없다.

    정씨는 지난해 엄청난 인기를 끈 ‘슈퍼스타K 2’를 보며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MBC ‘위대한 탄생’을 보면서 그 마음을 굳혔다. 하지만 그는 오디션에 ‘목숨’을 걸진 않는다. 그저 재미로 참여할 생각이다. 하지만 결선에 올라 방송에 출연하는 행운이 자신에게 올지도 모른다는 일말의 기대를 가지고 있다. 그는 “‘슈퍼스타K 3’에서 탈락하면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할 계획”이라면서 “면접도 할수록 실력이 는다는데, 오디션도 그렇지 않겠느냐”며 웃었다.

    치열한 경쟁 과정 인간의 본능적 유희

    2011년 대한민국은 오디션 열풍으로 뜨겁다. 2009년 케이블TV ‘슈퍼스타K 1’ 로 시작한 오디션의 인기는 2010년 ‘슈퍼스타K 2’에서 신드롬을 일으켰고, 공중파 TV인 MBC ‘위대한 탄생’으로 이어졌다. 이 열풍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오디션은 ‘경청하다’는 뜻의 라틴어 ‘아우디레(audire)’에서 유래했다. 영화나 연극, 뮤지컬 배우와 가수를 선발하던 방법인 오디션이 이젠 재능 있는 일반인을 뽑는 TV 방송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가수는 물론 연기자와 아나운서, 기자, 마술사, 댄서 등 선발 분야도 다양해졌고, 오디션 대상도 일반인에서 연예인, 전문가로 확대됐다.

    2011년 MBC는 자사의 대표 프로그램 ‘우리들의 일밤’을 서바이벌 형태의 오디션 코너인 ‘나는 가수다’와 ‘신입사원’으로 구성했다. 이 중 프로 가수 7인이 노래 실력을 겨뤄 7위를 한 가수가 탈락하는 형식의 ‘나는 가수다’는 3월 20일 방송에서 7위를 한 김건모의 재도전 논란이 불거지면서 잠정 결방을 결정한 상태. SBS는 연기자를 뽑는 ‘기적의 오디션’ 지역 예선을 진행하고 있고(6월 24일 첫 방송 예정), KBS는 가수를 제외한 전 분야의 엔터테이너를 오디션을 통해 뽑겠다는 입장이다(올해 하반기 방송). 케이블TV에서도 엠넷(Mnet)의 ‘슈퍼스타K 3’을 비롯해 다양한 오디션 프로그램을 방송 중이거나 방송할 예정이다.

    고대 로마인도 콜로세움에 모여 검투사 게임을 보았듯, 치열한 경쟁 과정을 ‘참여하지 않고’ 바라보면서 즐기는 건 인간의 본능적 유희다. 또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평범한 사람이 꿈을 향해 한 발짝 다가가는 과정은 보는 이로 하여금 엄청난 긴장과 함께 ‘내가 스타가 돼가는 것’ 같은 감정을 느끼게 한다.

    하지만 지금 우리 사회를 강타한 오디션 열풍의 이면은 단순하지 않다. ‘을’로 살아가지만 ‘갑’의 심정을 느끼고 싶은 시청자, 재능을 기반으로 ‘신분 상승’의 마지막 열차를 타고자 하는 지원자, 그리고 미디어 빅뱅 시대를 맞아 시청률 전쟁에 뛰어든 방송사 등의 다양한 니즈(욕구)가 맞아떨어져 대박을 터뜨렸다고 할 수 있다. 오디션 열풍을 지원자와 시청자, 방송사 등 세 가지 측면에서 살펴보자.

    1 시청자

    “생존과 경쟁, 재밌는 오락”


    대중문화평론가 이문원 씨는 “고도 자본주의 사회로 갈수록 생존(서바이벌)을 위한 경쟁(오디션)에 익숙하고, 이에 대한 부정적 시각도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즉 생존과 경쟁을 하나의 오락거리로 즐길 수 있게 된 것.

