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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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들 땀과 눈물, 작품이 달라 보이네

  • 호경윤 아트인컬처 수석기자·계원예대 강사

    입력2008-07-07 16: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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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가들 땀과 눈물, 작품이 달라 보이네

    유현미 ‘still life-듣기’(2008)

    여름방학 시즌이 돌아왔다. 올해도 어김없이 아이들의 방학 숙제로 전시관람권을 제출하기 위해 인사동으로 향할 계획이라면 정말 말리고 싶다.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싸구려 기념품가게와 대관 화랑이 득실거리는 곳보다는 제대로 된 ‘미술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곳이 낫지 않겠는가?

    서울 근교인 안산의 경기도미술관에서 다채로운 체험프로그램이 동반된 기획전이 열린다. 그동안 저학년 위주의 유치찬란한 교육용 전시, 혹은 진품인지 명품인지 모르면서 유명 화가의 이름만 내세우는 블록버스터 전시에 질린 관람객에게는 더욱 반가울 듯하다.

    ‘창작 해부학’전은 미술계 현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15명의 작가를 모아 그들의 작품뿐 아니라 작업 과정까지 소개한다. 설치작가 유현미의 경우, 실제 공간을 붓으로 칠하고 그것을 다시 사진으로 찍어내는 작업을 거쳐 제작하는데 이번 전시에서는 그 실제 공간이 작품과 함께 미술관에 설치된다. 회화작가 홍경택은 작품의 모티프가 되었던 장면을 새로운 시각물로 설치하는 작업을 통해 작품의 형성 과정을 보여준다. 영상설치 작가인 박준범은 전시 기간에 작업실을 전시실로 옮겨놓고 상주하면서 작품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고 작품을 만드는 일련의 과정을 관람객들에게 여과 없이 보여줄 예정이라고 한다.

    그 밖에도 제작 과정의 중간 단계인 미완성의 스케치나 에피소드를 담은 자료들이 함께 전시된다. 즉, 작품의 진행 및 아이디어 전개 과정을 작품과는 또 다른 형태의 시각 구성물로 정리해 작품과 함께 전시함으로써 작품의 탄생 과정과 존재 이유를 감각적으로 ‘해부’하는 것이다.

    미술관 교육 기능 관람객 눈높이 맞추기



    화가들 땀과 눈물, 작품이 달라 보이네

    홍경택 ‘PLUR-DMSR’(2005)

    사실 이러한 접근법은 지난해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올해의 작가-정연두’전에서 사진 속의 배경을 전시장에 재현했던 것과 유사한데, 당시 관객들의 높은 호응도를 돌이켜보더라도 이번 전시는 미술관의 교육 기능에 충실한 기획이 아닌가 싶다. “그동안 작품 이해에 도움을 주었던 것이 전시 설명글이나 도슨트의 안내였다면, 이번 전시는 제작의 해부학적 단면을 그대로 드러내는 방식을 통해 관람객으로 하여금 새로운 이야기를 구성해내도록 유도한다. 관람객은 이러한 감상법을 통해 작품을 더 적극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획 의도처럼, 이번 전시는 어려운 현대미술을 관객의 눈높이에 맞춰 쉽게 다가설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또한 미술관에서는 관람객들이 ‘창작 해부학’전을 좀더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참여 프로그램을 마련한다. 미술관 홈페이지를 통해 참여를 신청한 관람객들을 대상으로 참여 작가들이 들려주는 작품과 예술 강좌 ‘아트 토크(Art Talk)’, 박준범 작가의 새 영상작품에 직접 출연해 창작과정을 경험해보는 ‘아트 플레이(Art Play)’, 전시 현장에 예술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남기는 ‘아트 메모(Art Memo)’ 등의 프로그램이 운영될 예정이다. 전시는 7월19일부터 9월15일까지 열린다. 문의 경기도미술관, 031-481-7007~9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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