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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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up 진보 down 대한민국은 ‘파란 나라’

지방선거, 대선, 총선 거치며 민심의 중심추 대이동

  • 엄상현 기자 gangpen@donga.com

    입력2008-04-14 15:4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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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이 온통 파란색으로 뒤덮였다. 보수 일색이다. 이번 18대 총선 결과 전국 245개 선거구에서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 친박연대 등 보수진영이 151석을 차지했다. 무소속 25명 중 보수 성향의 당선자 18명을 포함하면 170석에 가깝다. 비율로 치면 전체 의석의 70%에 육박하는 수치다.

    진보진영은 몰락했다. 통합민주당은 66석을 얻는 데 그쳤다. 그나마 기대했던 서울에서는 7석밖에 건지지 못했다. 완패다. 민주화 세력의 대부(代父)격인 서울 도봉갑 김근태 의원의 낙선은 충격이다. 신(新)보수를 표방한 뉴라이트 진영의 신지호 자유연대 대표에게 패했다는 것은 진보의 몰락을 상징한다. 보수 성향이 강한 충북에서 6석, 강원에서 2석을 건진 게 그나마 위안이다. 민주노동당이 경남에서 2석을 얻은 것도 예상외 선전의 결과다.

    이번 총선에서 나타난 민심의 변화는 갑작스러운 게 아니다. 오래전부터 진행돼온 결과물이다. 2006년 5·31 지방선거에서 보수진영은 기초자치단체장 자리를 거의 싹쓸이했다. 230개 지자체 단체장 중 한나라당이 159명, 국민중심당 7명, 보수 성향 무소속 18~19명 등 보수진영 단체장이 185명에 이른다. 비율로 따지면 80%가 넘는다.

    진보의 대안적 프레임 제공 실패가 결정적

    지난 대선 때도 보수진영의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에게 진보진영의 정동영 통합민주당 후보는 역대 최대 표차로 패했다. 민심이 진보진영에 등을 돌린 탓이다. 우리 사회의 극심한 보수화의 원인은 무엇일까?



    시민발전 박승옥 대표는 “경쟁이 심지어 가족관계까지 깨뜨리는 시대다. 시장경쟁이 만능이 된 사회에서 사람들은 방어적이고 보수적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조희연 성공회대 교수(통합대학원장)가 지난 대선 직후 진보의 위기와 관련해 한 신문에 기고한 글의 일부다.

    “문제는 중도개혁 세력이나 진보세력이 대안적 프레임을 제공하지 못했다는 점에 있다고 생각한다. …진보개혁 세력은 이제 신보수주의 시대에 어떻게 국민들의 신뢰를 재획득할 것인가 하는 도전에 직면해 있다.”

    대선 후 4개월이 흐른 지금, 조 교수의 지적은 여전히 유효하다. 진보진영은 국민의 신뢰를 얻는 데 실패했고, 준엄한 평가를 받았다. 이번 총선 결과를 보면 보수로 돌아선 민심은 당분간 쉽게 움직이지 않을 것 같다.

    보수 up 진보 down 대한민국은 ‘파란 나라’
    보수 up 진보 down 대한민국은 ‘파란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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