    최근 논란이 된 ‘나는 가수다’는 꿈을 향해 달려가는 도전자뿐 아니라 자신의 분야에서 성공한 가수, 즉 전문가까지도 생존 경쟁을 벌여야 하는 우리 사회의 단면을 보여준다. 대중은 이런 모습을 즐기면서도 두려워하고 공감하며 위안을 얻는다. 이화여대 사회학과 이주희 교수는 “자본주의가 발달한 선진국일수록 다양한 포맷의 오디션 프로그램이 인기를 끈다. 우리나라의 경우 젊은 세대가 오디션 프로그램에 더 열광하는 이유는 그들이 기성세대보다 경쟁에 더 익숙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시청자들이 오디션 프로그램에 빠져드는 이유를 ‘공정을 내세우지만 공정하지 않고’ ‘능력을 강조하지만 연줄에 의해서만 성공할 수 있는’ 우리 사회에 대한 대중의 저항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상지대 문화콘텐츠학과 홍성태 교수는 “오디션 프로그램은 ‘연줄과 부패에서 벗어나 능력을 기반으로 혼신의 노력을 다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건네주기 때문에 대중이 강한 호감을 느낀다”고 지적했다. 환경미화원 어머니를 둔 서인국(‘슈퍼스타K 1’ 우승자)과 중졸 학력의 환풍기 수리공인 허각(‘슈퍼스타K 2’ 우승자)은 실력과 노력만으로 투명하고 공정하게 경쟁하는 서바이벌 게임에서 끝까지 살아남았다. 하지만 이 같은 일이 일반 사회에서 일어나기는 무척 힘들다. 그렇기 때문에 대중은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면서 강한 대리만족과 희열을 느낀다는 얘기다.

    또 현실에서 ‘을’에 머물 수밖에 없는 평범한 개인이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면서 ‘갑’이 될 수 있다는 점도 큰 매력이다. 오디션에서 ‘갑’의 처지인 심사위원의 마음으로 지원자를 ‘평가’하는 것은 물론, 문자 투표(‘슈퍼스타K’) 등을 통해 출연자의 생존 경쟁에 직접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내(시청자)가 저 아이(자신이 좋아하는 지원자)를 키워냈어’라는 자부심도 가질 수 있다. 연세신경정신과 손석한 원장은 “응원했던 지원자가 설령 떨어지더라도 실제의 내가 아니기 때문에 안도감을 느낀다”면서 “시청자들은 출연자의 긴장하는 모습과 노력하는 자세를 ‘멀리서’ 관조하면서 공감, 동정, 반감 등 다양한 반응을 표출할 수 있기에 그만큼 재미를 느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2 참여자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오디션, 그 치명적 중독

    작곡가 겸 프로듀서인 케이노트 김형석 대표는 “방송사들이 지나치게 많은 상금을 걸면서, 오디션이 꿈보다는 욕망의 대상이 된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슈퍼스타K’ 연출자 김용범 PD는 “시즌 3 접수 동영상을 보면 지원자의 재능과 실력, 끼가 한층 업그레이드됐음을 알 수 있다”며 “요즘 젊은이는 자신을 드러내는 데 전혀 거리낌이 없다”고 전했다. 3월 10일 오디션 접수를 시작한 ‘슈퍼스타K 3’은 3월 29일 현재 87만 명이 접수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슈퍼스타K 2’의 지원자 134만여 명을 가뿐히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오디션 프로그램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지원자도 부쩍 늘었다. 과거 대중은 “특별한 사람만 TV에 나올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나도, 내 이웃도 출연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 중심에는 유튜브 동영상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자신을 가감 없이 드러내온 젊은 세대가 있다. 실제로 ‘주간동아’가 온라인 리서치업체 ‘마크로밀 코리아’에 의뢰해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22.8%가 “각종 재주를 겨루는 오디션에 직접 참여하고 싶다”고 밝혔고, 특히 20대는 그 비중이 30.6%에 이른다(상자기사 참조).

