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00

2009.08.25

청년들이여, 해외취업 문 두드려라!

심각한 청년실업 돌파구 기대 … “한국인 프로의식 최고” 현지 기업도 능력 인정

  • 정진영 한국산업인력공단 해외취업국장 jy314@hrdkorea.or.kr

    입력2009-08-19 15: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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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년들이여, 해외취업 문 두드려라!
    현재 세계경제는 2008년 하반기에 발생한 미국발(發) 금융위기의 충격으로부터 다소 회복해 최악의 경기침체 국면에선 어느 정도 벗어난 형국이다. 그러나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은 보호무역주의 확대로 정책을 전환하면서 자국민 고용시장 우선 보호, 외국인 노동력 도입 억제 등을 가속화하고 있다.

    국내로 눈을 돌려봐도 취업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고용 없는 성장’이 날로 심각해지며 고용 불안, 비정규직 양산 등 취업시장의 사정이 갈수록 열악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88만원 세대’로 상징되는 청년실업의 현주소는 우리 젊은이들의 미래를 암담하게 한다.

    이처럼 나라 안팎으로 취업 가능성이 낮아지고 있다고 해서, 우리 청년들이 실의에 빠져서는 안 된다. 정부 또한 청년실업을 불가피한 현실로 받아들이며 미래의 성장엔진으로 활약할 젊은이들의 취업 문제를 수수방관해서는 안 된다.

    우리 청년들이 해외 기업들에서 근무하면서 그간 쌓아올린 우수한 평가는 세계적인 경기불황이 닥쳤다고 해서 사라지지는 않는다. 우리 청년들은 해외 현지 기업들로부터 인재의 좌우 날개라고 할 업무 능력과 인성(人性) 부문 모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 해외 취업 현장 가까이에서 직접 보고 들은 격찬 몇 가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아랍에미리트연합국의 글로벌 항공사 에미레이트항공에는 90여 개국 7000여 명의 항공승무원이 근무한다. 이 중 한국인 승무원은 300~400명으로 호주, 영국 출신 다음으로 많다. 이 항공사의 인사채용 담당자 멜리사는 “한국 승무원들은 직무 분야에 전문성을 가지고 있을뿐더러 친절하고 따뜻한 태도로 고객들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최선을 다해 매우 인상적”이라고 호평했다.



    캐나다 앨버타주 에드먼트에 소재한 미용업체 센트릭스 헤어(Centrix-Hair)는 최근 세계기능올림픽대회 은메달리스트 등 우수한 한국인 미용사 3명을 채용했다. 이 회사 고용주는 “ 이들 한국인 직원이 기존 캐나다 직원들의 미용기술과 스타일을 모두 바꿔버렸다”면서 “고객들 또한 한국인 미용사만 찾는다”고 놀라워했다.

    미국의 대형 한인 유통업체 H-Mart의 정원상 인사담당 이사도 “한국 출신 근로자가 필리핀이나 멕시코 출신, 심지어 미국 현지인보다 훨씬 높은 성실성과 직무충실도를 보여 매년 한국을 방문해 직원을 채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회 일각에서는 우수 청년인재의 해외 취업을 이른바 ‘두뇌유출’이라 보고, 국내 중소기업의 구인난을 더욱 가속화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그러나 이는 기우에 지나지 않는다.

    우선 청년 해외취업 중 상당수가 3년 미만의 ‘단기 취업’에 머물기 때문이다. 이 같은 해외취업은 항구적 인적 자원의 유출이라고 할 ‘취업이민’으로 연계될 가능성은 극히 적다. 통상 취업이민은 학력, 경력, 취업직종, 소득수준 등의 항목에서 높은 수준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설령 일부 청년이 취업이민을 해 해외에 정착한다 해도 요즘 같은 세계화시대에는 이들을 지구촌의 한국 맨파워이자 핵심 한인 네트워크로 보는 것이 더 맞다. 더욱이 청년들이 희망하는 해외 진출 분야는 주로 전문직, 서비스직으로 국내에서 극심한 구인난을 겪는 중소제조업 분야와는 중복되지 않는다.

    따라서 한국 청년들의 해외 도약은 개인적으로는 글로벌 문화 체험, 영어 등 외국어 능력 향상, 선진기술 습득 등 세계인으로서의 역량을 배양하는 기회로 여겨야 한다. 국가적으로는 수출주도형 경제체제를 가진 우리의 국가경쟁력을 더욱 높이고, 고질적인 국내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하는 돌파구 구실을 할 것이다.

    그러나 해외 취업은 준비된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기회다. 해외 취업이 국내 취업보다 많은 정보와 구체적인 청사진을 요구하는 까다로운 프로젝트이기 때문이다. 끝으로 해외 취업을 꿈꾸는 청년들이 명심해야 할 해외 취업 10계명을 소개한다. 두루 참고하길 바란다.

    반드시 기억해야 할 해외 취업 10계명

    첫째, 내게 유리한 국가와 직종을 찾아라.
    전 세계 많은 일자리가 젊은이들의 도전을 기다리고 있고, 이를 놓고 세계 젊은이들이 치열하게 경쟁한다. 갈팡질팡하지 말고 자신의 관심 국가와 직종을 결정하는 것이 해외 취업의 첫걸음이다.


    둘째, 직장 연수(internship)를 통해 정규직을 잡아라.
    해외 현지기업에서 인턴사원으로 근무하면 정규직 전환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인턴십 기간이 경력으로 인정되기도 한다.


    셋째, 반드시 취업비자를 받아라.
    일단 관광비자로 출국한 뒤 취업비자를 신청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관광비자로 취업하는 것은 어느 나라에서든 불법이다.


    넷째, 해외 취업은 장기전이다.
    국내에서 해외 취업을 준비할 경우 입사지원서를 쓰고 면접을 거쳐 근로계약을 맺은 뒤, 취업비자를 받고 출국하기까지 최소 3개월에서 최대 3년이 걸린다. 성급하게 생각하는 것은 금물이다.


    다섯째, 전문기관에서 꾸준하게 상담을 받아라.
    한국산업인력공단 같은 공신력 있는 기관이나 헤드헌터와 수시로 상담하며 업계 동향이나 취업 정보를 얻는 것이 큰 경쟁력이 된다. 상담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분야나 경력 관리에 대한 조언도 받을 수 있다.


    여섯째, 근무할 기업의 담당자와 직접 상담을 하라.
    취업 확정 통보를 받으면 근무할 나라와 기업에 대한 정보를 미리 알아보고 직접 기업 담당자와 e메일 등으로 연락을 취해 기업 위치, 생활 조건 등을 알아보도록 한다.


    일곱째, 능력 이상의 높은 임금은 일단 의심하라.
    전문적인 지식·기술이나 경력이 적은데도 능력 이상의 연봉과 혜택을 보장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실제로는 낮은 연봉을 받으며 열악한 근무환경에서 단순 업무를 하는 일자리일 수도 있다.


    여덟째, 업무나 부서 전환의 기회는 없다.
    일단 아무 자리나 취업에 성공한 뒤 현지에서 원하는 분야로 바꾸겠다는 생각은 버려라. 처음부터 관심 분야를 선택해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홉째, 선금만 요구하는 알선업체를 조심하라.
    최근 선금만 받고 사라지는 알선업체의 사기가 늘고 있다. 정보 제공, 구인업체 소개 등을 명목으로 선금을 요구하는 곳은 유의한다.


    열째, 노동부에 등록된 업체를 이용하라.
    믿을 수 있는 알선업체를 찾는 가장 안정적인 방법은 노동부 워크넷(www.work.go.kr)이나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등록된 국외 유료 직업소개소를 이용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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