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흐의 작품 ‘Road with Cypress and Star’.
작가들이 독창적인 작품을 창조하기 위해서는 작품에 시간과 공간을 담아야 한다. 시간은 시대성을, 공간은 지역성을 반영한다. 작가의 고유한 천성이 시대성과 지역성을 만나 하나의 구조로 물질화될 때 독창적인 작품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작가의 천성과 시대성, 지역성의 3요소 중 하나라도 결여되면 독창성은 약해진다.
우리가 작품을 볼 때 이런 요소들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그럴 때 표면적으로 독창성의 정도를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은 작품의 신선도를 파악하는 것이다. 어디서 많이 본 듯 눈에 익은 작품은 일단 신선도가 약하다. 그러나 이 방법도 기준으로 삼을 만한 작품조차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쉽지 않다. 우리에게 미술사 공부가 어느 정도 필요한 이유다.
비교할 대상을 많이 알수록 객관적 식견을 가진 전문가가 될 수 있다. 우리가 작품을 많이 봐야 하는 까닭이 이 때문이다. 여력이 된다면 정보를 통해 작가의 천성을 파악하는 것이 좋다. 박수근의 작품에는 작가의 소박하고 따스한 연민의 정서가, 고흐 작품에는 뜨거운 열정과 고뇌가 배어 있다. 이처럼 작가의 천성이 들어간 작품은 처음 발견되는 것이라도 그 작가의 작품임을 쉽게 알아볼 수 있다. 그리고 지역적 환경과 시대적인 특성을 파악해 그렇게 그려질 수밖에 없는 이유를 질문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