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28

2010.03.23

세대교체·전력 up! … 프로야구 온다

3월27일 플레이볼 … ‘3강 3중 2약’ 구도, 예측은 예측일 뿐

  • 김도헌 스포츠동아 기자 dohoney@donga.com

    입력2010-03-17 16: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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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대교체·전력 up! … 프로야구 온다

    지난해 말 대형트레이드로 히어로즈에서 팀을 옮긴 장원삼(삼성), 이현승(두산), 이택근(LG), 4년 만에 친정으로 복귀한 이병규(LG).

    사상 첫 600만 관중 돌파를 목표로 내세운 2010년 한국 프로야구가 3월27일, 7개월의 대장정에 들어간다. 이미 40여 일간의 스프링캠프로 어느 해보다 알찬 오프 시즌을 보낸 8개 구단은 시범경기에서 전력을 점검하며 페넌트레이스 개막에 맞춰 최고의 컨디션을 만들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히어로즈발 지각변동, 그 결과는?

    지난 스토브리그의 최대 뉴스는 넥센 히어로즈발 대형 트레이드였다. 재정난을 겪고 있는 히어로즈는 2009년 말 장원삼과 이현승, 두 특급 좌완투수를 각각 삼성과 두산에 넘겨주고 간판 외야수 이택근은 LG로 팔아넘겼다. 현금을 다량 확보한 넥센은 두산에서 금민철을 데려오긴 했지만, 전력 누수가 보강보다 훨씬 컸다.

    반면 전력을 영입한 삼성과 두산, LG는 돈 쓴 효과를 당장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두산과 삼성이 지난해 우승팀 KIA와 함께 3강을 이룰 것”이라는 SK 김성근 감독의 말이 단순한 엄살로 느껴지지 않을 만큼, 두산과 삼성은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됐던 왼손 선발투수를 영입하면서 전력이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지난해 로페즈와 구톰슨, 두 특급투수를 내세워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거머쥔 KIA 효과로 올 시즌 8개 구단은 용병을 대부분 투수로 채웠다. 8개 구단, 16명의 용병 가운데 타자는 롯데 가르시아와 넥센 클라크 두 명뿐. 14명 투수 중에서 LG의 일본인 오카모토를 제외한 13명이 선발로 활약할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선수의 첫째 성공 조건은 ‘적응’이지만 올해 외국인 투수들은 역대 최고 기량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스트라이크존 확대가 전반적으로 타자보다는 투수 쪽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여 더 그렇다. 김성근 감독이 새 스트라이크존에 대해 “아마 세계에서 가장 넓은 것 같다”고 우려했을 정도.



    KIA 조범현 감독은 “올 시즌 외국인 선수 2명을 모두 투수로 뽑은 구단이 많기 때문에 대량 득점보다는 중반까지 적은 점수 차로 시소게임을 벌이는 날이 많을 것”이라며 투수전쟁을 예고했다. 브룸바를 포기하고 요미우리 출신 번사이드를 영입한 넥센 이장석 대표 역시 “KIA를 보며 상대팀 에이스와 싸워 이길 수 있는 투수가 없으면 정규 시즌뿐 아니라 포스트 시즌에 진출해도 좋은 성적을 내기 힘들다는 내부 분석이 있었다”고 밝혔다.

    SK와 삼성은 지난해 뛰었던 가도쿠라와 글로버, 나이트와 크루세타 그대로 용병을 꾸렸다. KIA는 구톰슨 대신 로드리게스를 데려왔다. 가장 눈에 띄는 구단은 두산. 지난해 제대로 된 용병투수가 없어 어렵게 시즌을 치른 두산은 오랜만에 직접 스카우터를 외국으로 파견하는 ‘파격’ 행보 끝에 히메네스와 왈론드, 두 선발투수를 데려왔다. 2005년 LG에서 뛴 경력이 있는 왈론드는 지난해 일본 프로야구에서 활약했던 베테랑. 히메네스는 시범경기에서 안정적인 피칭 내용으로 올 시즌 활약을 예고했다.

