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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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못지않은 타악 연주자 꿈꿔요”

타악 솔리스트 김미소 씨

  • 박혜림 기자 yiyi@donga.com

    입력2011-01-17 09: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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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돌 못지않은 타악 연주자 꿈꿔요”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폐막식 공연에서 ‘최소리와 아리랑 파티’는 타악 연주, 한국무용, 태권도, 비보잉 등을 선보여 큰 화제를 모았다. 이들 중에는 작은 체구로 북, 장구, 드럼, 심벌즈 등을 힘껏 두드리며 카리스마를 내뿜는 국내 유일의 여성 타악 솔리스트인 김미소(본명 김희경) 씨가 있다.

    “미소(微小)의 뜻은 ‘작을 미’ ‘작을 소’예요. 작고 낮은 자리에서 많은 이에게 음악을 들려주고 웃음을 드리겠다는 각오를 담고 있습니다.”

    김씨가 드럼을 시작한 때는 중학교 시절이다. 우연히 록 음악을 듣다가 드럼 소리에 홀딱 반했다. 여주대학 실용음악과에 진학하기 전까지 독학으로 드럼을 익혔다. 대학에서 드럼을 체계적으로 배울수록 드러머 대부분이 밴드의 뒤에서 반주하는 역할 정도만 한다는 점이 안타까웠다. 그러다 2005년에 ‘백두산’의 드러머 출신이자 타악 솔리스트인 최소리 씨를 만나 그의 유일한 제자가 됐다. 그 후로 미국, 중국, 우즈베키스탄 등 여러 나라에서 공연을 해왔다.

    “영국 에든버러 페스티벌에서는 하루에 세 차례 공연을 하다 보니 응급실에 실려간 적도 있어요. 스틱에 피가 묻은 것도 모를 정도로 몰입했는데, 나중에 보니 손가락이 찢어졌더라고요. 불을 붙인 스틱으로 연주를 하다가 머리카락을 태우거나 팔에 화상을 입은 적도 있고요(웃음).”

    김씨에게 타악 연주는 목소리와 같다. ‘덩’ 하고 북을 내려치는 순간, 세상을 향해 소리를 지르는 기분이 든다.



    “사람들은 북을 마구 치니까 속이 시원하겠다고 해요. 하지만 오히려 북과 하나 돼 북을 통해 말을 하는 기분이 들어요.”

    김씨는 현재 늦은 여름이나 가을 출시를 목표로 솔로 앨범을 준비 중이다. 멜로디가 없는 타악 연주는 자칫 지루하지 않을까.

    “타악 연주는 멜로디는 없지만 소설처럼 기승전결이 있어요. 어떤 부분에 가장 큰 역동성을 줄지, 어떤 부분에서 끝을 맺을지 등을 고민하죠. 타악 연주곡을 만드는 일은 일반 작곡과 다르지 않아요.”

    그의 꿈은 많은 사람이 타악 연주를 대중가요처럼 즐기는 것이다.

    “세상에는 다양한 음악이 존재하는데 댄스 가요가 대부분을 차지해 아쉬워요. 앨범을 통해 타악을 좀 더 대중화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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