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11

2007.11.20

대선 콩밭에 간 국회의원들 국감 싸움질 현장중계 돋보여

  • 입력2007-11-14 18: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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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세상의 눈은 온통 대통령 선거에 쏠려 있다. 누가 나왔는지, 누가 누구와 합종연횡을 추진하는지, 누가 얼마만큼 지지를 얻고 있는지 등 요지경 같은 복잡한 셈법은 국민의 정신을 빼놓기에 충분하다. 게다가 마무리를 하고 있는 참여정부와 노무현 대통령의 움직임도 만만치 않다. 언론의 눈과 귀는 혼돈을 겪고 있는 대선 판도에 포커스를 맞추는 한편, 청와대도 주목할 수밖에 없으리란 생각이 든다.

    국민이 대선 정국을 관전하는 와중에 흘려넘기는 다른 하나의 기관이 바로 국회다. 알고 보면 내년은 총선의 해다. 그리고 올해는 17대 국회의 마지막 국정감사와 예산심의가 있는 중요한 해다. 지난 4년간 국회의원들의 농사가 결실을 맺고, 의정 경험이 빛을 발할 때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마음이 대통령 선거라는 콩밭에 가 있는 국회의원들 때문에 국민의 실망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주간동아’ 610호는 그 사실을 잊지 않고, 국정감사에 대한 심층보도를 통해 이번 회기 국회의 ‘참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가공되지 않은 국정감사 지상중계는 “이 사람들이 정녕 대한민국 4000만 국민을 대표하는 의원들이란 말인가”라며 혀를 끌끌 차게 만들 국회의원들의 저열한 수준을 여과 없이 보여줬다. 몇 년 전만 해도 대학교수, 최고경영자(CEO) 등을 역임하던 점잖은 양반(?)들이 서로 막말과 욕설, 몸싸움을 벌였다. 꼴사나운 행태를 보는 일이 결코 즐겁진 않지만, 교훈도 얻었다. 즉, 그 사람들을 잊지 말고 내년에는 올바른 한 표를 행사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귤이 위수를 넘으면 탱자가 된다고, 국회라는 곳의 물이 워낙 안 좋아서 어쩔 수 없다는 자괴감도 든다. 이번 일을 계기로 국정감사 형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으며, ‘주간동아’가 어젠다 설정에 앞서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대선 콩밭에 간 국회의원들 국감 싸움질 현장중계 돋보여
    그 밖의 부분들은 최근 이슈들을 다각도로 다루고 있는데, ‘情 달라는 鄭, No 하며 등 돌린 盧’ ‘국민은 당신들이 X팔려’ 같은 센스 있는 헤드라인이 페이지를 넘기는 손길을 멈추고 시선을 머물게 했다. 앞으로도 수사학적으로 재미있고 내용의 핵심을 꿰뚫는 센스 만점의 제목을 기대한다.

    하지현 건국대 교수·정신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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