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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최영미가 사랑하는 시

널빤지에서 널빤지로 나는 디뎠네

널빤지에서 널빤지로 나는 디뎠네

널빤지에서 널빤지로 나는 디뎠네



널빤지에서 널빤지로 나는 디뎠네
-에밀리 디킨슨(Emily Dickinson, 1830~1886)



널빤지에서 널빤지로 나는 디뎠네



천천히 그리고 조심스럽게

바로 머리 위에 별을 느끼며

발밑엔 바다가 있는 것 같아.



나는 알지 못했어

다음 걸음이 내 마지막이 될는지-

그래서 더욱 불안한 내 걸음걸이

어떤 이는 경험이라고 말하지만.





평생 독신으로 살았던 에밀리 디킨슨의 풋풋한 감성이 잘 묻어나는 소품이다.예술적으로 기교적으로 더 뛰어난 작품도 많지만, 나는 시골처녀처럼 촌스러운 이 시에 애정이 간다. 어른이 되어서도 사는 데 서툰 사람들이 있다. 이 널빤지에서 저 널빤지로, 여기에서 저기로 능숙하게 건너뛰지 못하는 사람. 혹은 발밑에 도사린 깊은 물을 보지 못하고 다리 위에서 첨벙대는 철부지. 살아가려면 우리 모두 불안을 감추고 다음 걸음을 준비해야 한다.



주간동아 2007.10.23 607호 (p76~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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