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05

2009.09.29

‘완전식품의 비밀’ 우유 Q&A

알고 보면 다이어트 식품 … 김치 유산균과 비슷한 효능

  •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입력2009-09-23 17: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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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완전식품’으로 알려진 우유. 적절히 먹고 바르게 이용하면 건강에 큰 도움이 되지만 남용하면 안 좋은 점도 있다. 우유는 밝혀진 이로움보다 아직 미지의 기능이 더 많은 식품. 우유에 대해 잘못 알려졌거나 알려져 있지 않은 부분들을 조명했다.
    ‘완전식품의 비밀’ 우유 Q&A
    우유가 숙취해소에 도움이 된다? 약간의 효과는 있다. 우유에 들어 있는 단백질, 지방, 비타민이 간의 알코올 성분 분해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 큰 효과를 보려면 음주 전에 우유를 마시는 게 좋다. 우유가 강한 산성을 띠는 위액을 중화시키는 데다, 뮤신이라는 성분이 위벽을 보호하는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복감을 덜 느끼게 되고 과음이나 과식을 하지 않을 수 있다. 우유에 함유된 지방과 비타민A에도 위를 보호하는 기능이 있으며, 레시틴이란 물질은 위궤양 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과적으로 우유는 숙취해소는 물론 음주로 지친 신체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우유에도 색소가 들어간다? 바나나맛우유, 딸기맛우유 등 시중에서 팔리는 과일맛 우유 가운데 일부 제품에는 색소가 들어간다. 바나나맛우유에는 달콤한 맛과 바나나맛을 내기 위해 백설탕, 액상과당, 합성착향료, 치자황색소 등이 첨가된다. 천연과일로만 맛을 내려면 과즙이 전체 원료의 50% 이상을 차지해야 하는데, 제품 가격이나 맛의 보존기간 등을 고려하면 이렇게 만드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소비자들은 과일맛을 선호하기 때문에 유업체는 하는 수 없이 색소나 착향료를 넣는다. 하지만 매일유업이 천연과즙만 넣은 ‘바나나는 원래 하얗다’ 제품을 출시해 바람을 일으키자, 다른 몇몇 회사도 가공우유에서 색소와 착향료를 빼는 추세다.

    우유를 마시면 살이 빠진다? 최근 미국 테네시대 영양학과장 마이클 지멜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우유, 치즈 등 낙농식품을 많이 섭취하는 사람은 적게 먹는 사람보다 비만 가능성이 6분의 1로 낮아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실험그룹은 복부 등의 체지방이 비교 그룹보다 64% 감소했다. 이러한 체중감량 효과는 혈중 칼슘 농도와 관계가 깊다. 혈중 칼슘 농도가 높으면 지방 축적이 중단될 뿐 아니라 지방이 연소되며, 혈중 칼슘 농도가 낮으면 지방세포는 과잉 공급된 지방을 저장하기 시작한다. 물론 유제품을 많이 먹는다고 해도 다른 음식을 무절제하게 섭취하거나 운동을 전혀 하지 않는다면 체중감량 효과는 기대할 수 없다.

    우유만 먹고도 살 수 있다? 우유는 완전식품으로 알려져 있지만 성분의 약 88%는 수분이다. 따라서 하루 필요 열량을 얻으려면 다량의 우유를 섭취해야 한다. 또한 우유는 단백질과 칼슘의 훌륭한 공급원이 되지만 비타민A·C·D, 철분 같은 성분은 부족하기 때문에 우유만 섭취할 경우 영양 불균형이 올 수 있다.

    우유를 마시면 불면증에 도움이 된다? 우유에 함유된 알파 락트알부민이라는 단백질과 칼슘이 숙면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 특히 술을 마신 뒤 잠을 잘 못 자는 사람은 잠자기 전에 우유를 따뜻하게 데워 마시면 효과를 볼 수 있다.



