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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A.

실전투입 맞춤인재 상한가 능력이 대접받는 ‘기회의 땅’

실전투입 맞춤인재 상한가 능력이 대접받는 ‘기회의 땅’

실전투입 맞춤인재 상한가 능력이 대접받는 ‘기회의 땅’
미국 기업, 그중에서도 기술·디자인·예술·의학 등의 분야에서 전문직이나 ‘화이트칼라’ 직원으로 근무하는 한국인 가운데 상당수는 현지 유학을 통해 취업에 골인했다.

미국에선 직장 연수(Internship)가 취업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경우가 많은데, 유학생일 경우 관련 정보를 접할 기회가 많고 기업들 역시 학교가 이미 한번 선발한 이들이라는 점에서 유학생을 ‘검증된 인재’로 여기기 때문이다.

미국의 기업이나 기관들이 인정하는 전문자격증 취득을 통해 취업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때에도 일정 기간의 인턴십이나 ‘워킹 인터뷰’(일정 기간 회사에서 직원들과 일하면서 업무 역량을 평가하는 것)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인터뷰는 임원이나 상사뿐 아니라 지원한 팀에서 함께 일한 동료들까지도 지원자를 평가한다.

그만큼 미국 기업이 요구하는 인재상은 ‘잠재 능력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 ‘직무에 투입하면 곧바로 최대한의 능력을 발휘할 사람’이다. 미국 기업에 채용될 때 필요한 취업비자나 영주권을 신청하는 과정에는 시간과 비용이 발생한다. 이는 기업이 부담해야 한다.

미국에서 이직을 위해 헤드헌터들과 접촉한 경험이 있다는 그래픽 디자이너 정희현 씨는 “취업비자 취득을 위한 회사의 후원(Sponsorship)이 필요하다고 말하자 난감해하는 분위기였다”며 “기업의 비용 부담이 커지는 만큼 헤드헌터부터도 꺼리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정씨는 결국 혼자 발로 뛴 덕에 이직에 성공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인근의 심혈관 전문 의료기기 회사 ‘카디카(Cardica)’의 브라이언 노델 부사장은 “외국인 채용 과정이 기업이나 구직자 모두에게 고통스러운(painful) 경험이 될 수 있는 게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그러나 그는 “특히 기술 관련 회사에서는 직원 채용의 첫째 조건을 국적이 아닌 능력으로 삼는다”고 강조했다. 회사는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는 것이 아깝지 않을 만큼 능력이 뛰어나고 오랫동안 회사에 기여할 인재라는 확신을 갖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외국인 채용에 적극적인 직종은 IT가 대표적이다. ‘다양한 구성원의 참신한 아이디어’가 생명인 만큼 취업비자, 영주권 소지 여부를 따지지 않고 ‘오픈 투 올’(Open to All·모두에게 문호 개방) 정책을 쓰기 때문. 소비재 관련 업체나 생산 업종보다 현지 취업을 위한 H-1B비자도 쉽게 나오는 편이라고 미국 현지 유학생과 취업자들은 입을 모은다. ‘구글’ 신사업개발팀 매니저 김현유(미키 김) 씨는 “취업 인터뷰 과정에서도 ‘신분’ 문제는 전혀 고려하지 않아 인상적이었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실력”이라고 말했다.

미국 취업의 문은 좁다. 취업에 성공했더라도 어느 날 갑자기 쉽게 해고당할 수 있다거나, 인간적인 끈끈한 정 없이 ‘공식적인’ 관계만 유지하는 동료들과의 생활에 좌절할 수도 있다. 그러나 오로지 능력만으로 평가받으며, 세계 초일류 시장에서 일하는 경험을 누릴 수 있다는 점은 여전히 미국을 ‘기회의 땅’이게 한다.

“자유가 많은 만큼 책임도 커 긴장과 도전정신을 늦추지 않고 살고 있다”는 한국인들을 지난 6월 만났다. 미국 뉴욕, 샌프란시스코 인근 도시를 중심으로 다양한 업종에서 활약하는 이들은 취업 노하우와 ‘취업 그 후’에 대해 속속들이 들려줬다.

외국인에게 유리한 분야 철저히 사전조사 헤지펀드사 ‘엘링턴’ 애널리스트 김혜연

실전투입 맞춤인재 상한가 능력이 대접받는 ‘기회의 땅’
미국 동부 코네티컷주에 있는 모기지 헤지펀드회사 ‘엘링턴(Ellington)’에서 약 3년간 애널리스트로 근무해온 김혜연(30) 씨는 신용파생상품(Credit Derivative) 등을 관리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2대의 모니터를 하루 종일 띄워놓고 수시로 오르내리는 ‘숫자’를 째려보는 일이 지겨울 듯하지만, 인터넷으로 즐겨 보는 한국 TV 프로그램 ‘무한도전’ 출연진이 코믹한 포즈로 등장한 탁상 달력을 벗 삼아 점심시간에도 자리를 지킨다.

“회사 네트워크를 통해 온라인으로 인근 식당의 점심 메뉴를 주문할 수 있어 굳이 밖에 나갈 필요가 없거든요. 한국과 달리 미국에서는 이렇게 점심을 간단히 책상머리에서 해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연세대 인문학부를 졸업하고 한국 HSBC은행에서 약 1년간 근무한 김씨는 경제학을 체계적으로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에 유학을 결심했다. 그리고 뉴욕주립대 버팔로(SUNY-Buffalo)와 시카고대에서 각각 경제학과 금융수학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원래는 경제학으로 박사학위까지 취득할 요량이었지만 ‘궤도 수정’을 감행했다. 이왕이면 현지 취업에 유리한 공부를 하고 싶었기 때문.

