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76

2011.02.28

‘남의 떡’ 커 보일 뿐 … 빵빵한 실력부터 키워라

열받아 회사 때려치운다?

  • 임정우 (주)피플스카우트 대표 hunter@peoplescout.co.kr

    입력2011-02-28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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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의 떡’ 커 보일 뿐 … 빵빵한 실력부터 키워라
    40대 중반의 A씨. 한때 잘나가는 외국계 IT 장비회사 세일즈맨으로 억대 연봉을 받아 주변 사람들의 부러움을 샀다. 국내 IT사 기술영업 담당에서 출발해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외국계 회사로의 이직까지는 괜찮은 선택이었다. 그러나 몇 번의 이직 끝에 세일즈 매니저 생활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이직을 하면서 연봉이 계속 높아졌는데, 그 이상의 연봉을 인정해주는 회사를 찾지 못했기 때문.

    실적을 중시하는 직무 특성상 회사는 고액의 연봉을 지급하는 만큼 그가 단시일에 눈에 띄는 실적을 내기를 기대했다. 하지만 IT시장 불황이 닥치며 그의 실적도 곤두박질쳤다. 결국 그는 세일즈 매니저로 근무했던 회사를 1년도 되지 않아 그만둬야 했다. 연봉을 높여 회사를 자주 옮기는 것이 A씨에게는 오히려 독이 된 셈이다. 통념상 경력 대비 지나치게 높은 연봉도 문제가 될 수 있으며, 조기 은퇴의 길로 들어설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연봉 때문에, 또는 직장 상사나 동료와의 불화로 이직하는 경우는 결국 자신의 손해로 귀결될 소지가 크다. 전문가의 눈으로 보면 직장은 옮기지 않는 것이 가장 좋다. 기업 입장에서는 이직을 자주 하는 사람은 또 옮길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썩 좋아하지 않는다.

    필자가 이직 후보자들과 상담하다 보면 뚜렷한 목표를 갖고 이직을 고민하는 경우보다는 연봉이나 상사, 동료와의 불화 등으로 이직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죽어도 이직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면 최종 목표를 염두에 두고 움직여야 한다. 그렇게 하면 자신의 경력을 키워가는 것이므로 나쁘지 않다. 만약 대기업 인사노무담당 이사가 목표라면 이직을 하더라도 인사노무 분야로 지원하라는 얘기다.

    정년퇴직까지는 아니더라도 자신이 원하는 시점까지 직장생활을 하길 원한다면 지금부터라도 경력관리에 중점을 두고 이직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대학 졸업 후 취업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젊은이들이 이직이나 전직을 고려하는 것도 목표의 부재에서 비롯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급한 마음에 취직은 하지만, 입사 후 업무나 회사가 자신의 생각과 많이 다르다고 느끼면 갈등을 겪게 된다. 결국 회사를 나오지만 ‘실업자로 살 순 없지’라는 생각에 다시 급하게 다른 직장을 찾는다. 이런 ‘이직의 악순환’이 계속되면 본인의 설 자리는 점점 줄어든다.



    ‘남의 떡’ 커 보일 뿐 … 빵빵한 실력부터 키워라
    이직이라는 큰 결정을 내리기 전에는 반드시 주변의 멘토와 충분히 상의하라. 기분으로 회사를 ‘때려치운다’면 당장은 속이 편하겠지만 옮겨간 회사에서도 같은 문제가 반복된다. ‘남의 떡’이 크게 보일 뿐이다. 지금부터라도 직장생활의 최종 목표를 정하고 그것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갈 때 여러분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예전 필자가 다니던 회사 연수원 로비에 쓰인 글귀는 A씨를 비롯한 많은 직장인이 되새겨볼 만하다.

    “세상에는 거저와 공짜가 없다.”

    * 임정우 대표는 대기업 인사부장 출신 헤드헌터로 각종 초청강연과 칼럼 연재를 하는 커리어 컨설팅 전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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