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77

2011.03.07

남편이 출장 간 사이 아내는?

  • 입력2011-03-07 13: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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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편이 출장 간 사이 아내는?
    남편이 모처럼 2박3일 지방출장을 떠났다.

    그런데 왜 이리 내 마음이 설레는 것일까?

    마치 쇠사슬에 얽매었던 몸이 풀어진 듯 가슴이 뻥 뚫어진 것도 같고 갑자기 나도 모르게 콧노래가 나오기도 한다.

    어머! 사랑의 유효기간이 벌써 지났다는 증표?

    남편이 며칠 없을 뿐인데 왜 이다지 마음이 들뜨는 거지?



    - 출장 떠난다고 함부로 몸 굴렸다간 알지??

    오히려 나는 남편에게 슬쩍 경고했다.

    그러나 그 경고는 나 자신에게 해야 하는 것 아닐까?

    남편에게 했던 말은 바로 나에게 해당되는 말 아닐까?

    ‘‘우와! 숨겨진 나의 비양심에 내가 놀란다.

    다음 날 아침 번쩍 눈을 떴다.

    어젯밤 늦도록 TV를 보다가 그냥 소파에서 잠이 들었나보다.

    순간 무엇인가 허전하다. 그리고 혼자라는 사실에 깜짝 놀란다.

    어머머! 나 혼자잖아? 정말 좋다. 아침밥 할 필요가 없어졌다.

    설거지, 빨래, 청소도 오늘은 모두 휴무다.

    - 나 왜 결혼했지? 바보처럼.

    그러나 결혼하길 정말 잘했다.

    결혼해보지 않았으면 이런 짜릿한 기분 느껴보질 못했을 거 아냐?

    재밌잖아! 오랜만에 누리는 나만의 자유 ㅋㅋㅋ….

    * ‘우리 부부야, 웬수야?’의 저자 강춘은 남자와 여자를 그리는 사람이다. 여자보다 여자를 더 잘 아는 남자이며 세상에 존재하는 부부의 수만큼 많은 사연 속에서 사랑의 의미를 캐내는 이야기꾼이자 사랑이라는 이름 아래 남 몰래 흘리는 눈물을 그림으로 닦아주는 화가다. ‘사랑하면 그리는 거야’ ‘여보야’ 등 그림에세이집 다수 출간. 1994년 한국어린이 도서상 문화부 장관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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