“경제학으로 박사과정까지 마치려면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됐어요. 여유 있게 공부할 여건이 안 됐던 만큼 외국인으로서 취업에 유리한 학위를 중점적으로 찾아봤고, 금융 분야 중에서도 미국 학생들이 유리한 소프트한 영역보다는 수학 감각을 요구하는 정량적(quantitative)인 영역이 낫겠다고 판단했지요.”

김씨는 대학 시절부터 해외 취업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외국어고 출신인 데다 어려서부터 영어에 자신 있었기 때문. 외국 생활에 대한 호기심도 있었다. 그는 세계 금융의 중심인 뉴욕 월스트리트에서 일하려는 꿈을 가지고 유학을 결심하는 한국인들에게 되도록 ‘명문대’에 진학할 것을 추천했다.

“우리 회사만 해도 하버드대 등 아이비리그 출신이 절대 다수를 차지합니다. 미국 금융회사들의 명문대 출신 편애가 무척 심한 편이거든요. 그리고 아무래도 지리적으로 월가와 가까운 동부 쪽 학교에 진학하는 것이 취업 관련 정보를 수집하는 데 유리하고요.”

입사를 위한 인터뷰는 철저히 실무 중심으로 이뤄졌다. 직속 상사나 임원뿐 아니라 해당 팀의 팀원 전체를 일대일로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실제로 신용파생상품 등을 취급할 능력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특정 상품을 예로 들어 가격 책정 방법을 물어보고, 학교에서 배운 이론을 확인하는 식으로 철저히 검증하더군요.”

김씨는 7명의 임직원과 일일이 인터뷰한 뒤 마침내 합격 통보를 받았다. 이력서 제출부터 채용 통보를 받을 때까지 약 3개월이 소요됐다. 기다림은 길었지만 합격 후에는 취업비자 취득 문제를 회사가 나서서 전폭적으로 도와줬다. H-1B비자가 발효되기 전, 외국인 유학생이 전공 관련 회사에서 학생비자로 일할 수 있게 하는 OPT(Optional Practical Training) 기간이 만료되고 말았는데 법률적 문제를 검토한 뒤 그 기간 동안 미국이 아닌 한국에서 근무하도록 배려해주기도 했다.

김씨는 미국 회사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서바이벌 노하우’의 하나로 ‘자주, 그리고 정확하고 자세하게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것’을 강조했다.

“상사의 직함이 아닌 이름을 부르면서 미주알고주알 하고 싶은 말 다 하느라 바쁜 시간을 쓴다는 것이 저를 포함해, 한국 정서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쉬운 일이 아니죠. 하지만 미국인들은 자주 질문하고 내가 원하는 바와 의견을 자세히 설명하는 걸 선호한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미국에서는 ‘미국식’을 따라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죠.”

뉴욕=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산골소녀에서 뉴욕 ‘패션피플’로 우뚝 ‘캘빈클라인’ 언더웨어 디자이너 박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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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대표하는 유명 패션브랜드 ‘캘빈클라인’의 멘즈(men’s) 언더웨어팀에서 유일한 한국인 디자이너로 일하는 박경희(31) 씨는 패션의 중심 뉴욕에 입성하기까지 남다른 노력을 기울였다.

“경북 영천의 가난한 시골 마을에서 자랐습니다. 뉴욕의 화려한 패션계에서 일하리라고는 상상할 수 없는 환경이었지만, 지금껏 패션(fashion)에 대한 열정(passion)을 잃지 않고 한길을 걸어온 게 큰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박씨는 경북대 의류학과 재학 시절부터 크고 작은 패션디자인 관련 콘테스트에 6회 이상 참가하는 등 취업을 위한 ‘스펙’을 키운 덕에 무사히 서울 ‘입성’에 성공했다. 그리고 2001년부터 약 6년간 ㈜이랜드를 포함, 국내 언더웨어 전문 브랜드들에서 디자이너로 활동했다. “당시 프랑스 독일 일본 등으로 자주 출장을 다녔는데, 보고 듣는 게 늘어날수록 해외 유명 브랜드 본사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갈망도 커졌습니다. 해외 취업의 중간 단계로 유학부터 도전하기로 했지요.”

유학을 결심한 이후에는 야근, 주말 근무 등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일상을 쪼개 차근차근 준비해나가기 시작했다. 그 결과 뉴욕의 유명 패션스쿨 FIT의 패션머천다이징 매니지먼트 과정에 합격, 2006년 8월 난생처음으로 뉴욕 땅을 밟게 됐다. 박씨는 학교에서 지원하는 인턴십 제도를 활용한 것이 현지 취업의 꿈을 이루는 데 큰 발판이 됐다고 말했다.

“혼자 발로 뛰며 인턴십을 구하는 것보다 학교를 통하는 것이 합격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 인턴십을 통해 취업에 골인하는 사례가 많아 더욱 신경을 썼지요.”

그는 인턴십 담당자와의 미팅 때도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를 철저히 준비했다. 포트폴리오 역시 예술적인 능력을 보여주는 ‘크리에이티브 버전’, 기술적 능력을 검증하기 위한 ‘테크니컬 버전’으로 나눠 대표 작품들과 언론에 소개된 기사 등을 꼼꼼히 정리했다.