    이는 TV 오디션 프로그램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오디뮤지컬컴퍼니와 DSP미디어가 최근 공동 기획한 오디션 프로그램인 ‘뮤지컬 아이돌 프로젝트’에는 998명이 지원했다. 평소 오디션을 할 때 300명 정도 몰렸던 것에 비하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수치. 오디뮤지컬컴퍼니 홍보 담당 신성희 씨는 “이번 오디션에는 10대 청소년부터 일반 직장인, 학원 강사, 간호사, 군인, 심지어 외국인까지 각양각색의 사람이 지원했다”며 “생업을 버리고 자신의 꿈을 위해 ‘올인’한 사람부터 본인의 수준과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려고 온 사람, 순전히 재미만을 위해 참가한 사람 등 지원 동기도 다양하다”고 전했다. 하지만 지원자 대부분이 ‘뜻밖의 결과’, 즉 ‘행운’이 자신에게 주어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함께 가지고 있다.

    이 같은 참여 열기는 지원자의 대부분인 20~30대가 1990년대 대중문화 중흥기를 경험해 연예인 워너비(wannabe·유명인을 동경) 현상이 강한 데다, IT(정보기술)의 발전으로 자신을 드러내는 데 익숙하고, 무엇보다 지금의 일터와 현실이 그들에게 듬직하지 못하다는 이유 등이 겹쳤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다음은 홍 교수의 설명이다.

    “취업을 포기한 청년 실업자가 100만 명에 이르고, 취업해도 비정규직이 대부분인 현실에서 젊은이가 일반적인 삶의 경로에서 밝은 미래를 꿈꾸기는 힘들어졌다. 따라서 재능과 실력을 기반으로 ‘신분 상승’의 마지막 열차가 될 수 있는 오디션 프로그램은 한 번쯤 도전해볼 만한 기회인 셈이다. 즉, 오늘날 젊은이는 가진 게 별로 없기 때문에 자신을 버리고 새로운 도전도 할 수 있는 것이다. 오디션 프로그램은 꿈과 열정을 얘기하지만, 사람은 그것만으로 비합리적인 선택을 하지 않는다. TV 오디션 프로그램에 134만 명 이상이 지원했다는 건 큰 의미가 있다.”

    또 요즘 젊은이는 오디션만큼이나 치열한 경쟁 사회를 살고 있다. 그러니 이들에게 서바이벌 경쟁은 무척 익숙하다. 오히려 TV 오디션 프로그램에서는 심사위원의 ‘독설’을 듣지만 동시에 ‘멘티’로서 ‘케어’를 받고 설령 탈락해도 조명을 받을 수 있다. 오디뮤지컬컴퍼니 신춘수 대표는 “방송이 아닌 일반 오디션에서는 심사위원이 독설할 필요가 없다. 단지 ‘콜백’하지 않으면 될 뿐”이라며 “이런 프로그램보다 실제 오디션에서의 경쟁이 더욱 치열하고 훨씬 잔인하다”고 귀띔했다.

    이는 문화예술계뿐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마찬가지다. ㈜피플스카우트 임정우 대표는 “입사 면접에서는 TV 오디션 프로그램처럼 오랜 시간 다양한 미션을 주며 사람을 선발하지 않는다”면서 “따라서 면접 대상자는 더 짧은 시간 안에 자신의 강점을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그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즉, 면접에서 100여 차례 떨어져본 젊은이들에게 서바이벌 형태의 오디션 프로그램은 전혀 낯설지 않을뿐더러, 결선에 오르면 다양한 미션과 교육, 그리고 주목받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에 즐기면서 참여한다는 것이다.

