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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ANCE

‘외국인’ 신분이 장점 되는 틈새 일자리 찾아라

‘외국인’ 신분이 장점 되는 틈새 일자리 찾아라

‘외국인’ 신분이 장점 되는 틈새 일자리 찾아라
‘보스내핑(bossnapping)’.
노동자들이 회사의 구조조정에 반발해 경영자를 감금하는 사태를 일컫는 말이다. 프랑스에서 TV를 켜면 보스내핑을 보도하는 뉴스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지난 7월21일 프랑스 동부 몽소레민에 자리한 타이어 회사 미슐랭의 노동자 50여 명은 회사 대표를 비롯해 4명의 경영자를 사무실에 감금했다가 이튿날 오전에 풀어줬다. 회사 측이 1000명이 넘는 대규모 감원계획을 공개한 뒤 벌어진 일이다.

보스내핑은 어려워진 프랑스 경제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프랑스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살인적인 실업률과 천문학적인 재정적자다. 프랑스 경제연구·통계기관(INSEE)에 따르면 올해 약 70만명의 실업자가 증가하면서 4분기 실업률이 10.1%까지 치솟아, 2000년 이래 최고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25세 이하 청년실업률은 40%를 넘어섰다는 보고서도 나왔다.

이뿐 아니라 공무원 대폭 감축, 실업수당 지급기관 및 직업 알선기관 통합, 항공 및 자동차산업 지원, 연구개발 세제 지원, 중소기업 투자 감세 혜택, 환경정책, 지속가능 대체에너지 개발 등에 기록적인 재정을 투입함으로써 벌써부터 과도한 재정적자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프랑스의 올해 재정적자율은 7∼7.5%로 1945년 이후 최고치로 오른 뒤 내년까지 이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에선 노동근로법이 워낙 엄격해 미국식 자본주의의 ‘유연한 고용과 해고’가 적용되지 않는다. 그래서 외국인에 대한 취업 장벽이 그만큼 높다. 또한 자국민의 높은 실업률을 감안해 외국인 직원 고용에 많은 제한을 둔다. 그러다 보니 막상 해외 취업의 기회를 잡아도 프랑스 현지 기업에서 절차상의 문제를 들어 외국인 직원 고용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취업 희망자 스스로 이런 행정 절차를 잘 파악하고 현지 기업의 불편요소를 먼저 해소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프랑스 유학·체류 컨설턴트 ‘ARIFEC’ 대표 한은경 씨는 “프랑스를 비롯한 EU 국가 대부분이 이런 정책을 쓰고 있어 한국인들의 취업 기회가 많지 않지만, 정책적으로 외국인의 역량을 활용해야 할 분야가 분명히 있는 만큼, 늘 정책동향이나 취업정보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고 충고했다. 지금까지는 IT·컴퓨터 전문가, 금융보험 책임자, 기업 프로그래머 등 최첨단 시스템 구축에 기여할 수 있는 직업군에 한국인을 비롯한 외국인의 고용 기회가 많이 주어졌다.

아시아 고객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 분야나 수출입 회사 등 외국인 고용을 할 수밖에 없는 직종도 눈여겨봐야 할 대상. 프랑스에서는 취업을 하든 창업을 하든 많이 번 만큼 세금을 내게 된다. 때문에 짧은 기간 안에 부를 축적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사회복지제도가 잘돼 있어 외국인들도 사회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프랑스 현지 취업의 가장 큰 장벽은 언어다. 프랑스어를 전혀 할 줄 모르는 한국인들이 구할 수 있는 일자리는 많지 않다. 일부 다국적기업에서는 영어만 사용해도 일단 채용하지만, 채용 뒤 프랑스어 연수를 받게 한다. 로레알 비오템 아시아팀 프로젝트 매니저 김종하 씨는 “업무상으로는 영어를 쓴다 해도 조직문화를 제대로 이해하고, 동료들과 허물없이 어울리려면 프랑스어를 익히는 것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프랑스에 법인 등록된 한인 기업들과 지사나 사무소로 등록된 회사 중에는 프랑스어, 영어, 한국어 모두에 능통한 직원을 선호하는 곳이 많다.바늘구멍보다 좁다는 프랑스 현지 취업관문을 뚫고 취업에 성공한 4명의 남녀를 파리에서 만나 그들의 성공 스토리를 들어봤다.

