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71

2009.01.27

사고뭉치 펭귄, 年 해외매출 3000억원 대박 행진

  • 한창완 세종대 만화애니메이션학과 교수 htank@sejong.ac.kr

    입력2009-01-29 16: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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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고뭉치 펭귄, 年 해외매출 3000억원 대박 행진
    국내 애니메이션 캐릭터의 인지도는 지상파 방송사의 방영 시간에 큰 영향을 받는다. KBS, MBC, SBS 등 방송 3사의 평일 오후 시간대에 주 1회 이상, 한 번에 20분 넘게 방영돼야 인지도가 높아진다. 이런 과정을 거친 뒤 캐릭터 상품의 라이선스 계약을 맺는 게 보통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시도되지 않았던 채널, 시간대, 러닝타임 등의 실험적인 시도에도 대성공을 거둔 캐릭터가 있다. 바로 뽀로로다. 뽀로로는 비행사가 되고 싶어서 비행모자와 고글을 쓰고 다니는 ‘뽀롱뽀롱’ 숲 속 마을의 호기심 많은 펭귄. EBS라는 상대적으로 지명도가 떨어지는 채널에서 5분 분량씩 오전에 방영됐지만 미취학 아동들 사이에서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고, 짧은 시간 안에 캐릭터 지명도를 쌓아 연간 해외매출이 3000억원(2007년 현재)에 이른다.

    펭귄은 이전에도 애니메이션 캐릭터로 많이 활용됐다. 짧은 팔과 다리 덕분에 보는 이에게 귀여운 인상을 주고, 동선이 짧아 애니메이션으로 연출하기에도 쉽기 때문이다. 아카데미상을 받은 뮤지컬 ‘해피피트’, 남극 펭귄의 서핑모험 이야기를 담은 ‘서핑업’, 펭귄 캐릭터가 나오는 디즈니 작품 ‘마다가스카’ 등 펭귄이 등장하는 애니메이션은 적지 않다. 한때 심형래 씨가 펭귄 캐릭터로 분장해 출연한 개그 프로그램이 큰 인기를 모으기도 했다.

    뽀로로는 이런 다양한 펭귄 중에서 가장 귀여운 디자인으로 평가받는다. 귀엽고 장난기 넘치는 사고뭉치 캐릭터로 취학 전 아동의 눈높이에 딱 맞는다는 분석이다. 재미있는 의성어 ‘뽀로로’를 이름으로 정한 것도 호감도를 높이는 요인이다. 뽀로로는 명확한 관객층 선정과 그에 맞춘 디자인 발상으로 실질적인 성과를 얻은 캐릭터 개발의 모범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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