결국 3개의 유명 브랜드로부터 ‘러브콜’을 받았고 그는 캘빈클라인 언더웨어를 만드는 패션 대기업 ‘와나코’사를 선택했다. 캘빈클라인은 그가 평소 ‘꿈의 브랜드’로 동경하던 터. 인턴십 중 함께 일해보고 싶다는 제의를 받아 1년간 프리랜서로 근무한 뒤 2008년 마침내 정직원으로 채용됐다. 그는 한국인 특유의 성실성, 민첩성 등은 미국 회사에서도 돋보이는 장점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종종 주말 근무에 야근까지 하며 업체 미팅하랴, 선배들이 맡긴 잡일하랴 바쁜 한국 회사 분위기에 익숙해서인지 웬만한 일은 힘들지 않게 느껴졌어요. 멀티태스킹에 능하고 손재주가 뛰어난 것도 한국인만의 강점입니다.”

현재 박씨는 한국에서보다 2배 많은 연봉을 받고 있다. 미국 회사들이 주 40시간 근무를 철칙으로 하는 덕에 야근도 없고 그만큼 여유도 많아졌다. 그러나 마음의 긴장을 늦출 수는 없다.

“미국에서는 해고를 정말 쉽게 해요. 경제위기가 닥친 뒤로는 더욱 심해졌죠. 누구나 언제라도 해고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열심히 일하며 실력을 쌓지 않을 수 없습니다.”

미국 회사에서 근무한 지 이제 2년이 지났다. 지난 5월, 잠시 귀국해 모교인 경북대 후배들에게 뉴욕 현지 취업 경험담을 강의하기도 했고 취업 경험담을 책으로 내자는 제의도 받았다. 박씨는 “지금까지는 꿈을 이뤘다는 기쁨에 마냥 즐겁기만 했지만 조금씩 고민도 생겨나고 있다”고 털어놨다.

“제 꿈은 미국의 언더웨어 시장에서 ‘아시안 마켓 디자인 스페셜리스트’로 성장하는 거예요. 하지만 현지 취업한 한국분들이 어느 정도 직급이 올라가면 언어 문제, 문화 장벽에 부딪히게 될지도 모른다고 하더라고요. 저도 그 시기가 올 때 현명한 결정을 할 수 있도록 깊이 생각하고 착실하게 준비해나가려고 합니다.”

뉴욕=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10배 더 긴장해 자기관리, 명사 접촉도 활발” 뉴욕 ‘러시 필런스로픽 예술재단’ 조은영

실전투입 맞춤인재 상한가 능력이 대접받는 ‘기회의 땅’
조은영(29) 씨가 미국 힙합 음악계의 거장이자 뉴욕의 대표적인 셀레브리티로 꼽히는 러셀 시몬스를 만난 곳은 친구와 함께 간 자선행사장이었다. 당시 뉴욕대의 예술대학인 티시(Tisch)스쿨 공연예술 석사 과정을 밟던 조씨는 그를 보자마자 반가운 마음에 인사를 건넸다.

“흑인인 데다 빈민가 출신이라는 한계를 딛고 자수성가한 그분의 이야기가 담긴 책을 10번이나 읽었거든요. 만나서 영광이라고 인사를 건네니 학생이냐고 묻더라고요. 전공을 듣더니 ‘언제 우리 예술재단을 방문해달라’고 했습니다.”

조씨는 그 후 시몬스가 주최하는 또 다른 자선 경매행사에 초대받았다. 소문난 부자들, 유명인들이 참석한 경매를 지켜본 뒤 집에 돌아와 소감과 제안점을 담은 e메일을 보냈다.

“제안 내용이 마음에 들었는지 예술재단에서 일단 인턴으로 일해보라고 했습니다. 저희 아버지 역시 금융계에서 기금 조성(펀드레이징) 관련 일을 하시고, 어머니는 화가라 예술재단 일이 낯설지는 않았습니다.”

8개월의 인턴십이 끝난 뒤 2007년 10월, 드디어 시몬스가 운영하는 ‘러시 필런스로픽 예술재단(Rush Philanthropic Arts Foundation)’에 정식 직원으로 입사했다.

“미국에서는 적극적으로 사람들과 네트워킹하고 원하는 분야에서 주류(主流)로 통하는 사람들과 자주 어울릴 기회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영어를 잘하지 못한다고, 미국 문화에 익숙하지 않다고 미국인들과 어울리지 않고 위축되다 보면 절대로 좋은 기회를 만날 수 없어요.”

한양대 성악과 출신인 조씨는 부족하다고 생각했던 영어 실력을 보충하기 위해 유학을 준비하면서 ‘스파르타식’ 교육을 자처했다고 전했다.

“영어에 대한 ‘감’을 놓치지 않으려고 친구들도 되도록 만나지 않고 가족에게도 영어를 썼을 정도였어요. 미국 드라마를 반복해 보면서 생활영어는 물론 미국인들이 즐겨 쓰는 은어도 익혔지요. 한 번에 붙지 못하면 유학 보내주지 않겠다는 부모님 으름장에 더욱 이를 악물고 공부했습니다.”

서울 동부이촌동 집에서 압구정동의 유학 준비 학원을 오가는 시간이 아까워 학원 근처 고시원에서 생활하기도 했다. 독하게 공부한 끝에 GRE와 토플 등 유학에 필요한 시험 점수를 3개월 만에 확보했다. 이렇게 유학길에 올랐지만 수업을 따라가기가 쉽지는 않았다.

