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11

2007.11.20

13인의 감독이 선사하는 ‘핏빛 공포’

  • 손주연 자유기고가

    입력2007-11-14 16: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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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인의 감독이 선사하는 ‘핏빛 공포’
    금세기 최고의 호러 프로젝트로 주목받은 ‘마스터즈 오브 호러’의 두 번째 시즌을 안방에서 감상할 수 있게 됐다. 캐치온이 11월16일 시작하는 ‘마스터즈 오브 호러’는 TV 방송을 목표로 IDT 엔터테인먼트와 인더스트리 엔터테인먼트가 공동으로 제작한 작품이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13명의 전문 공포영화 감독은 매혹적인 핏빛 공포가 무엇인지 되새기게 해준다.

    시즌2에는 공포영화의 대가로 꼽히는 다리오 아르젠토와 존 카펜터, 토브 후퍼 외에 ‘데드 캠프’에서 박력 만점의 난도질로 장르 팬들을 즐겁게 했던 롭 슈미트와 ‘링0 : 버스데이’의 쓰루다 노리오, ‘사탄의 인형’의 톰 홀랜드 등이 새롭게 합류했다. 시즌2는 폭력 수위나 비주얼 면에서는 시즌1을 능가하지만 작품의 완성도는 떨어진다는 게 평단의 중론이다. 이는 작가 중의 작가로 불리는 존 카펜터가 예상 밖의 평이한 작품을 내놓은 것이 가장 큰 요인으로 보인다. ‘오디션’ ‘착신아리’의 미케 다카시 뒤를 이어 참여한 쓰루다 노리오 감독의 ‘악몽의 크루즈’도 워스트 목록에 속한다.

    하지만 시즌1에서 실력 발휘를 못했던 토브 후퍼의 첫 에피소드 ‘저주’는 그의 건재를 다시 한 번 확인해준 작품이고, 안락사를 소재로 한 롭 슈미트의 ‘나는 살고 싶다’나 H.P. 러브크래프트의 소설을 영상화하지 않더라도 괜찮은 영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스튜어트 고든의 ‘검은 고양이’ 등 시즌1에 비해 수작으로 꼽을 수 있는 작품 수는 오히려 증가했다. 시즌1 ‘제니퍼’를 통해 연민의 마음이 빚어낸 살육의 세계를 펼쳐보였던 다리오 아르젠토도 대가로서의 솜씨를 뽐냈다.

    ‘록키 호러 픽처쇼’의 에디 미트 로프가 주연을 맡고, ‘나이트 메어’의 존 색슨이 조연으로 등장해 반가움을 더한 다리오 아르젠토의 ‘죽음의 모피코트(Pelts)’는 신성한 너구리를 도륙해 가죽을 얻었다가 저주를 받게 된다는 동화가 모티프다. 다리오 아르젠토는 요즘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동물학대 논란을 희생당한 동물의 저주와 복수라는 테마로 표현해 호평받았다.

    공포영화 마니아 입장에서 가장 반가운 작품은 ‘검은 고양이’다. ‘검은 고양이’는 흥미진진한 이야기와 그로테스크한 분위기 묘사 등 공포영화가 갖춰야 할 덕목을 모두 지닌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 작품은 공포영화 마니아라면 한 번쯤 읽어봤을 에드가 앨런 포의 동명소설이 원작이지만, 스튜어트 고든은 포가 이 소설을 어떻게 쓰게 됐는지에 초점을 맞춰 식상함에서 비켜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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