    3 방송사

    “시청률을 위해서라면”


    오디션, 그 치명적 중독
    사실 TV 오디션 프로그램은 전혀 새로운 장르가 아니다. SBS는 2001년 가수 선발 ‘영재 육성 프로젝트’를 시도했고, KBS는 2004년 ‘MC 서바이벌’과 ‘서바이벌 스타 오디션’을 선보였다. 케이블TV에서도 외국에서 포맷을 사온 다양한 오디션 프로그램을 방영해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소소한 인기를 끌었다. 그런데 지난해 ‘슈퍼스타K 2’가 대박을 내면서 오디션 열풍을 불러일으킨 것은 케이블TV의 속성을 잘 이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케이블TV는 공중파보다 시간 제약이 덜하고 여러 번 재방송이 가능하다. 게다가 ‘슈퍼스타K’는 단순히 경쟁과 선발만 보여준 게 아니라 도전자의 개인사 및 성장 과정도 함께 다뤘다. 시청자는 도전자가 미션을 수행하면서 성장, 발전하는 모습에 뿌듯함을 느꼈고, 다음 회를 기대하게 됐다. 프로듀서 겸 작곡가이자 ‘슈퍼스타K 2’가 낳은 스타 장재인을 영입한 케이노트 김형석 대표는 “‘슈퍼스타K 2’는 오디션을 소재로 한 드라마”라며 “음악을 향한 젊은이들의 도전과 열정, 노력과 성장사가 어우러져 시청자의 공감과 감동을 이끌었기 때문에 인기를 끌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위대한 탄생’ 등 오디션 프로그램이 지원자의 절절한 개인사와 스타로 성장하는 과정, 멘토와 멘티의 인간적 유대 등을 함께 다룬 이유도 여기에 있다. SBS‘기적의 오디션’의 김용재 PD도 “가수와 달리 연기자 오디션은 노래처럼 시청자의 감성을 직접 자극하지 않기 때문에 준비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면서도 “지역 예선을 한 차례 치렀을 뿐인데 재능은 물론, 다양한 사연을 가진 지원자가 많았다. 이들의 재능과 사연을 잘 담아낸다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렇다면 공중파, 케이블TV를 망라하고 방송사가 오디션 프로그램 제작에 뛰어드는 이유는 뭘까. 종합편성채널 개국 등 미디어 빅뱅 시대를 맞아 방송사의 시청률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 상황에서 오디션 프로그램은 앞서 말한 특성 덕에 어느 정도 시청률이 보장되기 때문. 실례로 초기 ‘슈퍼스타K 2’의 아류작이라는 비아냥거림을 받았던 ‘위대한 탄생’은 현재 시청률이 20%에 이르고, 광고 수익도 예능 프로그램 중 최고 수준인 것으로 전해진다.

    물론 과거 케이블TV에서 소소하게 만들었던 때와 달리, 대형 이벤트화한 지금의 오디션 프로그램은 제작비가 평균 50억 원 이상으로 수직 상승했다. 하지만 케이블TV뿐 아니라 공중파에서도 간접광고 규제가 사라졌고, 기업들이 오디션 프로그램에 큰 관심을 보이면서 협찬 등으로 제작비를 충당하고도 수익을 남길 수 있게 됐다.

    히트 상품 따라 하기 ‘오디션 피로감’

    우후죽순 생겨난 TV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인한 병폐도 적지 않다. 시청자들은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오디션 프로그램 피로감을 토로하고 있다. 한 방송 관계자도 “방송사가 깊은 고민 없이 무조건 ‘히트 상품’을 따라가다가는 방송의 질을 떨어뜨리고, 프로그램 간 불필요한 경쟁만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문화평론가 김헌식 씨는 “대중문화에 대한 정보가 별로 없는 일반인이 심사위원의 일방적 평가에 매몰돼 잘못된 지식을 쌓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음악을 비롯해 문화예술은 정답이 없고,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 가수로선 훌륭하지만 체계적인 교육을 받지 않은 심사위원이나 멘토의 경우 잘못된 지식을 전달할 수도 있다. 심사위원이 ‘위압적’인 태도로 모독에 가까울 정도의 독설을 하는 것도 문제다. 김형석 대표는 “프로그램의 참여를 높이려고 방송사들이 지나치게 많은 상금을 걸면서, 오디션이 꿈보다는 욕망의 대상이 된 것 같아 안타깝다”고 전했다. 또 서울 강남 일대의 연예인 육성학원이나 실용음악학원 등에서는 각종 TV 오디션 대비 특별반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전문가는 물론 시청자도 오디션 열풍에 51%의 지지를 보낸다. 인디 밴드 전문 음반사인 붕가붕가레코드 고건혁 대표는 “(음악 관련) 오디션 프로그램이 많아지면서 (아이돌 위주의 편향된 음악이 아닌) 다양한 장르를 대중에게 보일 수 있고, 그로 인해 대중의 관심을 다각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오디션은 투명하고 공정하게 재능과 실력을 가진 사람을 선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2011년을 수놓은 수많은 오디션 프로그램이 49%의 아쉬움을 어떻게 채워갈지 자못 기대된다.

