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06

2007.10.16

같은 작가 작품도 먼저 그린 것이 비싸

  • 이호숙 아트마켓 애널리스트

    입력2007-10-15 12: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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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같은 작가 작품도 먼저 그린 것이 비싸

    같은 연대 작품이지만 왼쪽 작품은 3억5000만원, 오른쪽은 1억7000만원이다.

    작가마다 시세가 다르고, 작품마다 선호도가 다르다. 그림값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매우 많지만 그중에서 가장 큰 차이를 만드는 요인은 제작연대다. 같은 작가가 동일한 연대에 그린 그림 안에서도 가격 차이가 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올해 그림값이 가장 상승한 이우환의 작품에서 해답을 찾아보자.

    이우환의 작품은 경기가 좋지 않았던 2004년까지만 해도 ‘From Line’ ‘From Point’ 시리즈만 조금씩 거래됐다. 그러다 미술시장의 움직임이 활발해진 2005년 후반을 기점으로 두 시리즈는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대신 ‘Winds(바람)’ 시리즈의 거래가 급증했다. 그리고 올해 초반부터는 ‘Correspondence’(조응·사진) 시리즈가 높은 값에 거래되고 있다.

    하지만 이우환 작품의 가격에는 일정한 순위가 있다. 1위 From Line, 2위 From Point, 3위 Winds, 4위 Correspondence 시리즈 순을 유지하는 것. 이는 제작연대와 관계가 깊다. ‘From Line’은 70년대 중반부터 80년대 초반에 그려진 작품이고, ‘From Point’는 70년대 중후반부터 80년대 초반에 그려졌다. 두 시리즈는 제작연대가 비슷하지만 ‘From Line’이 조금 앞선다. ‘Winds’는 80년대 초반에서 90년대, ‘Correspondence’는 90년대부터 2000년대에 걸쳐 그려졌다.

    같은 제작연도 안에서도 가격차가 난다. 이것은 작품을 구매하는 컬렉터들의 안목과 연결되는 부분이다. 90년대 이후 나온 ‘Correspondence’ 시리즈 중에서 가장 인기 높은 스타일은 점이 2개 있는 작품이고, 두 번째로는 점이 하나 찍힌 작품이다. 점이 2개 있는 작품과 6개 있는 작품은 2배 이상 가격차가 난다.



    그렇기 때문에 그림을 구매할 때는 높은 안목이 필요하다. 가끔 경매장에 가보면 그림을 처음 사러 오는 초보자가 신문에서 블루칩으로 이름난 작가의 작품을 무조건 사려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참으로 우려스러운 일이다. 유명 작가의 이름만 보고 사서는 안 된다. 그 작가의 어떤 작품을 사야 하는지 사전에 반드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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