“특히 유려한 작문 솜씨를 요구하는 예술비평 과목이 문제였습니다. 유학을 포기해야 하나 고민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지만 같은 반 친구들의 도움으로 슬럼프를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교포로 오해받을 만큼 영어 구사능력이 일취월장했다는 평가를 듣는다는 그는 현재 5명의 미국 친구와 함께 만든 브랜드 컨설팅사 ‘비저너리 크리에티브 그룹(VCG)’에서 프로듀서로도 활동한다. 최근에는 루이비통, 불가리, 크리스찬 디올 등 명품 브랜드의 의뢰로 아시아 국가들에서 사용될 잡지광고 비주얼을 만들었고 해외 유명 뮤지션의 공연도 기획하고 있다. 예술재단 역시 명사들과 접촉할 일이 많은 사업의 특성상 업무에도 도움이 될 수 있겠다고 판단, 별도로 일하는 것을 용인해줬다.

“모델이 될 유명인사 섭외에서부터 그 스타와 ‘궁합’이 잘 맞는 스타일리스트, 메이크업 아티스트, 촬영 콘셉트까지 정합니다. 샤를리즈 테론과 스위스 시계 브랜드 ‘레이먼드 웨일’ 광고 촬영을 진행하기도 하고, 캐서린 제타 존스를 이탈리아의 고급 주얼리 브랜드 ‘디 모돌로’에 활용하기도 했죠.”

그는 174cm의 훤칠한 키에 돋보이는 미모를 갖췄음에도 “한국에서보다 10배쯤 더 긴장하며 자기 관리에 충실하려 애쓴다”고 말했다.

“미국, 그중에서도 뉴욕에서 성공하려면 실력이나 지적 능력은 물론, 외모까지 완벽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특히 제가 일하는 분야에서는 피부, 머릿결, 패션에 이르기까지 완벽한 ‘룩’을 갖춘 사람에게 더 많은 기회가 찾아오는 것 같아요.”

뉴욕=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영어실력보다 사람과 동물 사랑이 먼저” ‘아든우드’ 동물병원 수의사 박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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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선배들에게서 미국 현지 취업에 대한 정보를 많이 들었습니다. 미국에서 수의사 면허를 따기 위해 준비해야 하는 영어시험, 수의사 국가고시, 미국 내 대학에서의 실습, 미국 주(州)별 시험 등의 과정이 까마득하게 느껴졌지만 넓은 세계에서 새로운 경험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마음을 굳게 먹었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프레몬트의 ‘아든우드(Ardenwood)’ 동물병원에서 근무하는 수의사 박지영(31) 씨는 서울대 수의학과 재학 시절, 방학 중 틈틈이 미국 수의사 시험을 준비했다. 처음에는 ‘내 영어실력으론 힘들 것’이라고 생각해 도전할 엄두도 내지 못했지만 한 선배가 운영하는 로스앤젤레스 인근 동물병원에서 미국 수의사들의 생활을 간접 체험하고 현지 취업한 선배들을 만나 얘기를 들으면서 도전의지를 다졌다.

6년 과정의 수의학 학부 과정을 졸업한 뒤 2006년 드디어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그해 겨울 코넬대 수의학과에서 한 달간 실습생(extern)으로 근무했고, 이후 학교 인근의 동물병원 3곳에서 1년간 실습하며 경험을 쌓았다.

미국 수의사 자격증을 따려면 미국의 수의대 4학년생들과 1년간 현장실습을 하거나 이를 대체할 시험을 봐야 한다. 이론도 중요하지만 현장 경험이 더 필요하다고 판단한 박씨는 실습을 택한 것이다. 그리고 2008년 7월, 드디어 미국 수의사 자격증을 손에 넣었다. 정식 수의사로서의 첫 직장은 애리조나주의 한 동물 병원.

“애완용 강아지, 고양이 같은 소(小)동물과 소, 말 같은 대(大)동물을 모두 다루는 병원에서 근무하며 경험을 쌓고 싶었는데, 마침 이런 조건을 갖춘 곳에서 구인 공고를 냈기에 지원했습니다.”

6개월간 근무하며 자리를 잡으려던 찰나, 결혼과 함께 지난 1월 캘리포니아주로 이사 오게 됐다. 남편이 다니는 학교가 있는 팔로알토 인근 병원을 찾아보던 중 아든우드 동물병원을 알게 됐다. 원장은 이틀간 병원에서 일하며 능력을 평가하는 현장 인터뷰(working interview)를 요구했다. 수의사로서의 능력뿐 아니라 고객과 동물에 대한 상담 및 진료 태도도 평가하겠다는 의미였다. 박씨는 이 과정을 무사히 통과하고 지난 2월부터 출근을 시작했다. 박씨가 꼽은 최대의 스트레스는 역시 영어.

“직업 특성상 말을 많이 해야 하는데 고객들이 내 영어를 잘 알아듣는지 걱정됐어요. 그러나 대부분은 의사의 발음이나 언어 구사력보다는 사랑하는 반려동물의 병을 얼마나 잘 고칠 수 있는지를 더 중시하더군요. 경험과 함께 신뢰도 쌓을 수 있었습니다.”

