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76

2011.02.28

‘개고생’ 각오했다, 독도를 널리 알리리

20여 개국 6개월 대장정

  • 글·사진 독도레이서 김은열 www.facebook.com/dokdoracer

    입력2011-02-28 11: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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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고생’ 각오했다, 독도를 널리 알리리
    북풍(北風)의 기세가 매서웠던 올겨울도 막바지에 다다랐다. 이례적인 강추위로 온 세상이 얼어붙었지만 도전을 앞둔 독도레이서 대원들의 열정은 오히려 불타오르고 있다. 다가오는 봄 세계를 무대로 활약할 우리에게 겨울의 칼바람은 미래를 준비하는 성장통일 뿐이다.

    여섯 명의 독도레이서 대원은 2월 25일 출국해 6개월간 20여 개국을 돌아다니며 한국의 아름다운 섬 ‘독도’를 알린다. 2006년 ‘독도라이더’와 2009년 ‘독도레이서’(1기) 선배들이 떠났던 길, 우리는 이들의 뒤를 이어 미국에서의 활동을 시작으로 새로운 레이스를 펼친다.

    독도를 세계에 알리는 청년들. 우리를 따라다니는 이런 거창한 수식어에는 ‘부럽다’ ‘대단하다’는 반응이 뒤따른다. 하지만 그 이면의 지난한 과정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하나의 팀을 꾸리는 데만 무려 5개월이 흘러갔다. 대원 모집공고를 보고 적지 않은 사람이 찾아왔지만, 대부분은 눈코 뜰 새 없는 일정과 한 학기 휴학이라는 조건을 듣고 ‘포기해야 할 것이 너무 많다’며 발걸음을 돌렸다.

    그러니까 ‘그들’이 마다한 이 프로젝트에 덜컥 뛰어든 우리는 ‘삐딱선을 탄 사람들’임이 분명하다. 시험, 취업으로 가득한 보통의 대학생활을 거부하면서 우리 역시 많은 것을 포기해야 했다. 새 학기 등록을 포기하며 날아간 장학금 생각에 눈물짓기도 하고, 늦어진 졸업과 취업 걱정에 한숨을 쉬기도 한다.

    큰 뜻을 품고 시작한 활동 역시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우리는 늘 부족한 여행 경비를 충당하느라 허덕인다. 게다가 독도나 여행 전문가가 아닌 ‘아마추어 대학생’인 우리의 도전에는 안전문제와 실패의 위험이 뒤따른다. 이것저것 재고, 기회비용 따지면 ‘그들’의 말처럼 안 될 이유가 더 많은 무모한 도전이다.



    그럼에도 우리를 이 ‘개고생’으로 한데 모은 원인을 찾자면 바로 우리 안의 ‘열정’이다. 누군가는 한계를 뛰어넘는 도전으로 성장하려 하고, 누군가는 대학생이 갖는 사회적 책무를 다하며 세상에 뛰어들고자 한다. 이유는 제각기 다르지만 우리의 심장이 품은 열정의 온도는 같다.

    그렇다면 왜 독도인가? 올해 일본에서는 독도를 자국의 영토로 표기한 사회과 교과서 6종을 출판해 교육 현장에서 사용한다. 바야흐로 독도 분쟁의 분수령이 될 중요한 시점이다. 비슷한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일본에 대한 비판 여론이 들끓었지만 정작 독도 문제는 ‘현재진행형’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래서 우리는 세계로 나가 ‘보통 사람들’을 직접 만나며 독도를 알리려 한다. 그리고 그들을 독도의 ‘팬’으로 만들어 독도를 더는 ‘외로운 섬(獨島)’이 아닌 평화와 소통의 상징으로 만드는 게 우리의 목표다.

    ‘개고생’ 각오했다, 독도를 널리 알리리

    독도레이서 팀의 독도레이서 김지예, 김민호, 김연아, 김영주, 최병길, 김은열 씨(왼쪽부터).

    이 때문에 출국을 눈앞에 둔 요즘은 ‘독도콘서트’ 준비에 한창이다. 독도를 알리는 세미나와 한국 전통문화 공연을 결합한 독도콘서트로 현지인들에게 한 발 더 다가갈 예정이다. 비록 사물놀이, 봉산탈춤 등 우리가 준비한 공연은 아직 한숨을 자아낼 정도로 미숙하지만 말이다.

    한겨울 칼바람 아래서 새봄을 기다려온 우리는 이제 막 스타트라인에 섰다. 독도레이서는 3월 3일 스탠퍼드대학에서의 행사를 시작으로 첫발을 내디딘다. 열정으로 가득한 여섯 젊은이가 6개월의 대장정에서 펼칠 레이스가 어떤 결실을 거둘지 기대하시라.

    * 독도레이서 팀은 6개월간 전 세계를 여행하며 아름다운 섬 ‘독도’를 알릴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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