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76

2011.02.28

MB의 소통 부재 택시 민심서 확실히 드러나

  • 이웅현 도쿄대 정치학 박사·국제정치칼럼니스트

    입력2011-02-28 09: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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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의 소통 부재 택시 민심서 확실히 드러나
    세상을 뒤덮는 하늘이나 만물을 감싸 안는 바닷물에 비유되는 민심. 전지전능하고 냉혹한 천심(天心)이 되기도 하고, 염량세태의 변덕스러운 인심(人心)이 되기도 하는 여론. 이를 숫자로 나타내 그 낮음에 좌불안석하거나 높음에 기고만장하는 것은 얼마나 어리석은가? 775호 커버스토리는 이를 생생하게 보여주었다. 발로 쓰는 기사가 무엇인지, 바닥 민심을 훑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최초의’ 택시 민심 심층조사는 잘 보여주었다. 기사 전편에 흐르는 은근하면서도 정당한 자부심에 조금도 거부감이 느껴지지 않는 수작(秀作)이라 평가할 만하다.

    ‘민생고’ 해결을 바라는 바닥 민심을 전하면서 소통 부재 정부의 둔감함을 꼬집은 것은 토끼해 벽두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은 듯했다. 다만 숫자로 나타난 민심, 즉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이 어떤 문항으로 누구를 대상으로 조사 공표된 것인지에 대한 설명이 없어 아쉬웠다. 설명이 있었다면 국정지지도와 ‘택시 민심’ 간 괴리의 원인을 나름대로 가늠할 수 있었을 것이다.

    전국 5대 도시의 생생한 목소리를 현지 언어(사투리)로 전하는 현장감도 읽는 이의 감성을 자극했다. 그러고 보니 775호는 유난히 감성적 접근이 돋보였다. ‘민심’을 소연케 한 구제역 확산 등 우울한 소식이 많았던 까닭이겠지만, ‘구제역은 못 죽이고…미안하다’는 특히 눈물샘을 찔렀다.

    ‘우유대란은…없다’는 민심, 그중에서도 국민의 불안감을 달래주는 균형감 있는 설정이었다. 이러한 균형감각(중립성)은 ‘검사 집안 간 소송’ 등 대부분의 다른 사회 기사에서도 견지해 보기 좋았다. 균형감각은 인물 기사(이학재, 신동빈)와 인터뷰 기사(박세일, 곽승준, 최용준, 우재룡)에서도 유지했는데, 역동적인 기사를 위해 다소 도발적이고 공격적인 질문을 가미하면 좋겠다.

    ‘시한폭탄 대학실험실’은 안전 불감증에 빠진 세대의 간담을 서늘케 했고, ‘헤드헌터 임정우’의 충고는 조기퇴직과 취업난에 허덕이는 세대의 가슴을 뜨겁게 해주었다. 대부분 기사가 커버스토리의 ‘민심’을 의식하면서 쓴 듯 보였고, ‘민심’과 함께하려고 노력하는 듯 느껴진 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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