22년 전 아든우드 동물병원을 연 테드 루 원장은 “수의사에게 중요한 것은 언어구사 능력보다 사람과 동물에 대한 애티튜드(attitude)”라고 강조했다. 그는 “박씨가 친절함과 세심함을 ‘무기’로 하고 있어 고객들의 평가가 아주 좋다”고 추켜세웠다.

박씨가 꼽는 해외 취업의 장점은 ‘보스와의 수평적 관계’. 고용주라고 ‘시키는 대로 하라’고 은근히 압력을 넣거나 권위를 부리지 않아 대등한 관계에서 일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그는 “미국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며 경쟁력을 키워나가겠다는 결심이 없었다면 중간에 포기했을지 모른다”고 털어놨다. 그만큼 뚜렷한 목표를 가진 다음에 해외 취업에 도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 일단은 병원에서 더 많은 경험을 쌓고 싶다는 박씨는 앞으로의 포부 중 하나로 동물침술 전문의 자격증 취득을 꼽았다.

“동양인으로서 차별점을 갖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수의사로서 경쟁력을 키워 당당히 경쟁하겠다는 뜻이 더 큽니다. 새로운 도전을 통해 더 큰 전문성을 쌓고 싶습니다.”

프레몬트=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엔지니어도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필수” 의료기기회사 ‘카디카’ 엔지니어 박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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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인터뷰 과정이 참 흥미로웠어요. 후보자 2명을 남겨두고 프로젝트 하나를 준 뒤 대화를 통해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라는 것이었죠.

대학원에서 같이 수업을 들은 미국인과 최종에 올랐는데 결국 제가 합격했습니다. 상대방의 의견을 경청하려 애쓴 저와 달리 그 친구는 자기 의견만 강조해 낮은 점수를 받았어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자동차로 30분 정도 떨어진 레드우드시티. 이곳에 자리한 심혈관 전문 의료기기 회사 ‘카디카(Cardica)’에서 R·D 엔지니어로 일하는 박진훈(30) 씨는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와 미국 스탠퍼드대 기계공학과 석사과정을 마친 후 2007년 5월 이 회사에 입사했다.

대부분의 공대 유학생이 교수가 되겠다는 포부 하나로, ‘막연히’ 박사과정까지 진학하는 데 비해 그는 석사학위만 받고 취업했다. “제가 관심 있는 분야에는 따로 박사과정이 없을뿐더러, 관정장학재단으로부터 이미 장학금을 받은 상태라 박사과정을 통해 실험실 일을 하며 학비를 충당해야 할 필요가 없었거든요. 목표가 뚜렷했던 만큼 망설일 필요도 없었습니다.”

그가 현지 취업을 결심한 가장 큰 이유는 국내엔 의료기기 개발 전문회사가 많지 않아 꿈을 펼칠 기회가 적었기 때문. 엔지니어에 대한 처우도 미국이 훨씬 나았다. 12년 전 창립한 카디카는 직원 수 50여 명의 중소기업이다. 그럼에도 국내 대기업은 물론 미국 대기업 수준 못지않은 연봉을 주며 엔지니어들에게 자유로운 연구 환경을 제공한다는 게 박씨의 설명. 그는 이례적으로 외국인 취업비자 H-1B가 아닌 영주권을 받고 회사에 입사했다.

“H-1B비자는 해마다 할당량이 있어 할당량이 떨어지기 전에 모든 신청 절차를 진행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 회사가 이전에 외국인을 고용한 사례가 없다 보니 관련 정보가 많지 않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제가 직접 나서서 비자 관련 진행사항을 귀띔해줬는데 회사는 변호사와 상의 끝에 취업비자 대신 영주권을 곧바로 내주겠다고 했습니다.”

박씨를 선발한 브라이언 노델 부사장은 “회사에서 일일이 점검하기 힘든 비자 관련 제반 사항을 지원자가 나서서 알아봐주고, 관련 정보를 업데이트해줘 큰 도움이 됐을 뿐 아니라 그런 적극적인 태도에 좋은 인상을 받았다”고 전했다. 박씨가 의료기기 분야에 관심을 갖고 유학까지 결심한 것은 스탠퍼드대에 교환교수로 다녀온 뒤 의료공학 관련 수업을 개설한 한 서울대 은사에게 영향받은 바 크다.

“수업 내용도 흥미로웠고 앞으로 개발 여지가 많은 분야라고 생각해 호기심이 커졌습니다. 또 2000년 서울대에서 주최한 제1회 모의 벤처 경영대회에서 ‘캡슐형 내시경’을 주제로 대상을 받으면서 본격적으로 이 학문을 연구해보자고 마음먹었습니다.”

그는 이러한 수상 실적을 인정받아 2005년 교육인적자원부가 선정하는 ‘21세기를 이끌 우수인재’로 선발되기도 했다.

