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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VERSEAS NEWS

“IT 강국 코리아, 이민자 수용에 관용적”

美 퓨 리서치센터 보고서 “국제무역·시장 자유화 시선도 매우 긍정적”

“IT 강국 코리아, 이민자 수용에 관용적”

“IT 강국 코리아, 이민자 수용에 관용적”

한국은 전 세계 47개국 중 강력한 이민 규제에 반대하는 비율이 가장 높았다.

현재 방영 중인 KBS 일일드라마 ‘미우나 고우나’에는 한국에 일하러 온 카자흐스탄 여성 소냐가 등장한다.

세계 각국 사람들이 일상에서 이민자를 접하는 것은 이제 낯선 일이 아니며,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8월 국내 체류 외국인이 100만명을 돌파했다. 결혼이민자도 10만명에 이른다. 상품과 금융의 이동을 자유롭게 한 세계화가 사람까지도 자유롭게 이동하도록 하는 단계로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점차 심화되는 세계화 현상에 당면한 세계 시민들의 인식과 태도는 어떠할까?



세계인들 국제무역은 환영, 이민은 No

이와 관련한 연구보고서가 최근 발표돼 관심을 끌고 있다. 미국 워싱턴D.C.에 기반을 둔 조사연구기관 퓨 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가 10월4일 발표한 보고서 ‘The Pew Global Attitudes Project’가 그것이다. 전 세계 47개국 4만5239명을 대상으로 설문 및 면접조사를 벌인 이 보고서는 세계 시민들이 “국제무역은 환영, 그러나 이민은 노(No)”라는 태도를 보인다고 밝혔다. 국제무역, 시장자유화, 외국기업의 자국 진출 등에는 긍정적 태도를 보이지만, 이민에 대해서는 ‘좀더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본다는 것. 이번 연구를 총괄한 앤드루 코헛은 “응답자 대부분이 이민을 불안한 문제로 여겼으며 자국 전통문화에 대한 위협, 일자리 감소 등의 문제에 대해 우려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민, 특히 돈을 벌기 위해 잘사는 나라로 이주하는 것이 세계 시민들에게 일상적인 일이 됐다는 점은 이번 연구에서 다시 한 번 확인됐다. 레바논과 방글라데시 응답자 중 절반 가까운 이들이 “외국에 나가 있는 친척들에게서 돈을 받고 있다”고 응답했다(레바논 47%, 방글라데시 45%). 세계은행은 이민노동자들이 고향에 보내는 돈이 연간 2300만 달러(약 211조6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번 연구에서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좀더 강력한 이민규제가 필요하다는 데 동의한 국가가 47개국 중 44개국에 달했다. 이민자들에게 ‘인기 있는’ 나라인 미국(75%) 이탈리아(87%) 스페인(77%) 영국(75%) 프랑스(68%) 등에서 규제 찬성 비율이 특히 더 높았다. 미국의 경우 9·11테러 직후인 2002년 조사 때 비율인 81%보다 6%포인트 감소했지만 여전히 규제 찬성론이 다수 의견이었다.

이민 규제와 관련해 눈에 띄는 나라는 한국이었다. 좀더 강력한 이민 규제에 찬성한 비율이 25%에 그쳐 조사대상국 중 가장 낮았다. 이는 5년 전 조사 결과(37%)보다 12%포인트나 감소한 수치다.

다른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한국은 국제무역이나 시장자유화에 대해 긍정적 태도를 보였다. 무역이 자국에 이득이 된다는 응답이 86%, 시장자유화를 지지한다는 응답이 72%에 이르렀다. 그러나 ‘외국계 기업이 자국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54%만이 ‘그렇다’고 답해 상대적으로 긍정적 태도가 약했다. 이는 중국(64%) 인도(73%) 브라질(70%) 등 브릭스(BRICs) 국가들에 비해 낮은 수치다.

