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79

2011.03.21

노릇노릇 영양 한 입 피자도 울고 간다

노랑홍합전

  • 한영용 cookkan@hanmail.net

    입력2011-03-21 11:46: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 요즘 아빠들은 자녀들에게 늘 미안하다. 주 5일은 밤늦게까지 일하느라, 주말엔 밀린 잠 자느라 아이들과 보낼 시간이 없다. 아이들과 함께할 여유를 도저히 낼 수 없다면, 주말 잠깐 짬을 내 아내와 자녀에게 별미를 만들어주면 어떨까. 거창한 음식이 아닌 간단하면서도 맛있는 요리가 제격이다. 한식요리 연구가인 한영용 청운대 식품영양학과 교수가 ‘백점 아빠’가 될 수 있는 비법을 공개한다. 그 비법은 아주 쉽지만 ‘기존’을 뛰어넘는 ‘파격’이 숨어 있다. -편집자 주
    요즘 아빠들은 자녀들에게 늘 미안하다. 주 5일은 밤늦게까지 일하느라, 주말엔 밀린 잠 자느라 아이들과 보낼 시간이 없다. 아이들과 함께할 여유를 도저히 낼 수 없다면, 주말 잠깐 짬을 내 아내와 자녀에게 별미를 만들어주면 어떨까. 거창한 음식이 아닌 간단하면서도 맛있는 요리가 제격이다. 한식요리 연구가인 한영용 청운대 식품영양학과 교수가 ‘백점 아빠’가 될 수 있는 비법을 공개한다. 그 비법은 아주 쉽지만 ‘기존’을 뛰어넘는 ‘파격’이 숨어 있다. -편집자 주

    노릇노릇 영양 한 입 피자도 울고 간다
    나도 모르게 졸음이 쏟아지는 주말 오후. 날씨도 따뜻하니 바람 쐴 겸 아이들 데리고 가까운 곳으로 소풍 가고 싶다. 먼저 창문을 확 열어놓고 ‘지글지글’ 소리 내며 간식으로 부침개를 만들어보면 어떨까. 들썩들썩, 프라이팬을 아래위로 흔들면 내 뱃살도 날아가리~.

    그렇다고 흔한 김치전 말고, 이름 그대로 속살이 붉은 토종 조개인 홍합으로 전을 만들어보자. 아삭아삭 씹는 느낌으로 봄냄새가 가득한 쑥까지 곁들이면 고급 피자 안 부럽다. 홍합은 지방이 적고 단백질과 칼슘, 인, 철 등 미네랄이 풍부한 영양 식품이다. 봄이 제철인 홍합은 살아 있는 것을 사도 좋고, 살을 삶아 말린 ‘담채’를 사도 맛이 괜찮다.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어류학서로 1814년 정약전이 쓴 자산어보(玆山魚譜)에도 홍합에 대해 ‘살의 맛이 감미로워 국을 끓여도 좋고, 젓을 담가도 괜찮은데 말린 것은 사람에게 가장 이롭다’고 나와 있다. 아직도 경북 안동, 청송, 영양, 봉화 등에선 제사상에 마른 홍합이 올라간다. 살찌고 번들거리는 자연산 홍합은 울진 후포항 것이 좋으나, 요즘엔 어느 지역 슈퍼마켓에 가도 쉽게 구할 수 있고 양식 홍합도 맛과 질이 좋다.

    봄을 대표하는 홍합엔 봄채소가 어울린다. 홍합전만으로는 먹기 부담스럽기 때문에 채소가 곁들여지면 한결 좋다. 희끗한 봄나물은 아이들이 빼고 먹을 수 있으니, 아예 초록빛 나는 쑥이 좋겠다. 쑥은 말이 필요 없는 봄의 약초다. 특히 바닷가 쑥은 약용으로 최상품으로 친다. 인천 자월도 쑥 역시 해풍을 받아 독성이 적고 잎사귀가 얇아 특품 평가를 받는다. 육지에서 나는 쑥으로는 함양 쑥과 화순 대모산 쑥의 맛이 깊다.



    향기도 좋은 데다 비타민 A, C가 풍부해 세균에 대한 저항력을 키워준다. 쌀밥 위주의 식생활로 형성된 산성 체질을 개선하는 데도 효과가 있다. 항균, 혈액응고, 해열작용에 이롭고 항암효과도 뛰어나다. 그래도 아이들이 쑥 향기나 색에 거부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홍합과 색이 비슷한 고구마나 노란색 파프리카를 곁들이면 좋다. 요즘 웬만한 피자엔 이 두 가지가 들어가 있어 쑥이 있더라도 큰 거부감이 없을 것이다.

    봄의 전령사 쑥과 싱싱한 홍합살, 그리고 몸에 좋은 고구마와 파프리카는 색과 영양 면에서 환상의 조합이다. 밀가루와 반죽해 노릇노릇 지져 가자. 최고의 소풍 별찬이다.

    재료 홍합살, 밀가루 1컵, 쑥 20g, 고구마, 노란 파브리카 1개씩, 달걀 5개, 들기름 반 컵

    만드는 방법

    1 홍합은 끓는 물에 데친 뒤 알맹이만 쓴다.

    2 고구마와 파브리카는 다져서 달걀, 쑥, 홍합살을 넣고 밀가루와 반죽한다. 팬에 들기름을 두른 뒤 반죽을 올려 지진다.

    노릇노릇 영양 한 입 피자도 울고 간다
    * 필자는 신라호텔 조리사 출신 음식연구가로, 특히 전통음식의 세계화를 위해 다채로운 장류 및 차를 개발해 선보이고 있다. ‘별미전 · 전통반찬’ ‘된장과 간장에 대한 소고’ ‘요리사가 말하는 요리사’ 등의 저서도 출간했다. 대통령직속 미래기획위원회 한식세계화 자문위원을 지냈으며 현재 청운대 식품영양학과 겸임교수, 다산연구소 운영위원장으로 활동한다.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