마케팅이나 홍보 영역보다 언어의 장벽이 낮고, 수학 감각이 잘 발달한 이들에게 유리한 분야라 미국에서 엔지니어로 활동하는 한국인 수가 적지 않다. 그러나 박씨는 “일단 회사에 입사하기로 결심했다면 ‘혼자 말없이 고뇌하는 지식인’ 이미지로는 살아남기 힘들다”고 말했다. 카디카가 최종 면접에서 지원자끼리 대화로 문제를 해결할 것을 요구한 이유도 스트레스가 심한 상황에서 팀워크를 살려 원활히 커뮤니케이션하는 능력을 평가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인터뷰 때 “이 회사의 아시아 본부나 한국지사가 설립되면 지사장으로 부임하고 싶다”고 말해 좋은 점수를 받았다는 박씨는 “외국인 고용에 따른 회사 측의 부담이 적지 않은 만큼 ‘투자’ 대비 ‘효용’에 대한 확신을 주는 것이 좋다”며 “회사와 함께 ‘롱런’하겠다는 의지와 야심찬 포부를 강력히 어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레드우드시티=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네트워킹’ 통한 기회 창출이 관건” ‘오그든 코스타 크리에이티브 그룹’ 그래픽디자이너 정희현

실전투입 맞춤인재 상한가 능력이 대접받는 ‘기회의 땅’
2005년 뉴욕의 프랫(Pratt)대학에서 커뮤니케이션 · 패키지 디자인 석사학위를 받고 곧바로 디자인회사 ‘MZ 버거 · 컴퍼니’에 입사할 무렵만 해도 현지 취업의 어려움을 크게 느끼지 못했다. 온라인으로 이력서를 제출하고 몇 번의 인터뷰를 거친 다음 ‘덜커덕’ 채용통지서를 받았기 때문.

그래픽디자이너 정희현(30) 씨는 라이선스 브랜드 제품들의 디자인부터 생산까지 전 과정을 도맡아 하는 이 디자인회사에서 3년 동안 그래픽디자인, 패키지디자인 및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영역을 경험했다.

“결혼 후 남편의 진학 문제 때문에 샌프란시스코 인근 지역으로 이주하면서 어려움이 생겼어요. 3년이면 어느 정도 경력도 쌓았고 변화도 필요한 시점이라 이직하기 좋은 때라고 생각했는데, 하필 경제위기가 미국을 덮쳐 구인하려는 회사가 크게 줄었거든요.”

인터뷰 기회만 노심초사 기다린 지 6개월째. ‘앉아만 있으면 안 되겠다’ 싶어 결국 발로 뛰기로 결심했다. “평소 부끄러움을 많이 타고 남의 말에 상처도 잘 받는 성격인데, 정말 큰 용기를 낸 셈이죠. 구인을 하는 회사는 물론이고 평소 가고 싶었던 회사 담당자들과 통화하고 직접 찾아가 제 포트폴리오와 이력서를 부지런히 전달했습니다.”

실망과 기대를 반복하며 기다리던 차, 샌프란시스코 외곽 도시 플레즌턴의 디자인회사 ‘오그든 코스타 크리에이티브 그룹(Ogden Costa Creative Group)’에서 반가운 전화를 받았다. “포트폴리오로 본 작품들이 모두 마음에 든다. 일단 2주간 일해보지 않겠느냐”는 제안이었다.

막상 첫 출근을 해보니 또 다른 지원자가 있었다. 둘을 비교해본 뒤 한 명만 선발하겠다는 요량이었다. 둘만의 경쟁에서 당당히 승리한 정씨는 지난 4월 이 회사에 입사해 AT·T, 디즈니, 시스코 등의 고객사들과 작업해왔다. 한동대에서 그래픽디자인과 산업디자인을 전공한 정씨는 서울에서도 그래픽디자이너로 활동한 경험이 있다. 대학 졸업 후 서울의 한 호텔에 입사해 홍보 브로슈어와 포스터, 초청장 등을 만드는 일을 했다.

“한국에서의 직장생활과 비교해볼 때 일 자체만 놓고 보면 차이가 별로 없는 것 같아요. 하지만 미국 회사 직원들은 사생활 얘기나 잡담을 거의 하지 않죠. 처음엔 어색했지만 오히려 인간관계와 관련된 스트레스도 덜 받고 퇴근 후 자유시간이 늘어 좋아요.”

해고의 공포를 늘 안고 살아야 한다는 점은 큰 단점 중 하나. 해고 결정 당일에 짐을 싸서 떠나라는 통보를 받고 당황해하는 동료들의 ‘마지막 모습’도 심심치 않게 목격했다. 그래픽디자이너로 현지 취업을 꿈꾸는 한국인들이 염두에 둬야 할 점은 뭘까. 정씨는 가장 먼저 ‘네트워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업계에서는 사람 뽑을 일이 있으면 헤드헌터를 찾거나 구인 공고문을 올리기 전에 직원들에게서 추천받는 경우가 많거든요. 전 직장에서는 직원의 추천을 통해 입사한 사람이 3개월 이상 재직하면 추천자에게 500달러를 인센트브로 주기도 했어요. 디자인 관련 커뮤니티에서 주최하는 이벤트나 사교모임에 부지런히 참가하고, 많은 사람과 어울리는 것이 ‘만약의’ 상황과 ‘기회’에 대비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플레즌턴 =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겸손하게 자랑하는 기술을 익혀라!” ‘구글’ 신사업개발팀 김현유

실전투입 맞춤인재 상한가 능력이 대접받는 ‘기회의 땅’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의 구글 본사. 스무 채도 넘는 나지막한 건물이 띄엄띄엄 흩어진 광경이 마치 대학 캠퍼스를 연상케 했다.

아니나 다를까, ‘구글 캠퍼스’라고도 불리는 이곳에서는 애완견을 데리고 여유롭게 사무실로 들어서거나 소파가 있는 라운지에서 내 집 안방에서처럼 편안한 자세로 컴퓨터 모니터를 쳐다보는 사람들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구글’은 미국에서도 ‘신의 직장’으로 불린다. 지난 5월 경제전문지 ‘포천’은 설문조사 결과 이 회사가 3년 연속 ‘미국의 비즈니스스쿨 경영학석사(MBA)과정 재학생들이 가장 취업하고 싶어 하는 직장’으로 꼽혔다고 보도했다.

