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79

2011.03.21

우린 상생을 넘어 동반성장으로 간다

현대·기아차, 부품 협력사 수출 지원 확대…글로벌 중소기업 육성에 주력

  •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www.facebook.com/scud2007

    입력2011-03-21 09: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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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린 상생을 넘어 동반성장으로 간다
    “현대·기아차와 중소 부품 협력사가 손잡아 모든 핵심부품을 국산화했다.”

    지난해 9월 국내 최초의 고속전기차 ‘블루온’이 출시되자 자동차 업계는 전기차의 출현 못지않게 블루온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을 주목했다. 친환경 신기술, 녹색 설비 등 차세대 친환경 기술에 대한 정보를 현대·기아차와 부품 협력사가 공유하고, 현대·기아차가 앞장서 부품 협력사의 연구개발(R·D)을 적극 지원하는 ‘그린파트너십’이 빛을 발휘했기 때문이다.

    블루온 개발에는 우수한 기술력을 지닌 국내 중소기업이 대거 참여했다. 모터, 인버터 등 전기차 11개 핵심부품 개발에 참여한 130여 개 기업 가운데 2, 3차 중소기업만 114개사로 90%에 육박했다. 현대·기아차는 전기차 연구개발을 위한 정부 지원금 94억 원 중 90%를 부품 협력사에 우선 지원하며 중소기업의 연구개발을 독려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협력이 블루온의 탄생 비결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부품 협력사의 수출이 늘어 한국산 자동차 부품의 우수한 품질을 알린다면, 그것이 곧 한국산 자동차의 우수성을 알리는 길입니다.”

    완성차 업체와 부품 협력업체의 상생협력을 두고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지금은 상생을 넘어 부품 협력사의 동반성장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라 강조했다. 그의 말처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한-EU FTA 등 주요 국가와 FTA를 잇따라 체결하면서 가장 큰 혜택을 얻는 업종은 단연 자동차다. 하지만 자동차 산업이 진정한 성장의 과실을 얻기 위해선 완성차 업체와 부품 협력업체의 동반성장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협력사 수출 200억 달러 목표

    이를 반영하듯 현대·기아차는 2월 22일 ‘부품 협력업체 글로벌 시장 공략 지원방안’을 발표하며 글로벌 중소·중견기업 육성에 박차를 가했다. △ 수출 경쟁력 강화 지원 △ 수출 수요처 확보 지원 △ 수출 인프라 지원 △ 수출 관련 모니터링 체제 구축을 4대 중점 추진 사항으로 삼았다. 이를 통해 2009년 74억 달러 규모이던 부품 협력사 수출액을 2015년 200억 달러대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현대·기아차는 부품 협력사의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해 ‘협력사 R·D 기술 지원단’을 만들어 자사가 보유한 기술 개발 노하우를 적극적으로 전수하고 있다. 또한 협력사 품질담당 실무자를 대상으로 품질관리 전문가 양성과정인 ‘협력사 품질 학교’를 여는 한편, 협력사에 5~7개월 상주하며 품질과 관련된 현장의 애로사항을 집중 지도하는 ‘품질·기술 봉사단’도 운영한다.

    2002년부터 매년 138개 부품 협력사와 함께 미국, 유럽, 일본 등에서 ‘부품 수출 해외 로드쇼’를 개최해 부품 협력사의 수출처 확보에도 앞장서고 있다. 그 결과 동양피스톤 등 로드쇼 참여 부품 협력사가 크라이슬러를 비롯한 해외 유수 자동차 업체로부터 7억6000만 달러의 부품 수주 실적을 올렸다. 상대적으로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중소 부품 협력업체의 경우, 현대모비스 등 현대·기아차 부품 계열사가 나서 한국 부품업체를 알리고 수출 노하우를 전수한다.

    부품 협력사가 수출 활로를 뚫는 데 어려운 부분 중 하나가 바로 취약한 수출 인프라다. 이에 현대·기아차는 부품 협력사와 국내외 수출 물류센터를 공유하는 ‘물류 공동화’를 통해 협력사의 물류비용 절감과 적기 납기 등을 지원한다. 또한 원산지 증명서 시스템을 구축해 부품 협력사의 관세 환급을 돕고 수출 절차, 통관, 물류 등 수출 제반사항에 대한 종합서비스를 지원한다.

