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97

2007.08.07

가슴 달린 남자들 “여름이 무서워”

남성 5~7% ‘여성형 유방증’ 환자 … 봉긋한 가슴 탓에 사회생활도 위축

  • 심형보 바람성형외과 원장

    입력2007-08-01 15: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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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슴 달린 남자들 “여름이 무서워”

    전문의의 진단을 받고 있는 여성형 유방증 환자.

    볼륨 있는 가슴, 섹시한 V라인 만들기, A컵 탈출기…. 가슴에 관심 있는 여성이라면 누구든 눈길이 갈 법한 문구다. 하지만 ‘가슴’ 소리만 나와도 화들짝 놀라는 이들이 있으니 유독 봉긋한 가슴 탓에 가슴앓이를 하는 남자들이다. 해변에서 멋진 몸매를 드러내며 남성미를 과시하고 싶어도 마음뿐. 어서 이 뜨거운 여름이 가고 몇 겹씩 포개 입어 도드라진 가슴을 감출 수 있는 겨울이 왔으면 하는 게 그들의 간절한 바람이다.

    가슴 달린 이등병, 군대생활도 어렵다

    지난 봄 군에 입대한 이등병 박모(21) 씨의 군생활은 고통의 연속이다. 바로 봉긋한 가슴 때문. “여자 같다”는 표현에서부터 만져보고 싶다는 짓궂은 농담까지 그를 괴롭힌다. 휴가 때 성형외과를 찾았지만, 치료 후 안정기가 필요하다는 말에 눈물을 머금고 제대 후를 기약할 수밖에 없었다.

    가슴이 봉긋하게 발달한 남성을 가리켜 ‘여성형 유방증’ 환자라고 한다. 미국의 경우 남성 인구의 30~36%가 이에 해당하며, 국내는 아직 정확한 통계가 없지만 남성의 5~7%가 여성형 유방증 환자일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필자의 성형외과에서 2003년까지 지난 10년간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10년 사이 여성형 유방증 치료를 받은 환자가 약 7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자신의 몸에 대한 관심도가 커지면서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동시에 서구식 식생활 등으로 실제 여성형 유방증 환자가 늘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이기도 하다.



    여성형 유방증 환자 10%, 우울증까지 이중고

    남들 눈에는 고독한 작가주의에 빠진 듯 보이는 사진작가 이모(27) 씨에겐 10년 넘은 고민거리가 있다. 사춘기에 가슴이 볼록해진 뒤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 것이다. 이씨는 친구는 물론 가족에게까지 담을 쌓으면서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들었다. 그는 우울증으로 사회와의 담을 높여가고 있었다. 임상보고에 따르면 여성형 유방증 환자의 10%가 우울증으로 고생한다고 한다. 외관상의 콤플렉스 때문에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이로 인해 대인관계에도 문제를 보이기 때문이다.

    비만이 주요 원인, 수술로 치료효과 극대화

    가슴 달린 남자들 “여름이 무서워”
    여성형 유방증의 원인 중 하나는 호르몬 불균형이다. 사춘기 남학생 65%가 가슴이 커지지만 대부분 정상으로 돌아온다. 성인이 된 후 갑자기 여성형 유방증이 생겼다면 호르몬 계통의 이상이 원인일 수 있으므로 적절한 검사가 필요하다. 여성형 유방증의 가장 큰 원인은 비만. 호르몬 불균형 시기에 갑자기 살이 찔 경우 가슴에도 살이 찌면서 유선조직이 발달하는데, 유선조직은 다이어트나 운동으로도 없어지지 않는다.

    치료를 위해 청소년기에 항(抗)에스트로겐 요법을 시도해볼 수 있지만, 모양 교정을 위해서는 수술이 필수적이다. 부분마취 후 겨드랑이를 1cm 절개하거나 유륜 밑 부위를 2cm 절개해 초음파 지방흡입술로 가슴 내부의 지방과 유선조직을 제거하는 간단한 방법으로 오랜 고민거리를 해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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