UC버클리의 MBA과정을 마치고 2008년 구글에 입사한 김현유(미키 김·33) 씨 역시 유학을 결심할 때부터 ‘구글 입성’을 목표 1순위로 삼았다. 김씨는 특히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UC버클리 MBA과정 내 ‘테크 클럽’ 회장을 맡아 활동한 것이 꿈을 이루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각 기업 담당자들에게도 인지도가 높은 이 클럽은 회원 수가 한 학년 학생의 절반인 120여 명에 달한다.

“학교가 유명 IT 회사들의 본사가 자리한 실리콘밸리와 가까워 직접 회사 관계자를 초청해 취업설명회를 듣기도 하고, 특별강좌를 열기도 합니다. 그렇게 회사들과 자주 접촉하다 보니 각 회사의 정보도 얻고 네트워크도 쌓을 수 있었습니다.”

미국의 IT 기업에 취업하려는 한국인들에게 김씨가 강조하는 첫 번째 당부는 입사를 원하는 회사는 물론 동종업계 경쟁사와 그 신제품까지 꿰는 정보력을 갖추라는 것. 그는 “구글의 입사 면접 중에도 ‘우리 회사 제품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이 뭐냐’고 물어본 뒤 그 제품과 관련해 전략적 제휴를 맺는다면 어떤 회사와 왜, 어떻게 맺고 싶으냐고 묻는 질문이 많았다”며 “전략적인 판단력뿐 아니라 업계에 대한 정보력을 평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한 IT 업계에는 컴퓨터나 첨단 기기에 푹 빠진 이들을 일컫는 ‘테크노 기크(Techno-Geek)’가 유난히 많다. 김씨는 “동료 모두가 휴대전화, 노트북 등 IT 관련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곧바로 구입하고 함께 모여 제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고 전했다. 그만큼 IT 관련 신제품과 최신 뉴스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가 많다는 뜻이다.

연세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삼성전자에 입사, 약 4년 반 동안 이스라엘 휴대전화 시장을 담당한 그는 MBA 재학 중 구글에서 인턴십을 하고 난 뒤 곧바로 인터뷰 제의를 받았다. 면접은 신사업개발팀원들과의 일대일 인터뷰로 치러졌다. 다른 회사로부터 이미 입사 제의를 받은 상태여서 이를 ‘무기’로 인터뷰에 걸리는 시간을 단축했다. 그리고 약 한 달 만에 같은 학교 MBA과정 학생 중 처음으로 입사가 확정됐다.

‘IT 트렌드의 첨병’ 격인 한국 출신이라 유리한 점은 없을까.

“한국 시장의 트렌드 변화 속도가 남다른 만큼 회사 측에서도 한국 관련 정보를 더 많이 얻고 싶어 합니다. 한국 업체와 파트너십을 맺는 프로젝트는 제게 많이 맡기는 편인데, 저로서도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지요.”

이제 구글 직원, ‘구글러’가 된 지 1년째. 한국의 회사생활과 비교해볼 때 해외 취업의 장단점은 뚜렷하다.

“특히 구글에서는 예기치 않은 업무가 쏟아지거나 잡일에 시달리는 일이 거의 없어요. 회의나 사적인 모임도 미리 온라인으로 약속하니 ‘예측 가능한 삶’을 살 수 있지요. 연봉도 높은 편이고요. 대신 동료들과 끈끈한 정을 쌓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가 속한 신사업개발팀은 회사의 미래 성장동력을 구상하고 신사업과 관련된 전략적 제휴를 추진하는 부서로 회사내에서 핵심 조직으로 통한다. ‘엘리트 집단’에서 일하며 느낀 미국에서 직장인으로 성공하기 위한 노하우 중 하나는 ‘겸손하게 자랑(show-off)하는 기술’을 익히는 것. “내가 한 일을 누가 저절로 알아주겠거니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미국에서는 자기가 한 일, 아는 것을 끊임없이 알리는 등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해야 살아남습니다.”

마운틴뷰=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창의력, 적극성, ‘소통의 힘’을 기억하라!” ‘구글’ 통계학자 박미영

실전투입 맞춤인재 상한가 능력이 대접받는 ‘기회의 땅’
서울대 통계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스탠퍼드대 통계학과 박사과정을 마친 박미영(30) 씨는 졸업 후부터 현재까지 약 3년간 ‘구글’ 본사의 통계학자로 근무하고 있다.

각종 데이터를 분석하고, 신사업에 도움이 될 만한 통계 정보를 제공하는 박씨는 박사 과정 시절 3개월간 이 회사에서 인턴십을 경험한 것이 입사를 결심하는 데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인턴십은 회사가 개인의 능력을 평가하는 도구이기도 하지만, 개인도 자기에게 맞는 회사인지 시험해보는 기회로 쓸 수 있습니다. 저 역시 인턴십 때의 좋은 경험을 잊지 못해 지원을 결심했습니다.”

회사가 학교와 가까운 곳에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었다. 유학생활을 통해 학교 주변에 익숙해진 만큼 또 다른 환경에서 좌충우돌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

“실제로 미국 내에서도 동부에서 공부한 사람은 동부 쪽 회사에, 서부에서 공부한 사람은 서부 쪽 회사에 둥지를 트는 사례가 많아요. 현지 취업 목적으로 유학을 떠난다면 이 점도 염두에 두는 게 좋을 듯합니다.”

