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10

2007.11.13

북한 차기 지도자는 ‘강 장군?’

김정일 후계구도 여전히 안개 속 … 내부소식통 “이을설 부관 출신 장성도 후계자군”

  •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입력2007-11-07 11: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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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차기 지도자는 ‘강 장군?’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내년이면 60대 후반에 들어선다(1942년 2월16일생). 후계구도를 정리할 시기가 다가온 것이다. 그렇다면 김 위원장을 잇는 후계자는 과연 누가 될 것인가.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김 위원장의 장남 김정남(36)의 근황이 신문에 오르내렸는데, 해외를 떠돌던 그가 평양으로 복귀했으며 조직지도부에서 일한다는 것이 요지였다. “그의 부활로 후계구도에 극적인 변화가 일어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따라붙었다.

    그러나 정보당국과 소식통들은 일련의 보도가 사실일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김정남은 후계구도에서 탈락했다”는 분석이 아직도 힘을 얻고 있는 것. 현재 김정남은 평양에 거주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혁명가계승계와 혁명정통승계 수차례 갈등

    북한의 후계구도는 ‘혁명승계’라는 개념으로 봐야 하며, 이는 ‘혁명가계승계’와 ‘혁명정통승계’로 나뉜다. 혁명가계승계는 ‘삼대(三代) 계승’을 대전제로 삼는 반면, 혁명정통승계는 정통성만 있으면 된다는 것으로 ‘가계 세습’을 저어하는 의미가 강하다.



    혁명가계승계의 대상자는 김정남, 김정철(26), 김정운(24)이다. 성혜림 소생의 김정남은 ‘후계자의 모친(母親)’을 강조하는 ‘어머니 조국’이라는 개념에서 밀렸다는 분석이 나왔다. ‘월북자 출신의 이혼녀로 서방에 망명 시도까지 한 생모’라는 배경이 걸림돌이 된다는 것. 2001년 김정남이 ‘가짜 여권’으로 일본에 입국하려다 추방되고, 2002년 김정철과 김정운의 생모 고영희에 대한 우상화가 이뤄지면서 차남 김정철이나 김정운을 후계자로 세우기 위한 정지작업이 본궤도에 올랐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김정철 김정운 형제로 후계구도가 압축됐으며, 김정철이 다소 앞서나간다는 평가가 ‘정설’이었지만 “고영희가 암으로 사망한(2004년 5월) 뒤 후계구도가 불투명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정남의 평양 복귀설이 나돌면서 “김정남과 이복동생들 사이 또는 그들을 등에 업은 세력 간에 권력투쟁이 벌어지고 있는 듯하다”는 설(說)이 나왔으며, 김정남이 세력화에 나선다면 북한의 내부 권력투쟁은 엄청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2005년부터 평양에서 ‘혁명가계승계’라는 표현이 사라졌다는 전언도 있지만, 그동안 혁명가계승계와 혁명정통승계의 갈등이 수차례 나타났다.

    혁명가계승계가 대세를 이루던 시기는 2002~ 2003년 고영희 우상화가 진행되던 때다. 혁명정통승계는 2003년 말 다시 고개를 들었는데, 김 위원장의 매제 장성택(61) 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이 실각한 2004년 봄의 이른바 ‘분파주의 사건’을 ‘혁명가계 vs 혁명정통’이 만든 잡음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혁명정통승계 대상자로는 지난해 1월 근로단체 및 수도건설부 제1부부장으로 되돌아온 장성택 외에도 강○○[‘강 장군(將軍)’이라 불리고 가명인 듯한 이름도 전해지지만 실명은 확인되지 않는다]가 거론된다. 강○○는 고(故) 김일성 주석의 생모인 강반석 가계다. 50세 안팎인 그는 원수 칭호를 듣는 군 원로 이을설(86)의 부관 출신으로, 군 장성이라고 한다. 그런 그가 올 초부터 국방위원회 사무를 보면서 후계자군에 올랐다는 것이다. “광범위한 국방위 사무가 그의 손을 거치게 돼 있다. 사실상 후계 실험이라고 볼 수 있다”는 북한 내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국방위는 대남기구인 통일전선부를 휘하로 끌어오는 등 올 2월부터 조직을 새롭게 정비했다고 한다. 강○○는 가계 쪽에 한 다리를 걸쳤으므로 ‘혁명가계정통승계’라는 보합된 개념으로 볼 수도 있다.

    김정남 김정철 김정운 장성택 강○○, 아니면 또 다른 인사? 김 위원장의 ‘머릿속’엔 도대체 누가 자리잡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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