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11

2007.11.20

‘신중한 실용주의자’ 이란엔 빙긋,북엔 인상쓰기?

  • 하태원 동아일보 정치부 기자 triplets@donga.com

    입력2007-11-12 18: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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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중한 실용주의자’ 이란엔 빙긋,북엔 인상쓰기?
    로버트 게이츠(64·사진) 미국 국방부 장관이 제39차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 참석을 위해 11월6일 서울에 왔다. 지난해 12월 대표적 네오콘(신보수주의자)인 도널드 럼즈펠드 장관 후임으로 22대 국방장관에 취임한 뒤 첫 방한이다.

    게이츠 장관은 ‘카운터파트’인 김장수(59) 국방장관과 회의를 갖고 “한국이 충분한 자주적 방위역량을 갖출 때까지 미국은 지원 전력을 지속적으로 제공할 것”이라는 내용을 포함한 15개항의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그는 “한반도 전쟁 억제 및 연합방위 태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2012년으로 예정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이 추진될 것”이라며 “동맹이 지속되는 동안 미국이 연합방위를 위해 고유의 전력을 제공할 것이다”라고 확인했다.

    게이츠 장관은 특히 핵우산 제공을 통한 ‘확장억제의 지속’을 포함해,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따른 한국에 대한 미국의 굳건한 공약과 즉각적인 지원을 보장했다.

    아버지 부시 대통령 시절인 1991~93년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지낸 게이츠 장관은 1989~91년에는 백악관 안보 부보좌관과 보좌관으로 아버지 부시를 보좌하며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정권을 격퇴하는 데 공을 세웠다. 그는 2001년 ‘9·11테러’ 직후 초대 국토안보부 장관으로 지명됐지만, A·M대학의 총장으로 남겠다며 지명을 거부했다.



    게이츠 장관은 수렁에 빠진 이라크전에 대한 전략적 대안을 마련했던 ‘이라크 연구그룹’ 멤버다. 공화당 출신 제임스 베이커 전 국무부 장관과 민주당 소속 리 해밀턴 전 하원의원이 이끄는 초당적 성격의 이 그룹은 보고서에서 “이라크를 포함한 중동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이란과 외교적 접촉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부시 대통령이 게이츠 장관을 임명할 당시 ‘뉴욕 타임스’는 “이라크전을 기획하고 북한 이란과의 대립구도를 형성한 네오콘 정책 대신 실용주의를 강조하는 노선으로 돌아온 것”이라고 평가했다.

    게이츠 장관은 북한에 대해서는 부정적 인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1차 북핵 위기 당시 그는 “악당에게 ‘국제사회에 편입하면 번영한다’는 희망을 주면 나쁜 짓을 하지 않으리라는 믿음이 북한엔 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9월 북한이 시리아의 핵무기시설 건설을 지원하고 있다는 의혹이 터져나왔을 때는 “만일 그런 활동이 일어났다면 이는 심각한 우려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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