한편 미국과 서유럽 국가들에서는 자유무역에 대한 태도가 부정적으로 바뀌어가고 있음이 나타났다. 특히 미국에서 긍정적 태도가 급격히 감소했다. 2002년 78%였던 자유무역에 대한 지지가 올해는 59%로 19%포인트 줄어든 것.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 서유럽 국가들도 각각 6~12%포인트 감소했다. 이에 대해 연구책임자 코헛은 “남미나 동유럽처럼 국내총생산(GDP)이 크게 상승하지 않은 국가들에서 자유무역에 대한 지지가 감소한 것”이라며 “그러나 부자이거나 가난하거나에 상관없이 기본적으로 자본주의에 대한 지지는 강하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국가간 ‘디지털 디바이드’ 심각한 수준

세계화의 부작용으로 언급되는 대표적 예가 바로 전통적인 생활양식의 파괴다. 이번 조사에서 스웨덴을 제외한 46개국 응답자들이 ‘고유한 생활방식이 외국 문물의 영향으로부터 보호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경우도 ‘전통적 생활방식을 잃고 있다’는 응답이 92%, ‘고유한 생활방식을 보호해야 한다’는 응답이 70%로 나타났다.

세계화 못지않게 세계 각국의 일상생활을 변화시키고 있는 것은 컴퓨터, 휴대전화 등 정보기술(IT)의 발전과 보편화다. 이번 연구에서 이 분야 또한 조사됐는데, 단연 한국이 ‘IT 강국’임이 나타났다. 우선 휴대전화 소유자가 97%로 체코와 쿠웨이트(각각 98%) 다음으로 높았다. 컴퓨터 소유자도 2002년 86%에서 올해 93%로 47개국 중 가장 높았다.

그러나 국가간 ‘디지털 디바이드’가 심각하다는 조사 결과는 우려되는 대목. 특히 아시아 지역에서의 차이가 두드러졌다. ‘컴퓨터를 사용한다’는 응답이 한국 81%, 일본 66%에 이르렀지만 인도네시아(11%) 파키스탄(9%) 방글라데시(5%) 등은 매우 저조했다. 한편 휴대전화 소유는 지난 5년간 세계적으로 급증해 평균 24%포인트 증가했다. 러시아는 2002년 8%에서 2007년 65%로, 인도는 12%에서 60%로 눈에 띄게 증가했다.

컴퓨터와 인터넷 혁명은 뉴스를 얻는 방식도 변화시켰다. 인터넷을 통해 뉴스를 가장 많이 얻고 있는 나라로는 한국이 꼽혔다. 응답자의 42%가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주로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얻는다’고 답한 것. 미국(35%) 일본(20%) 중국(9%) 등과 비교할 때 단연 높은 수치다.

세계인들 생각은

질서 위해 군사력 필요… 경제력과 종교 믿음 반비례


이번 설문조사는 이민, 정보기술 외에도 환경, 군사력, 우월의식, 종교 등 여러 분야에서 세계 각국 사람들의 태도를 조사했다. 그중 주목할 만한 결과를 간추렸다.

- 인도네시아를 제외한 조사 대상 국가들은 경제발전을 늦추고 일자리가 감소한다 해도 환경보호를 선호했다. 한국도 마찬가지로 환경보호 우선에 찬성하는 비율이 76%에 달했다.

- 세계 질서 유지를 위해 때때로 군사력이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 전반적으로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터키는 응답자의 3분의 1 이상이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독일 한국 이집트 슬로바키아 불가리아 요르단 등에서는 다수가 이에 동의하지 않았다.

- 미국인들이 가진 우월의식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 미국인 조사 대상자의 55%가 ‘미국 문화가 우월하다’고 응답했다.

- 경제수준과 종교적 믿음의 정도는 반비례 관계에 있음이 나타났다. 경제수준이 높은 나라일수록 종교적 믿음의 정도는 약했다. 그러나 특이하게도 미국은 예외였다. 높은 경제수준에도 종교적 믿음이 강했다.

- 방글라데시 인도네시아 한국이 국제뉴스에 가장 관심이 적은 나라로 꼽혔다. 이 나라들에서는 10명 중 4명 이하가 ‘평소에도 국제뉴스를 접한다’고 응답했다. 한국의 경우 39%에 불과했는데 이는 중국(51%) 일본(52%) 미국(57%) 독일(79%) 등에 비해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주간동아 2007.10.23 607호 (p36~38)

  • 강지남 기자 lay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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