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80

2007.04.10

내 멋대로 표현한 예술 ‘Hidden Street Art’

  • 뉴욕=박준 자유기고가

    입력2007-04-04 20: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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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멋대로 표현한 예술 ‘Hidden Street Art’
    거리의 숨겨진 예술? 이런 말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뉴욕 여기저기 붙어 있는 그림을 보면 누군가 의도적으로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건물 계단 앞이나 옆에 붙어 있어 눈에 잘 띄지도 않는다. 그 옆 녹슨 쇠창살 통풍구 앞에 또 다른 누군가가 짤막한 나무토막이나 납작한 철쪼가리, 동그란 자갈 위에 그림을 그려놓았다.

    어떤 것은 쓰레기나 다름없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속에 예술이 깃들어 있다. 못 쓰게 된 끌 위에 그려진 다섯 개의 하트, 납작한 자갈 위에 피어난 하얀색 꽃 한 송이 등…. 대단한 스킬 같은 건 없다. 다만 사물을 대하는 작가의 따뜻한 시선이 느껴진다. 그리고 독특하다.

    뉴욕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들에게 예술을 한다는 것은 작품 안에 자기 목소리를 담는 일이다.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보일 것인지를 고민하기보다 작품 안에 개성을 표현하는 게 우선이다. 누가 어떻게 평가하든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다.

    뉴욕에서 누구나 예술의 세계에 도전할 수 있는 것도 이런 분위기 덕분이다. 고흐나 피카소처럼 천재만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누구나 자기만의 예술세계를 펼칠 수 있다. 무엇인가를 만드는 과정 자체만으로 기쁨을 맛볼 수 있지 않을까. 창의적인 일을 하고 싶은 것은 인간의 보편적 욕망이다. 자유로운 예술을 꿈꾸는 사람들이여, 뉴욕에서 도전해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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