구글은 출퇴근이 자유롭고 직원들에게 많은 재량권을 주는 대표적인 회사다. 일주일에 한 번은 재택근무를 할 수도 있다. 물론 이러한 분위기가 반갑기만 한 것은 아니다. 자유에 대한 ‘결과’를 확실히 보여줘야 하기 때문이다.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차별받는 일은 없을까. 그는 오히려 유리할 수 있다고 했다.

“여러 나라의 인터넷 문화를 진화·확장시키는 것이 구글의 목표인 만큼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이들의 경험을 존중하는 분위기입니다.”

외국인 취업비자인 H-1B 역시 회사의 지원에 힘입어 비교적 수월하게 받을 수 있었다. ‘미국 시민권자 또는 영주권 소지자만 지원 가능’ 등으로 취업 자격에 제한을 두는 다수의 다른 미국 기업과 달리 국적에 상관없이 문호를 개방하는 ‘오픈 투 올’정책을 쓰고 있기 때문.

지원한 팀의 팀원들과 한 명씩 돌아가며 하루 종일 얘기를 나누는 입사 인터뷰에서는 특정 프로젝트를 주고 다양한 상황에 맞춰 시뮬레이션을 하라는 질문도 있었다. 입사 후 박씨 역시 인터뷰어로서 이런 질문을 즐겨 낸다.

“침착하게 문제에 접근하는 자세, 배경지식, 팀워크에 적합한 성격 등을 평가하기 위해서죠. 인재를 뽑는 조건은 한국과 미국이 큰 차이가 없는 것 같습니다. 성실하고 일 잘하고, 성격 좋은 사람은 어디서나 빛을 발할 수 있습니다.”

실리콘밸리 기업 입사를 희망하는 이들이 염두에 둬야 할 두 가지 덕목은 창의성과 적극성. 또한 박씨는 “자신의 의사를 자유롭게 소통하는 ‘오픈 커뮤니케이션’ 능력도 잊지 말 것”을 당부했다.

마운틴뷰=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미국 취업비자 안내
미국은 이민비자 및 비(非)이민비자를 각각의 목적에 맞게 세분해놓고 있다. 이 중 미국 취업을 희망하는 사람들이 활용할 수 있는 것은 이민비자 중의 취업이민(EB)비자와 비이민비자 중 취업(H)비자 등이다. 비이민비자 중 O비자 또한 자격이 까다롭긴 하지만 취업 희망자에게 활용될 수 있다.

취업이민(EB)
고용을 근거로 이민하는 경우에 해당한다. 우선 미국 고용주로부터 채용 제의(Job Offer)를 받아야 하며, 제의받은 업무와 기존의 직장 경력, 학교에서의 전공이 일치해야 한다. 또한 고용주가 미국 시민이나 미국 영주권자 중에서 적합한 직원을 구하지 못할 때만 신청이 받아들여진다. EB 비자는 종사 분야에 따라 EB-1(특별한 재능), EB-2(고학력 전문가), EB-3(전문가 및 비숙련직 종사자), EB-4(성직자 등 특수이민) 네 가지로 세분된다.
취업(H)비자
미국 정부는 적합한 자국민 인력을 구하지 못할 경우 외국인을 고용할 능력을 입증한 기업에 한해 외국인 고용을 허가한다. H 비자는 H-1(전문직), H-2(단순직), H-3(직업연수)로 나뉜다. H-2는 농촌 지역 취업자나 매표원, 청소부 같은 단순노무직 종사자에게, H-3은 미국에 본사가 있는 다국적 회사가 한국지사 직원을 잠시 미국에서 연수시키고자 할 때 발급되므로 진정한 미국 취업을 할 수 있는 비자로 보긴 어렵다.
H-1B비자
학사 이상의 고학력자들이 주로 사용하는 비자로, 단기 취업자 및 연수생 신분의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비자다. 미국 국토안보부 산하 이민통계국에 따르면 2008년 현재 미국에는 총 110만1938명의 단기취업자와 연수생이 있는데, 이 중 40만9619명이 H-1B비자를 갖고 있다. 채용 제의를 받은 피고용인의 업무가 본인의 학력이나 경력과 일치해야 하며, 취업기간은 3년으로 최대 6년까지 연장할 수 있다. 미국 정부는 연간 6만5000개의 H-1B비자 할당량을 두고 있다(단, 석사 이상 학력 소지자를 위한 별도의 2만 개의 할당량이 있음).
O-1비자
취업과 관련해 H비자를 받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 발급하는 비자로 주로 과학자, 예술가, 체육인, 연예인, 최고 주방장 등 특별한 재능이나 업적을 가진 사람에게 발급된다. 패션 디자이너와 같은 직종도 예술가로 분류돼 O-1비자를 발급받을 수 있다.
OPT
‘Optional Practical Training’의 약자로 미국에서 정규 학위를 마친 유학생들에게 전공과 관련된 분야에서 실습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발급되는 1년 한도의 비자다. 그러나 지난해 관련 규정이 다소 바뀌어 OPT를 발급받은 지 90일 이내에 고용주를 구하지 못하면 OPT가 중단된다.
강지남 기자 layra@donga.com


입력 2009-08-19 15:20:00

  •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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