“‘나는 남과 다르다’는 장점 시의적절하게 활용”‘오길비 앤 매더’ 아트디렉터 하나진

‘외국인’ 신분이 장점 되는 틈새 일자리 찾아라
“석 달 안에 일자리를 못 구하면 미련 없이 돌아간다.” 2007년 1월 파리에 다시 들어오면서 하나진(27) 씨는 반드시 직장을 구하겠다며 배수의 진을 쳤다. 프랑스 유학을 와서 에티엔 고등예술학교(´Ecole Sup´erieure Arts et Industries Graphiques Estienne)까지 졸업했는데 그러고도 취업을 못한다면 최소한 인턴이라도 하고 떠나겠다는 각오였다.

파리에 들어온 다음 날부터 현지 취업 사이트를 빠짐없이 뒤지며 가고자 하는 회사의 구직 현황을 체크했다. 1년에 한 번씩 만들어지는 광고, 마케팅 업체 전화번호부를 뒤지면서 해당 회사에 전화와 e메일로 연락을 취했다. “e메일에는 자신을 어필할 수 있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어떻게 보면 당돌하다고 할 수도 있겠죠. 많은 양의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각 회사에 뿌렸습니다. 더 이상 잃을 게 없기 때문에 두려울 것도 없었고요.”

하루에도 수십 개 기업에 전화를 걸고 e메일을 보내고 포트폴리오를 건넸다. 자신감을 갖고 접촉을 계속하다 보니 기업들로부터 답변이 날아들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 기회가 왔다. “야심 차게 준비한 포트폴리오 중에 ‘우주여행’이라는 콘셉트의 작품이 있었습니다. 이 작품을 마침 세계적 광고기업 ‘오길비 앤 매더(Ogilvy · Mather)’ 파리의 한 클라이언트가 보게 됐습니다.

그는 여행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는데, 제 작품에 호감을 보이더군요. 더욱이 바로 전에 그곳에서 일한 한국인 아트디렉터가 성실한 태도로 좋은 인상을 남겼다고 합니다. 이런 행운이 얽히면서 마침내 해외 취업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배수의 진’에서 빠져나옴과 동시에 그는 오길비 앤 매더 파리에서 루이비통 광고와 브로슈어 담당 주니어 아트디렉터로 2년째 활동 중이다. 2008년에는 Scrabble 캠페인으로 칸 라이언 은상을 받았을 만큼 뛰어난 실력을 자랑한다.

그는 “인턴이라도 하겠다는 마음가짐이 일자리를 구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털어놨다. 프랑스에서는 곧장 정규직 취업을 희망하기보다 일단 인턴이라도 하면서 경력을 쌓아가는 것이 유리하다. 정규직 취업만 고집하다가는 원하는 일자리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

“자기 입맛에 맞는 일자리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광고를 비롯한 아트업계는 수시채용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인턴을 거쳐 정규직 직원이 되는 사람이 많아요. 특히 프랑스 사회에서는 미국처럼 근로자들을 쉽게 해고할 수 없기 때문에 정규직 자리를 구하는 게 여간 어렵지 않습니다. 정규직 직원이 퇴사해야 신규 채용 TO가 생기거든요. 힘들더라도 인턴 생활을 통해 차근차근 경험을 쌓는 것이 나을 수도 있습니다.”

그는 ‘한국인이기에 프랑스인과 다르다’는 점을 잘 활용하라고 조언했다. 해외에서 지내다 보면 현지인과 여러 면에서 ‘다르다’는 사실이 스트레스가 된다. 초기에는 하씨도 마찬가지였다.

