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52

2008.09.09

무난하려면 한우나 과일 조금 튀려면 와인 어때요

주는 사람 형편 따라, 받는 사람 취향 따라 ‘추석 선물 고르는 법’

  • 이원룡 현대백화점 홍보팀 대리 vd1199@empal.com

    입력2008-09-01 13: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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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난하려면 한우나 과일 조금 튀려면 와인 어때요

    실속 있는 추석 선물로 꼽히는 와인, 홍삼, 과일 등.

    여름휴가 시즌이 끝나기 무섭게 추석이 코앞이다. 올해는 3일의 짧은 추석연휴 때문에 고향에 계신 부모님을 찾아뵙거나 친척어른에게 인사드릴 시간적 여유가 적다. 연휴 계획을 미리 생각해두고 선물 준비도 서두르면 연휴 직전의 혼잡함을 피할 수 있다.

    올 추석은 지난해보다 열흘 정도 빠르다. 덕분에 사과 배 송이버섯 호두 잣 등 주요 선물품목 공급이 원활하지 않을 전망이다. 가격도 10∼20% 올랐고, 국내산 송이버섯의 경우 추석 하루, 이틀 전이 돼야 첫 상품을 만나볼 수 있다. 반면 한우 갈비나 정육세트는 산지 가격하락으로 지난해보다 5%가량 가격이 낮아졌다.

    선물 품목을 고르기 위해서는 선물 대상과 가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아울러 요즘 인기 있는 상품이 무엇인지 트렌드도 알아두면 좋다. 특히 선물 받는 대상을 고려해 선물을 마련한다면 받는 사람이나 주는 사람 모두에게 뜻 깊은 일이 될 것이다.

    중저가 선물로는 한과, 화과자, 멸치, 김 등 적당

    무난하려면 한우나 과일 조금 튀려면 와인 어때요

    백화점의 선물세트 코너.

    부모나 친척들에게는 전통적으로 인기가 높은 한우, 과일, 수산물, 건과, 건강식품 등의 선물이 무난하다. 쓰임새도 다양하고 고급스러운 느낌도 전달하기 때문이다. 예산을 좀더 낮춘다면 한과, 화과자, 멸치, 김 등의 선물세트가 적당하다. 3만∼5만원으로 부담이 덜하다.



    한우 선물세트는 로스용 등심, 찜용 갈비, 국거리용 등으로 구성된 혼합세트의 쓰임새가 많다. 한우 선물세트는 20만원대가 일반적이지만 백화점에서도 10만원 안팎의 실속형 선물세트를 선보이고 있어 선택 폭이 넓다.

    과일은 유기농 등 친환경 인증을 받은 상품 비중이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유기농 사과나 배는 4∼5년 전 처음 등장해 해마다 품목이 한두 개씩 늘어나 지금은 전체 선물세트에서 절반가량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빛을 투과시켜 과일 당도를 확인하는 비파괴검사가 일반화됐다. 비파괴검사로 선별된 과일은 일반 과일보다 가격은 다소 비싸지만 당도가 높고 균일하다. 백화점들은 일반 과일보다 당도가 1∼2brix 높은 배 12brix 이상, 사과 15brix 이상, 머스크멜론 15brix 이상 제품들로 명품과일 세트를 준비하고 있다.

    건강식품 중에는 홍삼이 단연 최고 인기다. 먹기 좋게 캡슐이나 절편 등으로 가공한 제품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대중적인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표고버섯이나 멸치 등 말린 식품은 오래 보관할 수 있고, 각종 음식의 맛을 내는 밑재료로 사용할 수 있어 쓰임새가 많다. 표고버섯은 무늬에 따라 등급이 있다. 선물용으로는 버섯갓 부분의 60% 이상이 거북 등 모양인 화문을 띠고 있는 백화고와 50% 이상의 화문을 가진 흑화고, 그 다음인 동고가 많이 쓰인다.

    직장 동료나 직원 선물을 고를 때는 상대방에게 직접 전달할지, 배송에 맡길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만약 사무실에서 전달할 계획이라면 부피가 작고 가벼운 품목이 좋다. 비타민이나 꿀 등 건강보조식품이 무난하고 여성에겐 화장품 세트, 남성에겐 넥타이·지갑 등도 고려해볼 만하다. 추석과 같은 명절의 경우 다른 데 들어가는 돈이 많다. 따라서 간단하고 부담 없는 선물로 정성을 표현할 수 있을 정도에 의미를 둬야 한다.

    가까운 이웃에게는 받는 처지에서 부담이 적은 양말이나 스카프 등이 좋다. 한 번에 여러 개를 구입하면 주변 사람들에게 고르게 선물할 수 있다. 일본 화과자나 호두과자, 월병 등 아기자기한 선물도 저렴하면서 이색적인 선물로 제격이다.

    대상을 가리지 않고 요즘 뜨는 선물로는 와인을 꼽을 수 있다. 와인은 2007년 추석 시즌에 2006년 매출의 2배가 증가했을 만큼 큰 인기를 얻고 있다. 2000년대 이후 프렌치 패러독스(포도주를 즐기는 프랑스인이 다른 유럽국가보다 혈관질환에 적게 걸린다는 연구 결과)가 널리 알려지고, 웰빙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건강에 좋다는 인식 때문에 와인을 찾는 고객이 계속 늘고 있다. 여전히 프랑스 와인의 선호도가 가장 높지만 최근에는 칠레 호주 미국 아르헨티나 등 신대륙 와인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가격대는 4만∼8만원대가 일반적이다. 전통주나 양주는 와인의 인기에 밀려 주목을 덜 받고 있지만 감와인 등 한국인의 입맛에 맞춰 개발된 제품들도 있으니 눈여겨볼 만하다.

    배송 원한다면 9월9~12일은 피해야

    선물만으로 허전한 은사님에게는 감사의 마음을 카드에 적어 함께 포장하면 더 따뜻한 선물이 된다. 선물 구입 전 카드를 마련해놓으면 나중에 포장을 다시 하는 불편을 덜 수 있다. 와인, 양주 등 주류는 카드 봉투와 노끈을 준비해 병에 직접 묶는 방법도 있다.

    선물해야 할 사람이 많지만 일정이 바쁜 사람이라면 백화점 등에서 선물상담 서비스를 이용할 것을 권한다. 상품에 대한 다양한 정보는 물론, 개인의 기호를 고려해 적당한 선물을 추천받을 수 있다. 선물배송 서비스나 택배를 이용할 계획이라면 추석 직전은 피하는 게 좋다. 추석 직전엔 선물 배송이 포화상태에 이르러 제때 배송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는 9월9~12일에 배송이 집중될 전망이다. 가능하면 이 기간을 피해야 좀더 여유롭게 선물 준비를 마칠 수 있다.

    선물은 잘하면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 모두에게 즐거운 것이 되지만 잘하지 못하면 주지 않은 것만 못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가격보다 정성스런 마음의 표현이다. 정성스런 선물 준비를 통해 평소 고마웠던 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사랑을 나누는 추석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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