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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 4대강 전쟁은 없다⑥

“지자체서 못하겠다면 사업권 환수·페널티 물 수밖에”

심명필 4대강 살리기 추진본부장 “꼭 필요한 사업 ‘소통대장정’ 나서 설득”

“지자체서 못하겠다면 사업권 환수·페널티 물 수밖에”

“지자체서 못하겠다면 사업권 환수·페널티 물 수밖에”
보기 좋게 빗나갔다. 6·2지방선거 이후 경남, 대전, 충남북, 강원에서 대거 야당 광역단체장이 당선되자 세종시 수정안과 함께 ‘4대강 사업’도 유야무야되는 것 아니냐는 막연한 추측. 6월 22일 오후 경기 과천정부청사 집무실에서 만난 심명필(60) 4대강 살리기 추진본부장(장관급)은 “일을 하다 보면 산도 있고 평지도 있다. 선거와 맞물리면서 산(어려움)이 나타났지만 곧 평지도 나타날 것”이라며 오히려 적극적인 ‘소통대장정’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4대강 사업 반대’를 천명한 광역·기초단체장이 다수 당선됐는데.

“4대강 사업과 지방선거는 직접적인 관계는 없다고 본다. 4대강 사업은 국책사업이고 설명회와 공청회, 전문가 자문, 국회 의결을 거친 사업이다. 지방선거 결과와 묶을 필요는 없지 않나. 5년 뒤에 보자는 것도 아니고 내년에 보여주겠다는 건데 기다려줄 수도 있다. 물론 계속 흠만 잡을 때는 섭섭하기도 하다.”

꼭 연결할 필요는 없지만 4대강 사업 결과가 다음 선거 표심에 영향을 줄 텐데.

“결과적으로 정권에 영향을 주는 건 맞다. 그때(4대강 사업 종료 후 2012년 총선, 대선) 가면 선거를 좌우할 수도 있다. ‘All or Nothing’. 어느 한쪽은 죽고(선거 패배) 어느 한쪽은 살 수 있다. 그러니 자꾸 사업을 흔들어 더 힘들게 만드는 것 같다. 요즘은 선거에 ‘바람’이 있어 더욱 그렇다. 결과에 따라 이명박 대통령의 치적이 되겠지만, 사업 자체는 나라를 위한 것이지 개인을 위한 것이 아님을 알아달라.”

일부 당선자는 여전히 ‘대운하’로 의심하기도 한다.

“결코 아니다. 갑문을 설치하지도 않았고 강의 수심도 2.5~6m로 조성한다. 운하는 최소 6.3m 이상 수심을 일정하게 유지해야 한다. 대통령도 안한다고 하지 않았나.”

바뀐 지자체장들이 계속 반대한다면?

“현재까지 반대를 표명한 단체장은 없다. 앞으로 추진본부와 지방국토관리청에서 신임 단체장들에게 사업 내용을 구체적으로 설명할 것이다. 기초단체장들은 골재 판매수익금을 지자체 수익으로 가져가기 때문에 찬성하는 분도 많다(골재 판매금액이 100억 원 이하면 전액 지자체 수익이다). 전국 66개 기초단체장 당선자 중 70%(46명)가 이 사업에 찬성한다는 보도도 있었다. 행정가의 판단은 정치인과는 다를 것이라고 본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뭔가.

“4대강 사업은 단체장이 지방국토관리청 등으로부터 위탁받은 사업을 시행하는 형태다. 도저히 못하겠다고 하면 사업 권한을 돌려받고 시행 주체를 바꾸면 된다. 준설토 적치장은 인근 시·군으로 옮기고, 농경지 리모델링은 원하는 지자체에 해주면 된다. 이 경우까지 가면 해당 지자체는 이미 사인한 ‘대행협의서’에 명시된 대로 페널티(손해배상)를 물어야 한다.”

4대강 사업을 일방적으로 추진한다는 시각에서 속도조절론이 제기되는데.

“지역 주민들과 지자체 공무원 간에 소통이 잘 안 된 것은 인정한다. 그분들이 사업 내용을 이해하지 못한 건 아니고, 우리가 충분히 설명하지 못했다. 사업 초기만 해도 국책사업이라 인식하고 묵묵히 일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정치 문제로 ‘변색’되면서 소통의 중요성이 갑자기 부각됐다. 종교계까지 우려하는 사업이 되다 보니 더욱 그렇다. 그래서 요즘은 소통을 위해 4대강 사업을 반대하는 토론회에도 나간다. 토론회에서 들러리를 서더라도 잠시만이라도 알릴 건 알리자고 생각했다. 속도조절론은 조금 다르다. 홍수 피해와 복구비를 고려하면 집중투자를 통해 조속히 사업을 완료하는 게 중요하다. 도로와 하천은 다르다. 2003~2007년 5년간 홍수 피해액은 1조5000억 원, 복구비는 2조5000억 원이었다.”

종교계의 반대는 여전하다.

“한 종교계를 찾아갔더니 40분 시간을 주더라. 그 시간은 전문가에게 설명해도 충분치 않다. 종교계도, 생태계도 중요하지만 4대강 사업의 필요성과 세부 방법론을 함께 알아야 판단할 수 있지 않나. 홍수 피해와 수질오염, 강바닥 준설 부작용 등에 관해 과학적·논리적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시간을 더 달라고 요청했다. ‘소통대장정’도 준비하고 있다.”

소통대장정이란?

“4대강 살리기 사업의 의미를 제대로 알리고 지역 민심을 듣는 것이다. 4대강 사업은 16개의 보(洑)와 농업용 저수지 96개 등을 마련해 13억t의 물을 추가 확보하고, 84곳에 대체·신규 습지를 조성하는 환경사업이다. 4대강 유역의 역사문화 사업이기도 하고, 수상 레저를 위한 사업이기도 하다. 이런 장점을 충분히 알리지 못했다. 여론도 많이 듣겠고 장점도 알리겠다. 4대강 기술은 외국에도 수출할 것이다.”

외국에 수출도 하나?

“최근에 동남아시아의 한 국가 대표단이 4대강 살리기 추진본부를 찾았다. 물 문제는 세계적인 문제라 그 나라에서도 하천 정비와 수자원 확보가 비상이라고 했다. 특히 도시 지역의 경우 막막했는데 우리가 시범을 보여준 거라며 자문을 요청했다. 최대한 짧은 기간에 강을 정비하고 수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설계와 공사기술에 대해서 말이다. 일부 설계회사가 해외에서 활동할 것이다. 나이지리아 대사도 찾아왔는데 홍수 문제 때문에 4대강 사업에 관심을 보였다. 앞으로 이런 나라가 많아질 것으로 본다.”

학자에서 공무원으로 바뀌니 어떤가(심 본부장은 한국수자원학회장을 거쳐 인하대 대학원장이던 2009년 2월 본부장에 임명됐다).

“30년 이상 수자원과 하천에 관한 지식을 쌓았다. 본부장으로서 이를 실제 적용하는 것은 매우 보람 있는 일이다. 제품을 만드는 것은 부(富)를 창출하지만 국가 정책은 국민을 위해 펼치는 것이어서 더욱 의미가 있다. 다만 평소 잘 아는 전문가들이 4대강 사업을 반대할 때는 안타깝다. 충분히 사업 내용을 이해할 수 있는 전문가들이 반대 이야기를 하니….”

입력 2010-06-28 13:07:00

  • 배수강 기자 b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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