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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LITICS | 6·2지방선거 무주공산 격전지를 가다③ 제주도지사

팽 당한 우근민, 경쟁력 강화됐다?

무소속 출마 선언 이후 동정여론 확산 … 한나라당 ‘빅3’ 대결에서 모두 앞서

팽 당한 우근민, 경쟁력 강화됐다?

관선 포함해 3번 도지사를 지낸 우근민은 ‘셌다’. 민주당 공천 배제로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면서 그의 경쟁력은 더욱 공고해지는 양상이다.

6·2제주특별자치도지사(이하 제주도지사) 선거 가상대결에서 우근민 전 지사가 민주당 후보로 나설 경우 한나라당 후보와 오차범위 안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했지만, 무소속으로 출마할 경우 ‘강적’ 한나라당 후보들을 모두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나라당은 강상주, 현명관 초접전

우 전 지사의 성희롱 전력에도 민주당 지방선거기획단장인 김민석 최고위원이 제주도로 날아가 그에게 구애공세를 편 이유를 알 수 있는 대목. 민주당은 6·2지방선거에서 악재로 판단해 급히 꼬리 자르기에 나섰다지만 오히려 제주도에선 우 전 지사의 경쟁력을 높이는 결과가 됐다. 이는 ‘주간동아’가 여론조사기관 ‘모빌리쿠스’와 3월 17일, 24일 두 차례에 걸쳐 여론조사를 한 결과 분석이다.

우 전 지사가 민주당 후보로 나선 1차 조사(1077명 대상, 95% 신뢰구간 ±2.53%) 가상 맞대결에서는 한나라당 강상주 전 서귀포시장에게 2.78%포인트 앞섰고, 현명관 삼성물산 고문에게는 1.9%포인트 뒤처졌다. 하지만 일주일 뒤 무소속으로 가상 3자대결을 붙인 2차 조사(1109명 대상, 95% 신뢰구간 ±2.94%)에서는 강상주 전 시장에게는 9.9%포인트, 현명관 고문에게는 4.5%포인트, 강택상 전 제주시장에게는 19.1%포인트 앞서 한나라당 ‘빅3’ 후보에 모두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이하 직함은 후보로 통일).



주간동아가 2차에 걸쳐 여론조사를 한 것은 일주일 사이 일어난 선거판도 변화에 따른 민심을 정확히 읽어내기 위해서다. 현 후보는 3월 18일 공식 출마를 선언했고, 우 후보는 민주당의 공천 배제 결정에 반발해 19일 민주당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 후보 적합도’에서는 우근민(32.0%), 고희범 전 한겨레신문 사장(22.5%), 김우남 국회의원(16.8%), 잘 모름(28.8%) 순이었던 1차 조사와 달리 우 후보가 빠진 2차 조사에서는 고희범(22.7%), 김우남(16.0%), 잘 모름(61.4%) 순으로 나타났다. 우 후보가 빠진 민주당 후보 적합도에서 ‘잘 모름’ 응답이 배 이상 급증한 것은 우근민 지지층이 선거구도가 틀어지면서 혼란스러워한다는 것을 방증한다는 분석이다.

특히 우 후보를 민주당 후보군에 포함시켜 적합도를 물은 1차 조사에서는 민주당 지지자 중 ‘잘 모름’ 응답이 7.4%에 그쳤지만, 우 후보가 빠진 2차 조사에서는 33.5%로 급증했다. 민주당 지지자들도 우 후보 탈당 이후 민주당 후보에 대한 확신을 유보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 우 전 지사 탈당 이후 마땅한 대안을 찾지 못하는 민주당으로서는 더욱 곤혹스럽게 됐다. 반면 최근 재래시장 탐방 등 본격 선거레이스에 돌입한 우 후보의 발걸음은 더욱 빨라졌다.

동정론으로 한계, 밑바닥 다지기

지역 정가 관계자의 분석이다.

“지역에서는 ‘민주당에 들어오라고 해놓고 내쳤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우 후보는 괜히 들어갔다가 험한 꼴만 봤다’는 동정론이 퍼졌다. 하지만 우 후보 캠프도 동정론이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걸 잘 알고 있다. 동정론에 군불을 때면서, 정책 개발과 밑바닥 정서 다지기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재래시장 탐방 등도 이 때문이다.”

2006년 지방선거에서 김태환 현 도지사에게 1.6%포인트 차로 아깝게 패한 현명관 후보가 출마 선언을 하면서 한나라당 경선레이스에도 불이 붙었다. ‘강적’ 등장으로 표밭관리 중이던 나머지 후보들의 입술도 바짝 마르게 됐다.

