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92

2009.06.30

‘악마의 벙커’가 입 벌린 시네콕힐스 골프클럽

  • 노수성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cool@golfdigest.co.kr

    입력2009-06-25 14: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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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네콕힐스 골프클럽(파70, 6781야드)은 미국 골프장의 역사와 같이한다고 할 수 있다. 미국 최초의 18홀 코스이자 미국골프협회(USGA)의 창립을 가능하게 한 5개 클럽 중 하나이고, 미국 최초의 법인 골프클럽이기 때문이다. 또 최초로 클럽하우스를 갖춘 곳이기도 하다.

    뉴욕시에서 동쪽으로 160km 떨어진 롱아일랜드 반도 끝, 사우스햄프턴의 피코닉베이에 자리잡은 이 코스는 1890년 가을에 문을 열었다. 개장 당시에는 클럽하우스도 없는 12홀 코스였다. 이듬해에 18홀 코스로 확장했고, 다시 1년 뒤 메디슨스퀘어가든을 설계한 스탠포트 화이트의 솜씨로 클럽하우스를 지어 올렸다. USGA 창립 2년 뒤인 1896년에는 제2회 US오픈과 제2회 US아마추어대회가 열리기도 했다.

    현재와 비슷한 모습을 갖춘 것은 1931년으로, 설계는 윌리엄 플린이 맡았다. 바닷바람이 가장 큰 어려움으로 작용하며, 해양풍이 만들어낸 구릉 지역에 페어웨이를 조성해 언줄레이션(코스의 높고 낮은 기복 또는 굴곡)이 심하고 워터해저드(코스 안에 연못, 호수 따위의 물이 있는 장애 지역)가 없는 대신 수많은 벙커가 곳곳에서 입을 벌리고 있다.

    시네콕힐스에서는 1896년에 이어 86년, 95년 그리고 2004년에 내셔널 타이틀인 US오픈이 열렸으며 세계 정상급 선수들의 세밀한 기량을 테스트하는 최고의 무대가 됐다. 잭 니클라우스와 타이거 우즈도 이 코스의 깊은 러프 때문에 곤경에 빠졌다. 니클라우스는 1986년 열린 US오픈 1라운드 10번홀에서 티샷을 오른쪽 러프로 날려 보냈는데 결국 볼을 찾지 못했다.

    그는 “내가 골프 대회에서 친 볼이 분실구가 된 또 다른 경우는 1959년 브리티시아마추어밖에 없다”고 했다. 우즈도 러프에서 혹독한 경험을 했다. 아마추어 자격으로 1995년 US오픈에 참가한 그는 3번홀의 1번 아이언샷이 훅이 되면서 볼을 페어웨이 왼쪽의 무성한 러프로 보냈다. 우즈는 러프에서 웨지로 탈출을 시도했지만 왼쪽 손목이 삐끗했고 결국 3개 홀을 더 플레이한 뒤 기권하고 말았다.



    역대 우승자들의 스코어도 어려운 테스트 무대임을 보여준다. 1986년에는 레이먼드 플로이드가 1언더파, 95년엔 코리 페이빈이 이븐파, 2004년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레티프 구센이 4언더파로 우승했다. 시네콕힐스는 ‘골프 다이제스트’의 2009~2010년 ‘미국 100대 코스’에서 3위를 차지했다. 1위는 오거스타내셔널, 2위는 파인밸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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