“프랑스 유학도 했지만 결국 이방인일 수밖에 없다는 좌절감에 힘들어한 적도 있습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다르다’는 점이 강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오히려 외국인이라는 점을 글로벌 이미지에 걸맞게 어필하면 현지인과 차별화된 이미지가 이득이 될 수 있습니다.”

그는 “해외 취업은 생각처럼 쉽지 않다. 재능이 있어도 운이 따르지 않으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그렇지만 “운은 노력하는 자에게 따라붙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해외 취업은 실력, 끈기, 운이라는 삼박자가 맞아떨어질 때 이뤄질 수 있다는 것.

“최선을 다하고 기다리면 반드시 때가 옵니다. 그렇게 해서 해외 취업을 하면 더 넓은 세계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립니다. 저 또한 지금은 프랑스에 있지만 이곳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기회를 찾아 도전을 계속할 겁니다.”

파리=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미대+MBA 절묘한 조합… 취업은 또 다른 도전”‘로레알’ 비오템 아시아팀 프로젝트 매니저 김종하

‘외국인’ 신분이 장점 되는 틈새 일자리 찾아라
“해외 취업을 준비하는 후배들이 있다면 언어, 자기 차별화, 등급 높이기 세 가지를 준비하라고 당부하고 싶네요.”

김종하(34) 씨가 후배들에게 주는 조언이다. 김씨는 미술대학 출신 경영학석사(MBA)라는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홍익대 예술학과를 졸업하고 국내 광고 및 그래픽디자인 회사에서 2년간 일했다.

이후 프랑스 에섹 비즈니스 스쿨에서 경영학석사를 마친 뒤, 2005년 ‘로레알’에 인턴으로 입사했다가 사원으로 정식 채용됐다. 로레알 파리에서 아시아존 코디네이터로 일하며 ‘비오템 옴므’ 프로덕트 매니저를 거쳐, 현재는 맨·보디·선제품 등을 다루는 비오템 아시아팀 프로젝트 매니저를 맡고 있다. 그는 처음부터 해외 취업을 할 생각은 아니었다. 미대를 졸업했지만 미술계통에서 일할 마음이 없었기에 다른 분야 공부를 하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현실과 타협한 것이 경영학석사였습니다. 국내 대학원 진학도 고민했지만 해외에서 공부하는 게 더 도움이 될 것 같았습니다. 학교를 2년째 다니던 중에 로레알에서 제 이력서를 보고 연락을 해와 전화 인터뷰를 하고 그 다음 주에 만났는데 덜컥 인턴이 돼버렸습니다.”

회사 측은 인턴 말기에 향후 한국으로 돌아갈 건지 프랑스에 남고 싶은지를 물었다.

“한국으로 돌아가는 건 언제라도 할 수 있으니 일단 도전이나 해보자는 마음에 프랑스에 남겠다 하고 정식 채용을 위한 인터뷰를 다시 가졌습니다.”

인터뷰는 5차례에 걸쳐 진행됐다. 거듭되는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오기가 생겼고, 한 단계를 넘을 때마다 ‘이렇게 고생해놓고 떨어지면 얼마나 억울하겠나’라는 생각에 정성을 다해 준비했다. 비즈니스 계획표를 짜고 예상 가능한 모든 질문에 대한 답변을 준비했다. 무엇보다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은 미술대학과 비즈니스 스쿨의 조합이라는 자기 차별화였다. 김씨는 ‘럭셔리 제품 마케팅’으로 자신을 부각했다.

“마케팅 공부를 하고 싶었지만 학부시절에 미술 공부한 것을 사장하는 게 아쉬웠습니다. 럭셔리 제품은 미국보다 유럽에서 더 발달한 산업이니, 경영학 석사과정에서 공부한 마케팅을 여기에 접목한다면 남들보다 두각을 나타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제 생각에 회사도 큰 관심을 보였고요.”

‘외국인’ 신분이 장점 되는 틈새 일자리 찾아라
김씨는 한국인을 필요로 하는 산업의 틈새시장을 노린다면, 해외 취업이 좀더 용이하다고 조언했다.