‘한나라당 후보 적합도’에서는 현명관(23.2%), 강상주(22.6%) 후보가 오차범위 안에서 혼전 양상을 보이고 강택상 후보(11.4%)와 고계추 전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 사장(10.4%), 김경택 전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이사장(4.0%)이 뒤를 쫓고 있다.

팽 당한 우근민, 경쟁력 강화됐다?
지역별로는 서귀포시장을 연임한 강상주 후보가 ‘텃밭’ 서귀포시에서 42.6%(현 후보는 13.7%)의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반면 현 후보는 제주시에서 26.9%(강상주 후보는 14.9%)의 지지를 얻었다. 한나라당 지지층 중에서는 현명관(31.1%)>강상주(28.0%)>강택상(12.8%) 순이었다. 반면 현 후보가 출마를 공식 선언하기 전인 1차 조사에서는 강상주(23.4%)>현명관(18.7%)>강택상(13.7%)>고계추(10.8%)>김경택(4.7%) 순이었다.

현 후보가 공식 출마를 선언하면서 한나라당 후보로는 강상주, 현명관 양강구도가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현 후보의 출마 선언으로 한나라당 후보 경선은 더욱 흥미로워졌다. 전통관료 출신이면서 제주도 공무원을 함께 한 강상주, 강택상, 고계추 후보가 이미 3월 21일 회동을 하고 경선 협력을 다짐했다. 지역에서는 ‘3K 연대’라고 표현한다. 향후 한나라당 경선구도가 현명관, 강상주 후보 중심으로 흐르고 나머지 후보들이 강 후보를 지지하고 나선다면 현 후보에게는 큰 부담이 될 것이다.”

모빌리쿠스 경윤호 대표의 말처럼 현 후보는 출마 기자회견에서 “김태환 지사를 마지막으로 관료행정의 시대는 끝나야 한다”고 말했고, 이에 발끈한 관료 출신의 세 후보는 이른바 ‘3K 연대’로 현 후보를 견제하는 구도가 형성됐다는 게 지역 정가의 분석이다. 하지만 각 후보가 경선에 대비해 이미 자파 당원들을 대거 입당시켰고,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고 후보가 세 후보 중에는 ‘고참 선배’여서 쉽게 연대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분위기도 있다.

우근민 29.8%, 현명관 25.3% 順

그렇다면 한나라당과 민주당, 무소속 3파전은 어떨까. 한나라당 강상주, 민주당 고희범, 무소속 우근민 3자 가상대결에서는 우 후보가 32.9.%, 강 후보가 23.0%, 고 후보가 15.8%를 차지했다. ‘잘 모름’은 28.3%였다. 우 후보는 30대 이상 연령층에서 모두 앞섰다.

한나라당 후보를 현 후보로 바꿔 3자 대결을 붙였을 때도 우 후보 29.8%, 현 후보 25.3%, 고 후보 19.2% 순이었다. ‘잘 모름’은 25.7%였다. 강택상 후보로 3자 대결을 붙이면 우근민(33.5%), 고희범(19.5%), 강택상(14.4%) 순이었다.

“민주당 복당 요청 과정에서 민주당 지도부와 있었던 억울한 상황을 하소연한 것이 지역에서 먹혀들었다. 여기에 관선 포함 3회에 걸쳐 도지사를 지낸 우 후보의 고정 지지층 결속도 엿보인다. 하지만 민주당의 복당 요청 및 공천 배제가 ‘신중치 못했다’는 답변이 많고, ‘잘 모름’ 응답자가 20%대 중반 이상일 정도로 많고, 한나라당 지지도가 높은 점은 여전히 예측을 어렵게 한다.”

모빌리쿠스 김현임 차장의 분석처럼 정당 지지도에서는 한나라당 34.0%, 민주당 22.4%, 미래희망연대(옛 친박연대) 5.7% 순이었고 ‘지지정당 없음’은 30.4%였다. 한나라당 지지도는 20대를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민주당을 앞섰다. 1차 조사에서는 한나라당 40.1%, 민주당 25.1%, 미래희망연대 4.4% 순이었고 ‘지지정당 없음’은 20.8%였다. 일주일 사이 한나라당 지지도가 6.1%포인트, 민주당 지지도가 2.7%포인트 떨어진 반면 ‘지지정당 없음’은 9.6%포인트 급증했다. ‘득표력을 의식해 우 후보를 영입해놓고 팽(烹)했다’는 동정여론과 당파를 떠나 제주도민 특유의 결속력이 어떻게 표심으로 이어질지 지켜볼 일이다.



주간동아 2010.04.06 730호 (p16~18)

  • 배수강 기자 b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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