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28

2008.03.25

중국 4대 명작, 만화로 한국과 만난다

  • 배수강 기자 bsk@donga.com

    입력2008-03-19 15: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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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4대 명작, 만화로 한국과 만난다
    “‘세계 최강’ 일본 만화는 중국에서도 통합니다. 하지만 문화 차이 때문에 중국 시장에선 한계가 있습니다. 한류(韓流)를 등에 업은 한국 만화엔 기회인 셈이죠.” ‘신(新)중국 만화’를 대표하는 만화가 천웨이둥(陳維東·38) 씨가 3월19일 한국 독자들을 만난다. 각 40권(흑백 20권, 컬러 20권) 분량의 중국 4대 명작(‘삼국지’ ‘수호지’ ‘서유기’ ‘홍루몽’) 가운데 최근 컬러 작업을 마친 ‘삼국지’를 한국에 가장 먼저 선보이는 것. 10억원에 10년 계약으로 도서출판 위즈덤과 계약했다. 일본 미국 프랑스와도 계약이 진행 중이다.

    중국천진신계만화공사 대표이자 춘런(村人)이란 예명으로 300여 편의 만화를 낸 그는 지난해 부천만화축제에 중국 대표로 참가한 지한파(知韓派) 작가. 한양대와 문화콘텐츠 협력 양해각서(MOU)를 맺기도 했다. ‘한국 시장 연착륙’을 준비 중인 그를 e메일로 만났다.

    - ‘삼국지’로 한국 독자를 만나네요.

    “네. ‘삼국지’와 ‘홍루몽’의 컬러 작업을 막 끝냈습니다. 세계에서 제일 먼저 한국에 선보이는 거죠. 기대가 큽니다. 한-중 양국 간 이해와 문화교류에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 4대 명작을 기획하게 된 계기는?



    “4대 명저(중국에서는 ‘명저’로 불린다)에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요즘 젊은이들은 4대 명저를 잘 읽지 않죠.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에 고전을 만화로 읽게 한다면 그 의미가 크다고 생각했습니다.”

    - 4대 명작으로 ‘신중국 만화’의 기치를 올렸다던데요.

    “‘옛 중국 만화’는 중국공산당 지도하에 제작돼 내용이 제한적이었어요. 이후로는 그림 밑에 줄거리를 붙인 리엔환화(連環畵)가 대부분이었죠. 그러다 1990년대 중반부터 일본 만화가 인기를 끌면서 전성기를 누립니다. ‘이래선 안 되겠다’ 싶었죠. 일본색을 벗고 ‘중국 색깔 찾기’를 시도한 거죠. 요즘은 신중국 만화가 일본 만화를 눌렀다고 봅니다.”

    - 그 중심이 중국천진신계만화공사군요.

    “네. 1995년 만화회사를 설립했는데 경험 부족과 자금난으로 실패했습니다. 사업 규모를 갖춰야겠다고 판단했고, 97년 다시 창업했죠. 당시 중국 만화는 일본 만화를 베끼는 정도라는 인식 때문에 자금 모으는 일도 쉽지 않았습니다. 다행히 99년 베이징출판사와 공동 제작해 ‘만화진토우나오(漫畵金頭腦)’를 발표했는데, 많은 상을 받으면서 재기에 성공했습니다. 회사에서 신중국 만화를 꾸준히 쏟아내고 있어요.”

    - 한·중·일 만화를 비교한다면?

    “일본 만화는 서정적이면서 그림 흐름이 부드럽고, 중국 만화는 유머가 많지만 장면 연결이 약하죠. 한국 만화는 활동적이고 박력이 있습니다. 일본 만화는 중국 시장에서 전성기를 누렸지만 문화 차이로 요즘 한계를 보이는 데 반해, 한국 만화는 한류 영향도 있고 참신한 내용과 탄탄한 구성으로 경쟁력을 갖췄다고 봅니다. 이원복 덕성여대 교수의 ‘먼 나라 이웃 나라’ 등 한국의 주요 만화들이 중국에서도 통하니까요. 한국 만화의 특징을 보여주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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