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01

2009.09.01

‘가짜’ 먹고 세우려다 목숨 잃을라

  • 입력2009-08-26 18: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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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짜’ 먹고 세우려다 목숨 잃을라

    발기부전은 부끄러운 병이 아니다. 혼자 고민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

    ‘강하고 오래간다’. 건전지 회사의 광고 문구다. 하지만 이는 건전지뿐 아니라, 남성이라면 누구나 듣기를 원하는 ‘찬사’ 아닐까? 많은 남성이 자신의 성적 능력을 남자의 능력, 자존심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40대 이후부터 서서히 떨어지는 발기력과 발기부전은 남성들의 이런 로망을 일거에 무너뜨린다. 발기부전은 과연 어떤 질환일까.

    발기부전이란 일반적으로 성관계 4번 중 2번 이상 성행위할 수 있을 정도의 발기상태에 도달하지 못하거나, 사정이 이뤄질 때까지 충분히 유지할 수 없는 경우를 말한다. 즉 만족할 만한 성행위를 할 수 있을 정도의 발기력과 발기 강직도에 도달하지 못하는 것. 발기부전은 40대 이후에는 매우 흔한 질병으로 40대는 40%, 50대는 50%, 60대는 60% 안팎의 유병률을 보인다. 최근에는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자들이 늘어나고, 과도한 스트레스와 음주 등으로 발기부전 환자가 더욱 늘어나는 추세다.

    이처럼 환자는 늘고 있지만, 다른 선진국에 비해 병원을 방문해 치료받는 비율은 매우 낮다. 이는 본인이 발기부전임을 인정하거나 밝히는 것을 부끄러워하는 심리와 일시적인 증상으로 여겨 건강보조제나 정력강화제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처럼 질환이라는 인식이 부족하다 보니, 가짜 발기부전 치료제를 복용하는 것도 큰 문제로 떠올랐다.

    최근 시중에 팔리는 가짜 발기부전 치료제는 포함된 성분이 불분명하거나 함량을 알 수 없다. 제조과정도 불분명해 치명적인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절대 복용해선 안 된다. 얼마 전 싱가포르에선 가짜 발기부전 치료제를 먹은 45명의 남성이 저혈당 부작용으로 병원에 입원했고, 이들 중 7명이 장기간 지속된 신경저혈당 증세로 혼수상태에 빠졌다. 그중 4명은 결국 사망했다. 이 사례는 유명 저널에 발표되기도 했다.

    또한 발기부전은 동맥경화나 고혈압, 당뇨 같은 성인병도 동반한다. 즉 각종 성인병의 신호탄 구실을 하기 때문에 발기부전 증상이 있으면 병원을 방문해 진단받아야 한다. 뿐만 아니라 남성의 자신감을 위축시키고 우울증을 야기하기도 한다. 이는 결국 부부 불화의 원인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가짜’ 먹고 세우려다 목숨 잃을라

    <B>이성원</B><BR>성균관대 의대 삼성서울병원 비뇨기과 교수

    얼마 전 한 제약사에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성생활 만족도가 높은 사람일수록 삶에 대한 만족도도 높아 성생활의 중요성이 다시 한 번 확인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여러 언론보도 등을 통해 발기부전이 전문의의 진단과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라는 인식이 확대되고 있지만, 아직도 만족스럽지는 못한 수준이다. 손쉽게 치료할 수 있는 치료법이 있는데도 이를 부끄러워해 검증되지 않은 방법에 의존하다 결국 병을 키우거나 상황을 악화시키는 일은 없어야 한다. 적극적으로 치료하고 관리하는 것이야말로 발기부전을 극복하는 대처법이자 행복하고 건강한 삶의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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