“해외 취업의 첫 관문은 ‘아시아 사람을 필요로 하는 자리’를 찾는 것입니다. 그들은 아무 이유 없이 외국인을 채용하는 게 아닙니다. 현지인들은 나를 아시아인으로 보지, 한국인으로 보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결국 다른 아시아인과 경쟁하는 구조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때 한국이라는 국가 브랜드의 이점을 활용해야 합니다. 한국이 지닌 경쟁력을 필요로 하는 산업 분야가 분명히 있거든요.”

그는 4년 넘게 프랑스에서 일하면서 해외 취업은 ‘끝이 아닌 또 다른 시작’임을 절실히 느꼈다고 했다.

“해외 취업의 꿈을 이뤘다고 해서 평생 이곳에 머물러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또 다른 나라에서 일할 수도 있고, 기회가 된다면 한국에 돌아가 일할 수도 있습니다. 해외에서 일하며 얻은 언어 능력, 자신감, 국제적 사고, 전문성을 활용한다면 어디에서든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을 겁니다.”

파리=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1인기업 창업으로 결실프랑스 유학·체류 컨설팅社 ‘ARIFEC’ 대표 한은경

‘외국인’ 신분이 장점 되는 틈새 일자리 찾아라
한은경(43) 씨는 한마디로 프랑스에서 잔뼈가 굵었다. 유학, 취업에서부터 창업까지. 그가 프랑스에서 겪은 일들을 글로 쓴다면 책 한 권으로도 부족하다. 해외 취업의 기회는 우연하게 다가왔다. 1989년 홍익대 영문과를 졸업한 뒤 중소기업체 해외영업부 및 영자신문사 홍보마케팅 담당으로 직장생활을 할 때만 해도 해외에서, 그것도 프랑스에서 살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

1991년 6월의 결혼이 전환점이 됐다. 결혼 후 남편과 함께 프랑스로 유학을 떠났다. 대학에서 공부하며 평범한 가정을 꾸려나가던 한씨가 프랑스에서 취업을 한 것은 96년 2월. 파리 주재 OECD 한국대표부 사무소에서 특수편집요원으로 단기계약 근무를 했다. 이때만 해도 그저 유학 중에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생각했다.

본격적으로 해외 취업을 고려한 것은 1997년 11월 한국에 외환위기가 터지면서부터. 한국으로부터의 송금이 끊기면서 한씨 부부는 생활전선에 뛰어들어 일과 공부를 병행해야 했다. 이후 프랑스 현지 기업과 한인 기업을 오가며 여러 해 경험을 쌓다가 2002년 초 현지 보험회사 정식 영업관리직원으로 일하기도 했다.

본의 아니게 일을 시작했지만 이를 통해 쌓은 경험과 노하우는 결코 적지 않았다. 한씨는 해외에서 일하고 생활한 경험을 공유하자는 생각에 2002년 10월 ‘1인기업’ 경영자로 변신했다. 현재 그가 운영하는 ARIFEC은 프랑스 체류·인재양성 전문 컨설팅회사. 프랑스에서 교육·체류·취업·창업 등을 원하는 한국인을 대상으로 각종 비자발급 지원, 인재 발굴 및 양성, 기업홍보 등 맞춤형 컨설팅 업무를 제공한다.

분쟁요소가 생기면 1차 중재에 나서기도 한다. 프랑스에 처음 왔을 때 취업이나 인생의 방향을 정하는 데 도움을 줄 만한 멘토들이 없어 아쉬웠던 자신의 경험이 녹아들어 있다. “해외 취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선 물론 그 후에도 다양한 문제에 부딪히게 됩니다. 혼자서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적지 않지요. 이때 무엇보다 소중한 것이 사람들과의 관계입니다. 더욱이 혈혈단신 혼자 떨어져나와 사는 해외에서는 작은 인연의 끈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됩니다. 결국 진실된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해외 취업은 물론 이후 해외에서 생활하는 데 큰 힘이 됩니다.”

