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42

2008.07.01

끝내주는 백사장 “여름 대환영”

서해 삽시도

  • 글 · 사진 양영훈

    입력2008-06-25 13:2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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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끝내주는 백사장 “여름 대환영”

    밤섬해수욕장 모래벌판에서 캐낸 조개를 들어 보이는 주민.

    삽시도는 충남 보령시 대천항에서 13km쯤 떨어진 섬이다. 면적이 3.78km2에 해안선 길이는 11km에 불과하지만, 충청남도에서는 안면도와 원산도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섬이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영락없이 화살을 잰 활 모양으로 생긴 삽시도는 실제 면적보다 훨씬 넓어 보인다. 술뚱선착장(윗마을 선착장)이 자리한 웃말(윗마을) 일대에 넓은 논밭이 펼쳐져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폐업했지만,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큰 규모의 염전도 있었다. 마을이 세 곳뿐인 삽시도의 중심지나 다름없는 웃말에는 초등학교, 발전소, 보건소, 경찰초소 등 공공기관과 교회, 식당, 민박집, 슈퍼마켓 등이 몰려 있다. 자그마한 섬의 어촌치고는 규모가 크고 번잡하다.

    삽시도에는 해수욕장도 거멀너머, 진너머(집 너머), 밤섬 세 곳이 있다. 그중 웃말의 서쪽 해안에 자리한 거멀너머해수욕장은 처음 본 사람들은 감탄사를 먼저 터뜨릴 정도로 자연미가 빼어나다. 약 1.5km의 백사장을 따라 아름드리 해송이 울창한 숲을 이루고, 해수욕장 근처 언덕에는 해당화를 비롯한 야생화가 철 따라 피고 진다. 고운 모래가 깔린 백사장은 경사가 완만해서 썰물 때는 광활한 모래벌판이 드러난다. 바닷물은 동해바다 못지않게 맑다. 물속에 잠긴 모래결과 돌멩이 하나까지 들여다보일 만큼 깨끗하다.

    거멀너머해수욕장 남쪽에 불쑥 튀어나온 갯바위 지대를 통과하면 금세 진너머해수욕장이 나타난다. 진너머해수욕장 분위기도 거멀너머해수욕장과 흡사하다. 울창한 해송숲과 곱게 핀 해당화, 드넓은 백사장과 유리처럼 투명한 물빛 등이 거멀너머해수욕장과 쌍둥이처럼 똑같다. 두 해수욕장에서는 특히 해넘이와 저녁노을이 인상적이다. 시뻘건 태양이 아스라한 수평선 위로 자취를 감추고 나면, 태양보다 더 붉은 저녁노을이 첫사랑의 여운처럼 길게 드리워진다. 아무 말 없이 망연히 지켜볼 수밖에 없을 정도로 황홀한 저녁노을이다.

    세 곳의 해수욕장 자연미 뛰어나고 물도 깨끗

    끝내주는 백사장 “여름 대환영”

    만조 때의 진너머해수욕장.

    진너머해수욕장에서 썰물 때 드러나는 갯바위 해안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가면, 썰물 때마다 삽시도와 하나 되는 ‘면삽지’가 나타난다. 무인도인 면삽지에서 다시 암석해안을 끼고 돌아가면 바닷물이 빠질 때마다 석간수를 뿜어내는 ‘물망터’에 다다른다. 물망터 동쪽에는 삽시도 최대의 해수욕장으로 꼽히는 밤섬(수루미)해수욕장이 있다. 이처럼 삽시도의 동쪽과 남쪽 해안에는 독특한 정취를 자아내는 비경이 곳곳에 산재한다.



    요즘에는 진너머해수욕장에서 물망터를 가기 위해 굳이 위험하고 불편한 갯바위 해안을 걸을 필요가 없다. 지난해 말의 유조선 기름유출 사건으로 발생한 타르 덩이를 제거하기 위한 방제용 도로가 새로 났기 때문이다. 이 도로를 따라 걸어가면 삽시도 해안을 거의 완벽하게 한 바퀴 둘러볼 수 있다.

    기름유출 사건의 후유증은 생각보다 빨리 극복한 것으로 보인다. 외진 해안에는 기름덩이가 완전히 제거되지 않은 갯바위가 눈에 띄지만, 세 곳의 해수욕장은 피서를 즐기는 데 아무 문제가 없을 정도로 예전의 깨끗한 환경을 회복한 것으로 보인다.

    여행 정보

    이것만은 꼭!

    끝내주는 백사장 “여름 대환영”

    진너머해수욕장에서 낚싯대를 드리운 관광객들(왼쪽부터). 진너머해수욕장의 해송숲에서 바라본 해넘이 광경. 태창민박의 푸짐한 가정식백반.

    1. 밤섬해수욕장에서의 조개잡이 : 삽시도의 세 해수욕장 가운데 가장 넓은 밤섬해수욕장 모래펄에는 조개가 많다. 호미로 10~20cm만 살살 파면 속이 실한 조개가 잇따라 모습을 드러낸다. 물때만 잘 맞추면 1~2시간 잡아도 한 끼 부식거리를 너끈히 구할 수 있다.

    2. 해안일주 : 삽시도는 자동차로 일주하기는 어려워도 도보일주는 가능하다. 진너머와 밤섬 사이에 기름방제용 임시도로가 설치된 덕택이다. 진너머해수욕장에서 물망터, 밤섬을 거쳐 다시 출발지로 돌아오는 데는 2시간가량 걸린다.

    숙박

    진너머해수욕장의 태창민박(041-932-6925)과 동백하우스(041-932-3738), 밤섬선착장 부근의 삽시도모닝펜션(041-932-3648), 바다타운펜션(041-935-4321), 삽시도펜션(041-935-9942), 밤섬민박펜션(041-932-1086) 등이 권할 만하다. 피서철 성수기에는 객실이 부족하므로 예약하는 것이 좋다.

    맛집

    삽시도의 민박집들은 대부분 식사를 차려준다. 특히 태창민박(041-932-6925)의 주인아주머니가 차려주는 가정식백반은 남도의 맛집 못지않게 밑반찬이 맛깔스럽고 푸짐하다. 그리고 상시 운영하는 식당으로는 웃말의 해돋는펜션식당(041-935-1617), 바다회식당(041-936-1133), 경남민박식당(041-932-0547) 등이 있다.

    ■ 교통

    대천항→삽시도/ 신한해운(041-934-8772,www. shinhanhewoon.com)의 카페리호가 1일 3회(07:30, 12:30, 16:00) 출항. 소요시간은 07:30, 12:30편은 40분, 16:00편은 1시간30분. 계절과 날씨, 선사의 사정에 따라 운항시간이 변동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사전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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