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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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판 ‘미녀들의 수다’ 예쁜 대변인 전성시대

부드러움에 깃든 일침으로 새바람… 판사 출신 나경원 씨 원조격?

  • 강지남 기자 layra@donga.com

    입력2008-04-07 16: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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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판 ‘미녀들의 수다’ 예쁜 대변인 전성시대

    ‘미의 전성시대’를 구가하는 여성 대변인들. 조윤선 한나라당 대변인, 차영 통합민주당 대변인, 김은혜 청와대 부대변인(왼쪽부터).

    지금으로부터 4년 전 17대 총선 때도 각 정당의 ‘입’은 모두 여성이었다. 한나라당 전여옥, 열린우리당 박영선, 민주당 이승희 등 여성 대변인 트로이카가 전면에 나서 총선전(戰)을 치렀다. 당시 언론매체들은 이러한 기현상(?)을 ‘여인천하’ ‘여풍당당’으로 표현했다. 권력전쟁의 핵심에 여성들이 있다는 게 ‘그때 그 시절’의 한국 사회에선 대단히 이례적인 현상이었던 것이다.

    18대 총선과 맞물린 현재도 3당 대변인은 모두 여성이다. 한나라당 조윤선, 통합민주당 차영, 자유선진당 신은경 대변인이 제2기 여성 대변인 트로이카를 형성하고 있다. 여성의 정계 진출이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일반화돼가는 요즘, 여풍당당 같은 표현은 그 생명력을 다했다. 그 대신 ‘미모의 대결’이라는 새 수식어가 붙었다. 미모의 변호사(조윤선), 미모의 아나운서(차영 신은경) 출신들이 정당 대변인으로 매일 TV 카메라 앞에 선다. 여기에 얼마 전 청와대에 입성한 TV 앵커 출신 김은혜 부대변인까지 합친다면 이제는 정말 ‘예뻐야 대변인을 할 수 있는 시대’가 된 것 같기도 하다.

    정말이지 요즘 들어 정치권에는 미인(美人)들이 자주 눈에 띈다. 1년8개월 동안 한나라당 대변인을 지낸 판사 출신 여성 정치인 나경원 후보(서울 중구)가 대표적인 정치계 미인이다. 서글서글한 생김새, 낭랑한 목소리로 한나라당의 이미지를 쇄신하는 데 일조한 나 후보는 서울 중구에서 아나운서 출신의 신은경 자유선진당 대변인과 맞붙었다. 그리하여 서울 중구는 ‘미녀들의 격전지’로 불린다. 재색(才色)을 겸비한 남성 정치인(혹은 총선 도전자)들도 눈에 많이 띈다. 미남 변호사 출신 오세훈 서울시장에 이어 이번 총선에는 ‘미남파’ 홍정욱(서울 노원병) 유정현(서울 중랑갑) 후보 등이 출사표를 던졌다. 멀리 미국에서는 ‘잘생긴’ 버락 오바마 민주당 경선 후보가 출세가도를 달리고 있다.

    정치를 하는 사람은 생각을 팔고, 아름다움은 그것을 돕는다. 우리는 아름다운 사람들을 더 능력 있고 믿음직하게 여기며 논리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러한 사실은 토론에서도 계속 이어지고, 더 오래 이야기되며, 계속해서 더 많은 공감을 얻는다.(울리히 렌츠, ‘아름다움의 과학’ 중 249쪽)

    그러나 아름다움이 유용하게 쓰이는 곳이 비단 정치권뿐만은 아닐 것이다. 미모를 겸비한 음악가를 더 실력 있다고 여기는 실험결과나 잘생길수록 돈을 더 많이 번다는 조사결과(42쪽 상자기사 참조)가 보여주듯, 인간사회에서 아름다움은 곧 재능이고 능력이며 힘이다. 왠지 미남은 능력이 출중할 것 같고, 미녀는 거짓말을 할 줄 모를 것 같다. 아리스토텔레스도 “명령할 수 있는 권리는 미인들에게만 주어진다”고 했다. 아름다움이 한국 사회에서 어떻게 통용되고, 얼마나 힘을 발휘하는지 고찰해본다.



    정치판 ‘미녀들의 수다’ 예쁜 대변인 전성시대

    ※역대 한나라당 대변인들. 괄호 안은 재임 기간. 김중위(1988년 5월3일~1988년 12월9일), 박희태(1988년 12월9일~1993년 2월26일), 강재섭(1993년 3월3일~1993년 12월23일), 박범진(1994년 5월7일~1995년 8월22일), 손학규(1995년 8월22일~1996년 5월8일) (왼쪽부터).

    정치판 ‘미녀들의 수다’ 예쁜 대변인 전성시대

    김철(1996년 5월8일~1997년 3월15일), 권철현(2000년 4월17일~2001년 12월23일), 전여옥(2004년 3월6일~2005년 11월17일), 임태희(2004년 7월29일~2004년 12월31일), 유기준(2006년 7월18일~2007년 5월17일) (왼쪽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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