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28

2010.03.23

“주가 상승률 2배 수익 내도록 설계했어요”

KODEX레버리지 ETF 만든 삼성투신 김두남 팀장

  •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입력2010-03-18 10: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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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가 상승률 2배 수익 내도록 설계했어요”
    “지수가 100에서 다음 날 110으로 10% 상승했습니다. 그 다음 날도 10% 오른 121을 기록해 전체적으로 21%의 수익률을 거뒀습니다. 이론상 KODEX레버리지 ETF는 42% 상승해야 하지만, 실제로는 44% 오릅니다. 상승 추세 때 수익률이 더 높은 것이 특징입니다.”

    검은색 매직펜을 손에 쥔 삼성투자신탁운용 구조화상품팀 김두남(40) 팀장의 손길이 연신 바쁘게 움직인다. 화이트보드는 이미 각종 수식과 설명으로 빼곡하다. 기자 역시 대학시절에 배운 경제학 지식을 끄집어내 그의 설명을 따라가기 바쁘다. 그의 설명 하나하나에서 자신이 만든 금융상품에 대한 강한 자부심이 엿보인다.

    그가 중심이 돼 만든 ‘KODEX레버리지 ETF’는 주가 상승률의 2배만큼 수익을 낼 수 있는 상장지수펀드(ETF)로, 지난 2월22일 상장됐다. 이번 상장으로 국내 시장에 상장된 총 ETF는 54개로 늘었다. KODEX레버리지 ETF는 코스피 200 지수를 기초로 만들어졌으며 주식, 장내·외 파생상품 등에 투자해 지수 하루 변동 폭의 2배로 움직이게 설계됐다. 지렛대를 뜻하는 레버리지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 투자자들은 적은 비용으로 ETF를 매수해 고수익을 얻는다. 그동안 1.3~1.6배 레버리지 인덱스 펀드는 있었지만, ETF는 이번이 처음이다. 더욱이 2배의 수익률을 내도록 설계돼 관련 업계에서 화제로 떠올랐다.

    “2배 수익률의 비밀은 파생상품 안에 있습니다. KODEX레버리지 ETF에 포함된 파생상품을 통해 레버리지를 늘려 추종 지수 변동률의 2배만큼 수익을 낼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이 상품은 1년여의 준비기간 끝에 시장에 나왔다. 김 팀장은 2008년 증권업감독 규정이 개정되면서 채권으로만 가능하던 환매조건부 거래가 증권으로 확대된 사실에 주목했다. 환매조건부 채권(RP)이란 일정 기간이 지난 후 다시 사주겠다고 약속하고 채권을 파는 것을 말한다. 이때 일정 수준의 이자를 지급하고 발행사는 자금을 조달한다. 정해진 기간이 지나면 다시 채권을 되사면서 자금을 되돌려준다.



    “지수에 따라 2배만큼의 레버리지를 일으킬 수 있는 적절한 수단을 찾는 데 고심했습니다. 환매조건부 거래가 증권으로까지 확대되면서 상품 설계에 박차를 가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ETF의 출현으로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국고채, 통안채, 금, 구리, 석유, 환율 등 일반인이 엄두를 내지 못하던 분야에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게 됐다. 그는 “KODEX레버리지 ETF의 출현으로 투자자들은 더욱 효과적인 자산 운용이 가능해졌다”고 전했다.

    “평소에는 KODEX200에 투자하고 주가가 떨어질 것 같으면 지수와 반대로 움직이는 KODEX인버스 ETF에 투자합니다. 주가 반등이 예상되면 2배로 이익을 낼 수 있는 KODEX레버리지 ETF에 투자해 고수익을 얻을 수 있죠. 과거 투자자들이 ETF 투자는 재미없다고 말하기도 했는데, 더 이상 그런 말을 못할 겁니다.”

    김 팀장은 레버리지 ETF로 ‘안전성과 수익성’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자금 차입을 통해 주식을 매입하는 신용매수는 주가 하락 시 최대 투자원금 이상의 손해를 볼 수 있습니다. 반면 레버리지 ETF는 투자원금 이상의 손실이 거의 발생하지 않죠. 특히 주가가 당분간 대세적으로 상승할 거라 판단하면, 6개월 단기전망을 갖고 적극적으로 투자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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