그는 해외 취업을 마음먹었다면 실무 경험을 가질 것을 강조했다. 처음부터 ‘홈런’을 치겠다는 생각보다는 어떻게든 ‘진루’라도 하겠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는 것. 현장 실무체험은 조직 속에서 인간관계를 평가받고 실무능력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2001년 둘째 아이가 5개월이 됐을 때, 프랑스 대형 마트 Champion에서 카운터 직원으로라도 일하려고 했어요. 남편은 제가 찾은 일자리가 마음에 들지 않아 반대했고, 결국 취업을 포기한 적이 있습니다. 돌이켜보면 그처럼 학력만 믿고 자신을 과대평가해 취업 기회를 아예 얻지 못했던 적이 많습니다. 때로는 취업의 눈높이를 한 단계 낮춰 실무를 접해보는 게 필요합니다.”

같은 맥락에서 아직 대학생이라면 정부에서 운영하는 해외 인턴십 제도를 활용할 것을 추천했다. 단기계약직 혹은 무급 인턴의 기회가 주어진다 해도 좋은 기회로 받아들여 해외 근무 경력을 쌓으라는 것. 그는 “긍정적인 사고로 용기를 잃지 말고 도전하라”는 말로 해외 취업 준비생들을 격려했다.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많은 경험을 쌓아보세요. 목표 없는 선택이나 실천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단기, 장기 인생 목표를 세워두고 그것을 실행해가기 위한 실행 점검표를 만들어 주기적으로 확인하세요.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곳에서 귀하게 쓰임받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스스로를 가꿔나가기 바랍니다.”

파리=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현지 교육과정 이수,다양한 인턴십 경력 어필 루이비통모엣헤네시그룹 ‘크리스찬 디올’ 마케팅 인턴사원 김태희

‘외국인’ 신분이 장점 되는 틈새 일자리 찾아라
벌써 시간은 오후 9시. 오후 7시 반부터 시작된 인터뷰는 2시간째로 접어들고 있었다. 그날 오전부터 학교 수업이 있어서 온몸은 녹초인 상태. 피곤하다 보니 프랑스어로 말하는 것조차 버거웠다.

“그래도 끝까지 최선을 다해 웃는 얼굴로 면접을 마쳤습니다. 그 시간까지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면접을 진행한 면접관도 보통이 아니었죠.”

김태희(28) 씨는 그렇게 취업을 위한 심층면접을 통과했다.

“프랑스 기업에선 한국 대기업에서와 같은 집단 면접이 매우 드뭅니다. 개인 면접이기 때문에 면접관과의 ‘화학적 교감’이 중요합니다. 자신이 지원한 분야에 대한 열정을 짧은 시간 안에 잘 드러내야 해요.”

김씨는 4년 전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로 왔다. 외국어고에서 프랑스어를 전공했기에 예전부터 프랑스에서 공부를 계속하며 일도 하고 싶었다. 그는 로레알 본사에서 브랜드 로레알 파리(L’Oreal Paris) 아시아존 스킨케어 마케팅 인턴으로 반년 넘게 일했다. 이후 제일기획 프랑스지점에서 삼성전자 광고전략 업무를 6개월간 맡는 등 다양한 경력을 쌓았다.

최근에는 파리 고등정치대학(Sciences Po Paris)에서 마케팅 마스터 과정을 수석으로 마쳤다. 지난 7월 말 루이비통모엣헤네시(LVMH)그룹에서 크리스찬 디올 향수와 화장품 마케팅 인턴십을 마치고, 현재 정식 채용을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김씨는 해외 취업의 어려운 점으로 프랑스 사회의 ‘의외의 폐쇄성’을 꼽았다. 그는 “한국보다 프랑스에서 학벌을 더 따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프랑스 사회에서 학연주의는 ‘네트워킹’이라는 표현으로 포장돼 있다.

“프랑스에서는 학사학위 소지자와 석사학위 소지자의 지위가 천지 차이입니다. 한국에서 얻은 학부 학위만으로는 원하는 곳에 취업하기가 여간 어렵지 않아요. 인턴을 하다가 파리 고등정치대학에 들어간 것도 그 때문입니다. 제대로 된 해외 취업을 원한다면 자신이 일하려는 나라에서 조금이나마 교육을 받으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김씨는 “해외에서 일한다는 것이 멋지고 즐겁기만 한 것은 아니다”라며 섣부른 동경을 경계했다.