    오디션,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국민 57.4% “오디션 즐겨 시청”… 20대 30% “직접 참여하고파”


    오디션, 그 치명적 중독
    우리나라 국민 2명 중 1명은 TV에서 진행하는 서바이벌 형태의 오디션 프로그램을 즐겨보고, 5명 중 1명은 직접 참여하고 싶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간동아’는 온라인 리서치업체 ‘마크로밀 코리아’에 의뢰해 3월 28~29일 전국 5대 도시 20~50대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57.4%가 “오디션 프로그램을 즐겨 본다”고 답했다(신뢰 구간 95%, 표본 오차 ±4.4%). 재미있는 건 “즐겨 본다”고 응답한 20대의 비중이 70.2%로, 다른 세대보다 월등히 높다는 점.

    ‘오디션 프로그램이 재미있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서는 응답자의 41.4%가 ‘서바이벌이라는 극한 상황에서 인간의 리얼한 행동을 볼 수 있어서’라고 답했고, ‘재주 많은 젊은이들의 다양한 솜씨를 볼 수 있어서’(37.4%), ‘긴장감이 계속되니까’(27.0%), ‘리얼리티 프로그램 특유의 돌발 상황이 재미있어서’(23.0%), ‘마치 (시청자가) 심사위원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하니까’(20.4%), ‘스타 탄생의 전 과정을 보여주니까’(17.8%) 등이 뒤를 이었다(복수 응답 가능). ‘심사위원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든다’는 응답이 20.4%나 되는 것도 눈길을 끈다.

    케이블TV 엠넷(Mnet)의 ‘슈퍼스타K’나 MBC의 ‘위대한 탄생’ ‘나는 가수다’ 등 지금껏 큰 인기를 끌었던 프로그램이 가수와 관련된 오디션이었다는 점을 반영하듯, ‘오디션 프로그램에 가장 어울리는 분야’를 묻는 질문에는 ‘가수’라는 답변이 57.2%로 압도적이었다. 이어 연극, 뮤지컬, 오페라 등 ‘무대 배우’(18.8%)와 ‘연기자’(11.8%), ‘개그맨’(6.4%), ‘아나운서’(4.2%) 순이었으나, 그 비중은 크지 않았다. ‘가장 기대되는 프로그램’을 묻는 질문에서도 ‘나는 가수다’(34.2%)와 ‘슈퍼스타K 3’(34.0%), ‘위대한 탄생’(25.4%) 등 가수 관련 오디션 프로그램이 응답의 대부분을 차지했다(복수 응답 가능). 지난해 ‘슈퍼스타K 2’ 신드롬을 반영하듯, 아직 방송하지 않은 ‘슈퍼스타K 3’에 대한 기대치가 높은 것도 흥미롭다.

    한편 “각종 재주를 겨루는 오디션에 직접 참여하고 싶은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22.8%가 “그렇다”고 답했다. 국민 5명 중 1명은 참여 의지가 있다는 것. 특히 20대의 경우 “그렇다”는 응답이 30.6%로 다른 세대보다 월등히 높았는데, 이는 “오디션을 즐겨 본다”는 답변도 20대가 월등히 많다는 점과 일맥상통한다. 또 응답자 대부분(88.0%)은 “우리의 일상도 TV 오디션 프로그램처럼 치열한 경쟁이 계속된다”고 답했는데, 이런 응답의 비율 역시 20대가 93.5%로 가장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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