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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 김지은의 Art & the City

사람들이 벗었다, 예술이 되었다

앤서니 곰리의 ‘Domain Field’ & 스펜서 튜닉의 ‘NewcastleGateshead’

사람들이 벗었다, 예술이 되었다

사람들이 벗었다, 예술이 되었다

스펜서 튜닉 (Spencer Tunick), ‘NewcastleGateshead’, 2005, Courtesy of Hales Gallery, London. 앤서니 곰리 (Anthony Gormley), ‘Domain Field’, 2003, Colin Davison.

쇠락하는 대영제국의 상징이던 뉴캐슬의 발틱 제분소가 발틱 현대미술관으로 거듭나 세계 현대미술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는 소식을 지난주에 전해드렸지요? 그런데 제가 특히 발틱 현대미술관에 깊은 인상을 받은 이유는 밖으로 뉴캐슬의 새로운 변화를 지속적으로 알리는 동시에 안으로는 지역 주민들을 예술의 현장으로 끌어들여 예술도시의 주인이라는 자긍심을 심어주고자 노력한다는 것 때문입니다.

오늘은 발틱 현대미술관의 가장 성공적인 전시로 꼽히는 두 가지 전시를 소개할까 합니다. 그중 하나는 앤서니 곰리(1950~)의 ‘Domain Field’(2003)입니다. 작가는 지역주민 중 2세부터 85세 사이의 지원자를 모집해 일단 옷을 벗게 했어요. 그런 다음 몸을 랩으로 싸고 회반죽을 발라 석고틀을 떠냈죠. 그리고 사람이 빠져나간 석고틀에 막대 모양의 얇은 강철봉을 하나하나 용접해 넣어 인체상을 완성했습니다.

이 과정은 유리문을 통해 미술관을 찾은 모든 사람에게 공개돼 작업의 시작부터 화제가 됐어요. 2003년 5월 전시회 오프닝을 찾은 사람들의 행렬이 밀레니엄 브리지까지 이어졌을 만큼 성황을 이뤘죠. 뼈만 남은 군상은 실제 사람들의 제스처를 그대로 간직한 채 유리문을 통해 들어오는 햇빛에 빛나며, 뉴캐슬 사람들의 ‘삶의 응고물’로 관객을 사로잡았습니다.

그런가 하면 집단 누드사진으로 유명한 스펜서 튜닉(1967~)의 ‘Newcastle Gateshead’(2005)도 화제를 모았습니다. 작가는 발틱 현대미술관 바로 오른쪽에 있는 게이츠헤드음악센터 앞과 밀레니엄브리지 위에 1700명의 지원자를 세웠는데요. 누드모델이 아닌 학생, 경비원, 우편배달원, 회계사, 주부, 시의회 의원 등 일반인이 참여했습니다.

2005년 7월 동이 트기 직전 촬영을 끝낸 뒤 스펜서 튜닉은 “뉴캐슬을 흐르는 타인 강의 물결처럼, 거리와 다리를 가득 메운 사람의 물결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어마어마한 집단 속에서 개인의 누드는 작가가 설정한 공간을 채우는 재료에 지나지 않죠. 따라서 작품의 초점은 누드가 아닌 누드가 공공장소에서 불러일으키는 정치, 사회, 문화적 현상과 해석에 맞춰집니다.

작품 촬영 때마다 촬영 장소가 이슈가 되는 이유는 바로 이러한 맥락 때문인데요. 덕분에 뉴캐슬은 한동안 누드캐슬(Nudecaslte)로 불리며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발틱 현대미술관의 두 전시는 뉴캐슬인 지역민의 참여를 독려하며 예술도시에 사는 사람들로서의 자긍심을 드높인 탁월한 기획으로 많은 미술관에게 영감을 주고 있습니다.

New Exhibition
사람들이 벗었다, 예술이 되었다

지구를 인터뷰하다展

지구를 인터뷰하다展 카메라 렌즈를 통해 본 기후변화의 모습. 개인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과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방법, 관객의 실천을 촉구하는 메시지 등을 전달한다. 참여 작가는 주명덕, 정주하, 게르트 루트비히, 야니스 콘토스 등/ 8월23일까지/ 대림미술관/ 02-720-0667

프로젝트 대기중 000展 청소년들이 아티스트들과 함께 전시의 전 과정을 체험하는 프로그램으로 대안공간 루프와 서울청소년문화교류센터 미지가 공동 주최한다. 올해는 ‘금기, 그 선을 넘어서!’라는 주제 아래 제레미 나이덱(호주), 산드라 유라 리(미국), 리사 타거슨(스웨덴), 젯사다 땅뜨라꾼웡(태국) 등 해외 작가가 대거 참여한다/ 8월24일까지/ 덕원갤러리/ 02-723-7771


주간동아 2009.08.25 700호 (p111~111)

  • 김지은 MBC 아나운서·‘예술가의 방’ 저자 artattack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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