“해외 취업은 오히려 광야처럼 힘들고 끝없는 도전의 연속입니다. 그럼에도 요즘 같은 글로벌 시대에 한 번쯤은 도전해볼 만한 가치가 있지요. 막연한 동경은 버리되 두려워하지만 말고 일단 도전해보세요.”

파리=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프랑스 취업비자 안내
프랑스 내 글로벌 기업들은 취업자의 비자 문제를 신속하게 해결해준다. 보통 취업을 위한 인터뷰 단계에서부터 회사 소속 전문변호사가 비자 문제를 상담한다. 서류는 본인이 준비하지만 비자 신청에서부터 발급까지는 회사가 책임진다. 하지만 중소 규모의 현지 기업들은 외국인 고용절차가 복잡하다 보니 외국인 채용을 귀찮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취업자 스스로 외국인 직원 고용절차를 숙지할 필요가 있다.

체류증
체류증은 크게 1년 유효기간의 임시체류증과 10년 유효기간의 장기체류증으로 나뉜다. 각각 1년 혹은 10년마다 갱신해야 한다. 임시체류증에는 프랑스에서 유학 중인 외국인들에게 발급되는 학생체류증과 임금근로자에게 주어지는 근로자체류증이 있다. 학생체류증을 소지한 자는 법정연간노동시간의 60% 이내(964시간/년)에서 노동이 허가된다. 이를 초과하면 체류증이 철회된다. 근로자체류증은 프랑스 노동법에 규정된 조항에 합치하는 근로계약 권리자에게 주어진다. ‘능력과 재능 체류증(carte comp´etences et talents)’도 있다. 경제성장에 이바지하거나 국위선양에 기여하는 외국인에게 주어지는 체류증으로 지식인, 과학자, 문화인, 스포츠인 등이 해당한다. 3년 유효의 체류증이며 갱신할 수 있다.
장기체류증은 프랑스 내에서 지속적으로 3년 이상 거주한 사실을 입증했을 때 행정당국이 신청인의 생계능력, 정착 동기를 고려해 결정한다. 장기체류증을 받으면 체류자격은 인정되나 참정권은 부여되지 않는다. 하지만 취업과 의료보험 혜택 등에서는 프랑스 국민과 동등한 자격을 가진다.


워킹홀리데이비자(관광취업비자)
지난해 10월20일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필립 티에보 주한 프랑스대사가 ‘대한민국 정부와 프랑스공화국 정부 간의 취업관광사증에 관한 협정’에 서명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2009년부터 매년 2000명의 한국 청년들이 워킹홀리데이비자를 받고 프랑스를 방문할 수 있게 됐다. 프랑스 워킹홀리데이는 관광을 목적으로 최대 1년 프랑스에 체류할 수 있으며, 이에 필요한 경비를 충당하기 위한 현지 취업을 허용한다는 것이 골자.
만 18세 이상 30세 이하로 왕복 항공권(또는 그러한 항공권을 구입하기에 충분한 자금)과 초기 체재비용(약 2500유로, 약 400만원)을 소지한 자에 한해 프로그램 신청이 가능하다. 워킹홀리데이 비자는 비자발급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는 1년 기간의 복수비자로, 주한 프랑스대사관에서 신청하면 된다. 이 비자를 받으면 별도의 취업허가 없이 입국 후 바로 취업할 수 있으며 수시 입출국이 가능하다. 한국의 경우 워킹홀리데이 참가자에 대한 체재기간 연장 및 체류자격 변경을 허용하지 않는다. 프랑스도 원칙적으로 이를 허용하지 않으나 ‘능력과 재능 체류증’ 발급조건을 충족하는 자에 한해 체류기간 연장과 체류자격 변경을 허용한다.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주간동아 2009.08.25 700호 (p62~66)

  •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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