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21

2008.01.29

현대重, 군산에 6성급 호텔 건립

시와 협의·정몽준 의원이 챙기기 소문 … 재계 일각 “거의 확정 단계”

  • 한상진 기자 greenfish@donga.com

    입력2008-01-23 11: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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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重, 군산에 6성급 호텔 건립

    현대중공업 조선소 야경.

    현대중공업(이하 현중)이 경제특구로 지정된 전북 군산지역에 추진 중인 대규모 투자에 재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군산 군장국가산업단지 내의 211만㎡ 대지에 3000억원을 들여 블록공장을 짓고 있는 현중은 최근 조선소 건설 계획도 공개했다. 재계 일각에선 현중이 군산지역에 대규모 호텔을 건립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현중이 추진하는 군산개발 계획은 과연 어디까지일까.

    1월15일 현중은 기업공시를 통해, 군산에 건립 중인 블록공장과는 별도로 선박 건조를 위한 도크와 안벽 등을 2010년까지 완공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 도크가 완공되면 현중은 현재 울산에 보유한 10개의 도크를 포함, 총 11개의 조선소 도크를 보유하게 된다. 현중 측은 “선박 수주량이 급증하고 있는 데 반해 생산능력은 그것을 따르지 못해 군산에 조선소를 건립하게 됐다”며 조선소 건설의 이유를 밝혔다.

    새만금 관광-경제 특구 주도권 잡기

    최근 재계에서는 현중 측이 군산지역에 대형 호텔 건설을 준비 중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현중이 군산지역에 6성급 호텔을 짓기로 하고 군산시 측과 구체적인 사항을 논의 중이라고 한다. 현중의 사실상 소유주인 정몽준 의원(고문)이 직접 챙기고 있을 만큼 회사가 공을 들이고 있다는 전언도 들린다.

    호텔이 들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군산 서해 비응도 일대. 4만4000㎡ 면적의 이곳에는 현재 육군 모 부대가 자리잡고 있다. 군장국가산업단지에 인접한 비응도 인근 지역은 현재 새만금개발계획상 ‘휴게시설 부지’로 정해져 있다.



    물론 현중의 호텔업 진출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미 강릉 울산 경주 목포(현대삼호중공업 소유) 등에 4개의 특1급 호텔을 소유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호텔은 ‘사업’이라기보다 ‘업무용 자산’의 성격이 강하다. 현중 측도 “주로 업무용으로 사용될 뿐 수익사업을 위해 보유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런 점에서 군산에 추진 중인 6성급 호텔 건설은 현중의 ‘호텔·레저 산업 진출’의 신호탄이 될 가능성이 높다. 재계에서는 이 사업이 완성될 경우 현중이 새만금을 중심으로 한 관광·경제 특구에서 주도권을 잡으리라는 데 이견이 없다.

    하지만 현중 측은 호텔 건설 계획과 관련해 말을 아낀다. 현중의 한 고위간부는 “아직 건설 계획이 확정된 상태는 아니다. 새만금-군산 특구 개발사업과 관련해 호텔업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정도다. 그래서 구체적인 논의 진행 과정을 밝히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홍보실 관계자도 “처음 듣는 내용이다. 확인해주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군산시 측도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기 힘들다”며 몸을 사렸다. 그러나 재계 사정에 정통한 복수의 인사들은 “이 사업이 거의 확정 단계에 와 있다”고 전했다.

    현중의 이번 군산 투자를 바라보는 정·재계의 시각은 다양하다. 지난해 대선 직전 한나라당에 입당해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과 한 배를 탄 정몽준 의원이 새 정부의 지원 속에 군산-새만금 개발의 주도권을 쥘 것이라는 분석과 함께, 한나라당의 호남 민심 공략의 중심에 현중이 서는 게 아니냐는 다분히 정치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1조원 이상의 투자로 군산을 ‘제2의 울산’으로 만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는 현중과 차기 정부, 그리고 새만금개발사업이 만들어낼 삼박자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기대가 점점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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