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80

2007.04.10

김희애가 중년일까요?

  • 강지남 기자 layra@donga.com

    입력2007-04-09 11: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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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희애가 중년일까요?
    김희애(40·사진)가 브라운관으로 돌아옵니다. 4월부터 방송되는 TV드라마 ‘내 남자의 여자’에서 마흔두 살의 이혼녀 역을 맡았다고 합니다.

    많은 남자분들이 그의 컴백 소식을 들으며 ‘아, 김희애가 벌써 마흔이라니!’ 하며 세월의 덧없음을 탓할지도 모르겠습니다. 1967년생인 그의 올해 나이는 40세. 1983년 영화 ‘스무 해 첫째 날’로 데뷔했을 때가 열여섯 살 소녀였으니 시간이 많이 흐르긴 했지요.

    그렇다면 마흔의 김희애는 ‘중년(中年)’일까요? 먼저 중위연령부터 알아봅시다.

    중위연령이란 전체 인구를 연령 크기 순으로 일렬로 세워 단순히 균등하게 이등분한 연령을 말합니다. 즉, 우리나라 국민 전부가 나이순으로 죽 섰을 때 한가운데 서 있는 사람의 나이가 바로 한국인의 중위연령입니다. 다시 말해 중위연령이란 한 집단의 중간나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영어로는 ‘median age’라고 합니다.

    67년 김희애가 태어났을 때 한국인의 중위연령은 18세였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18세만 되면 대한민국의 중간나이로서 어엿한 어른 대우를 받을 자격이 생겼던 거죠. 하지만 김희애가 18세가 된 85년, 한국인의 중위연령은 24세로 껑충 뛰어오릅니다. 24세가 된 91년, 중위연령은 28세로 또다시 높아집니다.



    2007년 현재 한국인 중위연령은 36세

    TV 드라마 ‘아들과 딸’(1992)로 일약 ‘국민 배우’로 등극한 김희애는 28세가 된 95년, 김혜수 이영애와 함께 출연한 TV 드라마 ‘사랑과 결혼’으로 많은 사랑을 받습니다. 하지만 중위연령은 29세로 높아져 아깝게도 중간나이 도달에는 실패합니다. 스물아홉의 나이에 이찬진 드림위즈 대표와 백년가약을 맺은 이듬해에도 중위연령이 또 한 살 높아집니다(30세).

    그리고 97년, 김희애는 서른 살의 나이로 ‘간신히’ 중위연령 도달에 성공합니다. 갓 태어났을 때의 예상보다 무려 12년이나 뒤늦게 말입니다. 그만큼 한국사회의 고령화 속도가 빨랐던 거지요.

    김희애가 중년일까요?
    2007년 현재 한국인의 중위연령은 36세입니다. 그러니까 마흔의 김희애는 중위연령보다 고작 네 살 많은 것이니 적어도 인구사회학적 관점에서는 그를 ‘중년 배우’라고 부르는 것이 너무 이른 듯싶습니다. 사실 김희애는 지금도 단아한 아름다움과 빛나는 피부를 뽐내고 있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올해 태어난 ‘황금돼지’ 아기들은 언제쯤 중위연령에 이를까요? 통계청의 예측을 봅시다. 40년 뒤인 2047년, 한국인의 중위연령은 놀랍게도 56세입니다. 마흔 살이 되어도 아이 취급을 받는 시대가 가까워지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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