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00

2009.08.25

섹스 판타지의 두 얼굴

  • 한지엽비뇨기과 원장

    입력2009-08-19 11: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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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섹스 판타지의 두 얼굴
    영화 ‘아내가 결혼했다’에서 여주인공 주인아(손예진 분)는 남자들에겐 최고의 판타지이자 꿈속의 여인이다. 남편의 판타지인 ‘밤샘 오럴’까지 해주면서도 자신의 성적 판타지는 “자기랑 하는 거”라고 말하는 무지무지 착한 여자다.

    남자든 여자든 저마다의 성적 판타지를 갖고 있다. 영화에서 노덕훈(김주혁 분)이 밤샘 오럴에 대한 환상을 말하듯이 남성에게 성의 공상은 결코 상영될 수 없는 수준의 ‘포르노’와도 같다. 시시때때로 비의도적으로 연출되는 이 공상은 윤리와 도덕의 잣대로 포용될 수 없는 야함과 변태, 유치함의 극치를 이루는 것이 보통이다.

    섹스 판타지는 결혼생활 내내 단편일률적인 섹스 체위로 지루해질 수밖에 없는 성생활에 활력을 불어넣고 새로운 시도에 따른 기쁨과 만족을 가져다준다. 섹스란 둘이 하나가 되어 만들어내는 모험이자 신선한 아이디어가 살아 숨쉬는 놀이다. 섹스 판타지를 잘 활용한다면 좀더 개방적이고 열정적인 성생활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한마디로 본능적 상상과 현실을 최대한 접근시킴으로써 성생활에 다양한 컬러를 입힐 수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부정적인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 사회적 지탄을 받는 관음증이나 스와핑, 원조교제, 성범죄 등이 대부분 뒤틀린 섹스 판타지에서 출발한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 섹스 판타지는 그 운용 방법과 생각의 차이에 따라 풍부한 색채감을 품을 수도 있지만, 사회의 근간인 도덕성을 뒤흔들고 인간성을 파괴하는 근본원인이 될 수도 있음을 간과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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