    용병투수 활약 여부가 가장 큰 변수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올 시즌 페넌트레이스는 ‘3강 3중 2약’ 구도로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3강은 지난해 우승·준우승 팀인 KIA, SK와 3위 두산이 꼽힌다. KIA는 뚜렷한 전력보강 요소가 없지만 토종 투수진이 막강한 데다 최희섭, 김상현이 주축을 이룰 공격진도 다른 팀보다 앞선다. SK 역시 김광현과 송은범의 개막전 출장이 불투명한 상태지만 투수, 야수 모두 선수층이 두텁다. 엄청난 훈련량을 바탕으로 주전과 백업의 차이가 줄어든 것도 장점. SK 지휘봉을 잡은 최근 3년간, 시즌 초반부터 독주했던 김성근 감독은 올해 전략을 변경, 페넌트레이스 중반 이후에 승부를 보겠다는 운영 구상을 갖고 있다.

    오랜만에 제대로 된 용병투수를 데려온 두산은 탄탄한 공수 짜임새를 갖췄다. 재임 7년째인 김경문 감독도 지금까지 이루지 못한 한국시리즈 우승에 대한 각오가 남다르다. 붙박이 4번을 맡았던 김동주를 5번으로 내리고, 대신 정확도와 파괴력을 갖춘 김현수를 4번에 포진시키며 공격력을 극대화할 계획. 시범경기에서 외야수 정수빈이 부상으로 낙마했지만 이종욱, 임재철, 김현수에 백업 민병헌까지 있어 공백을 못 느낄 정도로 자원이 풍부하다. 조범현 감독과 삼성 선동열 감독은 “두산이 제일 강팀”이라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삼성은 장원삼을 보강하고 지난해 부상으로 제 역할을 하지 못했던 마무리 오승환, 불펜 권오준 등이 완벽한 모습으로 돌아왔고, 최형우와 박석민 등으로 구성될 중심타선 파괴력도 더 커져 3강을 위협할 제1후보로 꼽힌다.

    2년 연속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던 롯데는 지난해 성적을 낼 수 있을지 미지수. 뚜렷한 전력보강 요인이 없고 간판투수 손민한과 다승왕 조정훈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벌써부터 ‘4월 위기설’이 구단 내에서 흘러나온다. 로이스터 감독이 1년 계약으로 다시 지휘봉을 잡아 올 시즌 성적이 재계약 여부를 판가름하는 잣대가 된다.

    수년간 계속된 부진을 털고 대도약을 다짐하고 있는 LG는 다크호스로 꼽힌다. 두산 2군 사령탑 시절, 선수단 장악에 일가견을 보였던 신임 박종훈 감독이 모래알 같은 LG 선수단을 어떻게 변모시키느냐가 가장 눈여겨볼 대목이다. 베테랑 박명환과 신인급 이형종, 긴 재활을 끝내고 마운드에 복귀한 두 투수가 어느 정도 힘을 내줄 것이냐도 관건. 노장 이병규를 비롯해 지난해 타격왕 박용택, 도루왕 이대형, 넥센에서 영입한 이택근 등 ‘국가대표급 외야진’을 어떻게 자리 배치할지도 팀 운명과 맞물려 있다.

    넥센은 주축 투수들을 팔아넘겼지만 황재균, 강정호 등 신진급에 송지만, 이숭용 등 베테랑의 조화를 이룬 공격 짜임새만큼은 여느 팀 부럽지 않다. 모범 용병 클락도 건재하다. 재정난에 대한 불안감을 메인스폰서 넥센을 끌어들이면서 일정 부분 해소했다는 게 가장 큰 힘. 김시진 감독은 돌풍을 자신하고 있다.

    세대교체에 실패, 지난해 꼴찌에 머물렀던 한화는 한대화 신임감독 부임 이후 훈련량을 크게 늘렸지만 아무래도 전반적인 전력에서 처진다는 게 공통적인 시각이다. 김태균, 이범호가 빠져나간 타선 무게감은 지난해보다 뚝 떨어졌고, 류현진과 용병 두 명이 맡을 선발 3자리 외에는 나머지 투수들이 불안하다는 점이 치명적인 약점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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