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84

2009.05.05

사랑하기 좋은 계절의 연가

뮤지컬 ‘김종욱 찾기:시즌4’

  • 조용신 뮤지컬 평론가 yongshiny@hotmail.com

    입력2009-04-29 16: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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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하기 좋은 계절의 연가

    단 3명의 배우가 객석과 함께 연출해내는 로맨틱 코미디 ‘김종욱 찾기’ 시즌4.

    2006년 6월2일 개막 이후 800여 회를 공연하면서 공연계의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한 뮤지컬 ‘김종욱 찾기’가 시즌4로 새옷을 갈아입었다. 뮤지컬계에서 시즌이란 연출가 또는 배우 구성이 바뀌면서 그 시기에 맞는 트렌드를 반영해 만드는 재공연을 가리킨다.

    ‘환상 속의 그대’를 찾기보다는 ‘지금 곁에 있는 사람에게 충실하라’는, 로맨틱 코미디의 전형과도 같은 현실적인 메시지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공감대를 이끌어내기 좋은 이야깃거리다. 자신의 첫사랑 김종욱과 재회하기를 원하지만 사실은 그에 대한 환상이 깨질까 두려워하는 여주인공의 이야기는 변함이 없다.

    김종욱과 ‘첫사랑 찾기 주식회사’를 운영하는 남자 주인공의 아슬아슬한 1인2역 캐릭터 전환이 주는 재미도 여전하며, 매 장면 수많은 역할로 변신하며 객석에 웃음폭탄을 투하하는 멀티맨의 감초 연기도 건재하다. 일본에서 주로 활동해온 박동하와 ‘대장금’ 등에 출연해온 최보영은 깔끔한 외모에 자연스러운 연기를 선보이며 새롭게 합류했다. ‘사춘기’와 ‘신의 아그네스’ 같은 묵직한 작품에서 호연을 펼쳤던 전미도 역시 이 작품을 통해 새로운 모습을 선보인다.

    초연(시즌1) 당시에는 김달중 연출가가, 시즌2에는 이 작품을 쓴 장유정 작가가 연출을 맡았고, 이번 시즌4에는 김동연 연출가가 투입돼 공연 전반에 많은 변신을 시도한다.

    3명의 배우만으로 시청각적 즐거움을 선사하는 이 작품은 객석과의 호흡이 돋보이는 소극장 로맨틱 코미디의 기본 틀을 유지하고 있다. 초연 당시의 연극적이고도 미니멀한 세트를 카툰 콘셉트의 부분접이식 패널로 교체하고, 최근 공연계의 핫이슈인 영상투사 기법을 사용해 공간의 확장을 시도했다.



    이를 통해 작은 무대임에도 택시, 인도, 공항 등 공간의 변화가 입체적으로 드러나면서 세련된 느낌을 준다. 대사와 음악도 때로는 속도감 있게, 때론 세밀하게 정리돼 작품 후반부까지 여주인공이 마음속에 숨겨놓은 감정선이 적절한 타이밍에서 드러나게 한다.

    연애와 사랑의 공식이 유쾌한 선율 속에 담긴 ‘김종욱 찾기’는 사랑을 찾았거나, 그렇지 못해 불안해하는 사람 모두에게 한 번쯤은 먼 곳이 아닌 가까운 곳을 돌아보게 하는 감성적인 뮤지컬이다(5월31일까지, 대학로 예술마당, 02-501-78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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