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17

2008.01.01

신이 내린 목소리 온몸 전율

  • 정현상 기자 doppelg@donga.com

    입력2007-12-26 16: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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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이 내린 목소리 온몸 전율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악기는 인간의 목소리라는 말이 있다. 자기 세계를 이룬 위대한 성악가들의 음악을 듣노라면 그 울림이, 전율이 신비롭기까지 하다.

    한국이 배출한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45)의 노래를 들을 때도 많은 사람들이 전율을 느낀다. 그를 두고 “신이 내린 목소리” “1세기에 한두 명 나올까 말까 한 목소리를 가진 가수”라고 극찬했던 전설적인 지휘자 카라얀과 주빈 메타도 이런 전율을 경험한 것 아닐까.

    마침 그와 후배 성악가들이 마련한 오페라 갈라콘서트 ‘조수미 · 위너스’가 12월16일부터 전국 순회공연을 해 그 신비한 전율을 경험할 기회가 생겼다. 12월16일 전남 광주를 시작으로 22일 경기 군포, 23일 부천, 24일 대구, 27일 경기 성남, 29일 수원, 30일 부산, 31일 경기 고양(아람누리 제야음악회)을 거쳐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오르는 서울 공연(1월3일)은 2008년 신년음악회를 겸하게 된다.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 중 ‘하바네라’, 푸치니의 ‘투란도트’ 중 ‘공주는 잠 못 이루고’, 베르디의 ‘리골레토’ 가운데 ‘사랑은 영혼의 햇살’ 등 유명 오페라 아리아가 펼쳐지는 이번 무대에는 조수미에 이어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후배 성악가들이 함께 선다. 콘서트 타이틀의 ‘위너스(Winners)’는 바로 조수미처럼 세계적인 성악 콩쿠르에서 우승한 이들을 뜻한다. 2000년 이탈리아 베르디 콩쿠르에서 우승한 바리톤 한명원을 비롯해 소프라노 손지혜(비냐스 국제콩쿠르), 메조소프라노 이아경(벨리니 국제콩쿠르), 테너 이정원(마리아 칼라스 성악 콩쿠르), 바리톤 강형규(마리오 바시올라 국제음악 콩쿠르) 등이 그들.

    이탈리아 오페라 해석에 탁월한 프란체스코 콜롬보의 지휘에 오페라와 뮤지컬 전문 오케스트라로 알려진 모스틀리 필하모닉이 반주를 맡았다. 7만∼15만원, 문의 02-3461-0976



    신이 내린 목소리 온몸 전율
    2007년 브람스 스페셜 시리즈로 클래식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던 서울시립교향악단(지휘 정명훈)의 마지막 공연(12월27일)에는 피아노 협주곡 2번(op.83)이 연주된다. 고전적인 형식미와 낭만적인 자유로움을 결합한 대표적 피아노 협주곡들로 칭송받는 브람스의 피아노 협주곡 1, 2번 가운데 2번은 좀더 남성적이다.

    1악장 첫머리에서 호른과 피아노가 주고받는 대화는 헨리 제임스의 말처럼 ‘속삭임과 거대한 날개가 움직이는 듯한 분위기’다. 이어 남성적 분위기의 오케스트라 반주, 감동적이고 유려하게 굽이치는 첼로 독주, 천천히 상승하는 피아노 선율이 인상적이다.

    이번 서울시향의 협연자는 브라질의 세계적 피아니스트 넬슨 프레이리. 그가 62세에 녹음한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앨범이 최근 국내에 선보였다. 음악평론가 브루스 모리슨은 그의 연주에 대해 “자유로움과 융통성, 완전히 개인적이면서도 지나치게 튀지 않는 루바토(임의적 템포), 뭐라고 꼬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흠잡을 데 없으며 뇌리를 떠나지 않는 유혹적인 마법”이라고 표현했다.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리카르도 샤이 지휘)와의 협연(DECCA DD7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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