    ‘완전식품의 비밀’ 우유 Q&A
    우유를 많이 마시면 피부가 하얘진다? 전혀 학문적 근거가 없는 얘기다. 하지만 우유 목욕의 미용효과는 널리 알려진 그대로다. 우유의 미세한 지방입자가 피부 표면에 부착, 피부를 윤기 있고 부드럽게 만든다. 크림을 전신에 고르게 바른 것과 같은 효과라고 보면 된다. 우유로 머리를 감는 것도 도움이 된다. 모발의 주성분이 단백질이므로 단백질이 많이 든 우유를 활용하면 모발에 영양을 줄 수 있다. 샴푸 전 피부 온도로 데운 우유를 두피에 바른 뒤 가볍게 문질러주면 된다. 비듬이 많은 사람은 거즈에 우유를 적셔 두피를 탁탁 두드려주면 좋다. 이렇게 두피 마사지를 해주면 신진대사가 잘 돼 머릿결이 좋아지고 발모도 촉진된다.

    갓 짜낸 원유를 그대로 마시면 해롭다? 건강한 젖소에게서 갓 짜낸 신선한 원유는 미생물학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문제는 착유 과정에서의 외부 오염이다. 아무리 젖을 깨끗이 닦는다 해도 한계가 있다. 따라서 원유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되도록 열처리를 해서 마시는 게 좋다.

    냉동 우유를 녹여 마시면 영양분은 그대로다? 우유는 물보다 약간 낮은 온도(-0.54℃)에서 얼지만, 한 번 얼면 단백질 구조가 변형되고 성질도 달라진다. 마셔보면 알겠지만, 우유 원래의 맛도 느낄 수 없다. 따라서 우유가 얼지 않도록 주의해서 보관해야 한다. 하지만 우유는 냉장 유통되므로 되도록 차게 마시는 게 좋다. 따뜻하게 마셔야 할 때는 60℃ 전후로 데운다. 우유를 긴 시간 높은 온도에서 가열하면 가열취(Cooked flavor)가 생기고 영양성분이 변질된다. 하지만 우유를 데웠을 때 생기는 엷은 막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단백질이 응고된 것일 따름이다. 다만 막의 성분이 단백질이나 지방질이므로 남은 우유는 맛이 떨어진다. 데울 때 잘 저으면 막이 생기지 않는다. 우유는 소화가 잘 되기 때문에 어린이는 최소 하루에 3컵(600ml), 어른은 2컵(400ml)을 마시면 영양학, 생리학적으로 좋다.

    유통기한이 지난 우유는 절대 먹어선 안 된다? 유통기한은 제품 제조일로부터 소비자에게 판매가 허용되는 날까지의 기한일 뿐이다. 즉, 이 기간이 지난 식품은 먹어서는 안 된다거나 먹을 수 없다는 게 아니라, 판매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보관만 잘 돼 있다면 마셔도 괜찮다. 하지만 한 번 개봉한 우유는 유통기한이 지나면 먹지 않는 게 좋다. 왜 우유는 캔 제품이 나오지 않느냐고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은데, 캔은 열전도율이 높아 유통기간이 아주 짧다. 따라서 쉽게 상하는 우유를 비싼 돈 들여 캔에 담아 파는 업체가 있을 리 없다.

    우유는 많이 마셔도 뚱뚱해지지 않는다? 식사량이 많은 사람이 우유를 많이 마시면 당연히 살이 찐다. 일반 우유 200ml에는 125kcal의 열량이 들어 있는데 하루 5컵을 마시면 그것만으로도 600kcal가 넘는다. 공깃밥 2공기에 해당하는 열량이다. 식욕 부진인 사람이 식사 중이나 식후에 물 대신 우유를 마시면 열량이 보충되겠지만, 열량을 과잉 섭취하는 사람은 우유 양도 조절해야 한다.

    우유를 마시고 설사하는 것은 세균 때문이다? 우유를 마시고 설사를 하는 데는 세균성, 독성, 신경성 등 다양한 원인이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유당을 제대로 분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유에는 유당이 4.5~5.0% 함유돼 있으므로 유당분해 효소(락타아제)의 분비가 적거나 안 되는 사람(유당불내증)은 복통, 복부팽만감, 설사 등을 경험할 수 있다. 이런 사람은 유당분해우유인 락토우유를 섭취하면 괜찮다.

    김치 유산균과 우유 유산균의 효능은 다르다? 김치에는 많은 종류의 유산균이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 효능은 우유 유산균과 비슷하다고 한다. 단, 우유 유산균은 우유 중의 유당이나 올리고당을 먹고 살지만 김치에는 유당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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