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84

2009.05.05

뉴질랜드 싱그런 초원 담은 몬타나 소비뇽 블랑

  • 조정용 ㈜비노킴즈 대표·고려대 강사

    입력2009-04-29 16: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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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질랜드 싱그런 초원 담은 몬타나 소비뇽 블랑
    프랑스 와인에는 프랑스의 역사와 전통이 깃든 인문학적 문화가 녹아 있지만, 신생국의 것은 다르다. 대표적 와인 신대륙인 뉴질랜드 와인에는 역사 대신 자연이 녹아 있다.

    알다시피 뉴질랜드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한다. 자연의 원초성이 지구에서 가장 잘 보존돼 있다. 뉴질랜드라는 나라의 개성은 이러한 자연에서 나오는데, 한 예로 ‘키-위-’ 하고 운다는 키위새는 뉴질랜드에만 살아 결국 국조가 됐고, 뉴질랜드 사람을 키위라 부른다. 특이한 동식물 군락을 잉태한 지리학적 위치는 와인의 개성도 강하게 만들었다. 오늘날 수많은 와인 가운데 뉴질랜드 와인만큼 확실한 이미지를 지닌 것도 없다. 한마디로 특유의 신맛이 활기를 띠는 와인이다. 풋사과의 싱그러움이 묻어난다. 소스라치게 놀랄 투명한 산도, 이것이 뉴질랜드 와인의 특성이다.

    뉴질랜드 와인의 역사는 우리의 산업화 역사처럼 일천하지만 성과는 괄목할 만하다. 청운의 꿈을 품고 달려온 이민자들이 약 30년 전부터 불모지라 할 수 있는 땅을 개간했다. 몬타나 양조장은 선각자에 속한다. 뉴질랜드 소비뇽 블랑의 우수성을 만방에 알린 클라우디 베이 양조장도 몬타나의 뒤를 따랐다. 몬타나가 말보로에 터전을 잡고 소비뇽 블랑을 키워낸 지 만 30년이 됐다.

    데뷔 빈티지가 1979년으로 뉴질랜드에서는 예외적인 일이다. 안주를 특별히 준비하지 않아도 된다. 몬타나 소비뇽 블랑을 그냥 차갑게만 대령해도 씹히는 듯한 산미가 기분을 상쾌하게 만든다. 일조량이 많고, 밤이 서늘해서 일교차가 크며, 가을비가 별로 없고, 배수가 용이한 충적토에 자리잡은 몬타나를 비롯한 여러 양조장에서 생산하는 뉴질랜드 와인은 날지 못하는 키위새를 대신해 전 세계를 날아다니며 애호가를 찾는다. 수입 페르노리카 코리아, 소비자 가격 3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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