    아울러 분기별로 여는 협력회 임원회의, 지역분회회의 등을 통해 부품 수출과 관련된 협력사의 어려움을 파악해 이를 시정해나가는 부품 수출 모니터링 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현대·기아차가 부품 협력사와의 상생협력을 강조한 것은 비단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 설 연휴를 앞두고는 협력사에 8500억 원 규모의 구매대금을 조기 지급했다. 종업원 임금, 원자재 대금 등 일시적으로 많은 운영자금이 필요한 협력사의 전반적인 자금 운영 개선에 큰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2008년 제1기 공정거래협약식에서 ‘하도급 3대 가이드라인’을 선포한 데 이어, 지난해 6월 현대·기아차 8개 계열사 대표이사와 주요 협력회사 대표이사 등 200여 명의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제2기 상생협력 및 공정거래협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그동안 현대·기아차의 추진 전략은 자금·금융 지원, 글로벌 대응시스템 지원 등을 통해 안정적인 경영 기반을 구축한 협력사가 혁신 자립형 중소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방점을 뒀다. 그러나 최근의 전략은 상생협력으로 다져진 부품 협력사를 글로벌 중소·중견기업으로 육성하는 쪽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갔다. 지난해 10월 현대·기아차가 협력사의 지속성장을 위한 ‘협력사와의 동반성장’을 선언하고, 협력사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지원방안을 내놓은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동반성장 아카데미 프로그램

    이를 위해 △ 글로벌 경쟁력 육성 △ 지속성장 기반 강화 △ 동반성장 시스템 구축을 ‘동반성장’의 3대 전략으로 삼고, 협력사의 기술·품질 경쟁력 강화, 해외 판로 확대, 동반성장 문화 조성 등과 관련된 9대 중점 추진방안을 전개한다.

    동반성장과 관련된 여러 프로그램 중에선 ‘동반성장 아카데미’가 단연 눈에 띈다. 지난해 10월부터 운영을 시작한 ‘동반성장 아카데미’는 현대·기아차가 협력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직급별, 업무별 차별화된 맞춤형 교육을 제공해 협력사 인재개발을 통한 성장 인프라 구축까지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동반성장을 하려면 협력사의 지속성장을 위한 기반 구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대·기아차는 자동차 산업의 근간인 2, 3차 협력사의 핵심역량 강화 및 불합리한 대우 방지에도 심혈을 기울인다. 2차 협력사의 재무 건전성 강화를 위해 현대·기아차그룹 차원에서 1차 협력사를 대상으로 정기적으로 대금지급 형태를 확인하는 한편, 2차 협력사를 방문해 대금수령 조건 및 납품대금의 원활한 지급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조사 결과 우수활동을 벌인 1차 협력사에 대해선 각종 인센티브와 보상으로 격려하고, 불합리한 처사가 적발됐을 때는 개선 권고 및 계도활동을 한다.

    또한 1차 및 2, 3차 협력사 사이에 ‘상생협의체’를 운영해 동반성장 시스템 구축에도 주력하고 있다. 상생협의체에 업종별·지역별로 전문화된 정보교류회를 만들어 지원하는 한편, 경영진이 정기적으로 협력사 현장을 방문해 부품 산업 업종별 정보공유를 강화한다는 것. 이처럼 협력사 간의 동반성장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현대·기아차는 ‘동반성장 웹사이트 구축’ ‘협력사 사회봉사단 지원’ 등을 추가할 예정이다.

    우린 상생을 넘어 동반성장으로 간다

    1 국내 최초의 고속전기차 ‘블루온’을 필두로 현대·기아차는 중소 부품 협력사와 협력해 모든 핵심부품의 국산화를 이루는 등 동반성장을 꾀하고 있다. 2 최근 현대·기아차는 자동차 산업에서의 진정한 성장과실을 얻기 위해 중소협력사와 동반성장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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