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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IONAL SECURITY

6·15선언, 10·4선언 폐기 임박?

대북정책 주도 부처 “비핵·개방·3000 구상 실현 위해”

6·15선언, 10·4선언 폐기 임박?

6·15선언, 10·4선언 폐기 임박?

이명박 정부에서 대북정책을 다루는 핵심 부서가 2000년 김대중-김정일 1차 남북정상회담과 2007년 노무현-김정일 2차 남북정상회담에서 나온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을 폐기하려고 해 귀추가 주목된다.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을 주도하는 핵심 부처에서 2000년 1차 남북정상회담에서 나온 6·15 공동선언과 2007년 2차 남북정상회담에서 나온 10·4선언을 폐기해야 한다는 결정이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이 부처 관계자는 “6·15선언과 10·4선언은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옭아매는 부분이 너무 많고, 우리 헌법이 규정한 바 없는 연방제 통일을 인정하고 있어 폐기해야 한다는 판단이 내려졌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조직에서는 두 선언이 담고 있는 문제점에 대한 정밀 분석을 끝냈다. 문제는 이 판단을 대통령에게 어떻게 보고해 승인을 받느냐는 것이다. 6·15선언과 10·4선언을 유지하면 우리는 북한에 ‘퍼주기’를 계속할 수밖에 없고, 북핵 폐기는 점점 더 힘들어진다. 또 한국 사회의 남남갈등이 격화될 것이 분명하기에 우리는 대통령에게 두 선언의 폐기를 건의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지는 그의 설명이다.

“10·4선언에는 6·15선언을 한 6월15일을 경축일로 하는 방안을 강구하자는 내용이 있는데, 이는 한반도 문제를 6·15체제로 묶어놓으려는 것이다. 6·15체제는 북한에 전적으로 유리하다. 이 선언에는 ‘통일 문제를 우리 민족끼리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 해결하자’는 내용이 있는데, ‘우리 민족끼리’와 ‘자주’는 주한미군 철수와 한미동맹을 해체하기 위해 북한이 상투적으로 써온 말이다. 6·15선언에서 이러한 약속을 해준 탓에 북한은 ‘우리 민족끼리’와 ‘자주’는 달성된 것으로 보고, 노동신문을 통해 ‘이제는 조선민족 대 미국으로 대결구도가 전환됐다’고 주장한다.”

남북문제 해결 중대 분수령

이 관계자는 두 선언의 폐지를 검토하게 된 계기에 대해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 로드맵인 ‘비핵·개방·3000 구상’을 적극적으로 이행하기 위해서”라고 강조했다. 이 구상은 북한이 완전하게 핵을 폐기하고 개방을 하면 한국은 북한의 1인당 국민소득이 3000달러가 되도록 지원해주겠다는 것.

“10·4선언에 나온 남북합의를 과제별로 정리하면 45개인데, 이 가운데 경협 분야의 과제가 19개로 가장 많다. 다른 분야의 과제는 추상적으로 정리돼 있으나 경협 분야 과제만은 구체적으로 돼 있다. 이것 때문에 10·4선언을 이행하면 언제나 대북 퍼주기라는 비판이 인다. 그런데 10·4선언은 북핵 문제에 대해서는 ‘핵문제 해결을 위해 6자회담, 9·19 공동성명과 2·13합의가 순조롭게 이행되도록 공동으로 노력한다’는 내용만 담고 있다.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북한은 노력만 하고, 우리는 북한에 대해 경제지원을 해야 하는 것이 이 선언이 안고 있는 맹점이다. 이런 상황에선 비핵·개방·3000 구상을 실현할 수가 없으므로 이 선언은 폐기해야 한다.”

그는 두 선언을 폐기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로 서해 NLL(북방한계선)에서의 남북 해군 충돌을 들었다. “지난 1월30일 북한은 남북기본합의서에 실려 있는 서해 해상경계선 조항을 폐기한다고 선언했다. 북한이 이 선언을 한 것은 10·4선언이 NLL에 공동어로구역과 평화수역을 설정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수역을 설정하기로 한 것은 북한에게 NLL을 인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근거를 제공한다. 따라서 이 선언이 살아 있으면 매년 NLL에서의 해상 충돌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6·15선언과 10·4선언에 대해서는 ‘60년 분단역사에서 우리 민족이 해낸 가장 큰 사건’ 또는 ‘한국 사회를 분열시키고 북한 정권을 연명시킨 최악의 합의’로 평가가 크게 엇갈려왔다. 이러한 때 대북정책을 결정짓는 핵심 부서에서 두 선언 폐기를 결정한 것은 남북문제 해결에 중대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입력 2009-08-19 11:28:00

  • 이정훈 동아일보 출판국 전문기자 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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