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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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도비스타, 소비자 권익 나 몰라라

액티브X 호환성 문제 아직 불안 … 이달 출시된 PC부터 무조건 장착 ‘제 맘대로’

  • 정지연 기자 전자신문 퍼스널팀 jyjung@etnews.co.kr

    입력2007-03-30 14: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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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크로소프트(MS)의 새 운영체제(OS) ‘윈도비스타’가 국내에 선보인 지 두 달이 됐지만, 소비자 처지에서는 여전히 불안하고 불편하며 일방적이다.

    MS는 그간 논란이 됐던 인터넷 보안용 프로그램 ‘액티브X’와의 호환성 문제에 대해 “주요 정부 기관과 기업들이 관련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하면서 상당수 해결됐으니 안심하고 사용하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국내 인터넷 사용자의 90% 이상이 윈도XP를 기반으로 한 익스플로러로 인터넷에 접속하고 있으며, 액티브X로 인터넷 금융서비스를 이용 중이다. 따라서 10%도 채 보급되지 않은 윈도비스타와 액티브X 간의 호환성 문제가 해결됐다고 보기에는 이르다는 게 보안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삼성전자, LG전자, 삼보컴퓨터 등 주요 개인용 컴퓨터(PC) 제조업체들은 이달부터 출시하는 모든 PC에 윈도비스타를 기본 장착해 판매 중이다. 윈도비스타가 못 미더워도 소비자들은 선택의 여지 없이 윈도비스타 PC를 살 수밖에 없다.

    윈도비스타 PC를 구성하고 있는 제원도 꼼꼼히 살펴야 한다. 현재 시판되는 윈도비스타 PC는 운영체제의 버전에 따라 ‘홈베이직’과 ‘홈프리미엄’으로 나뉜다.

    홈베이직 PC는 여러 화면을 동시에 볼 수 있는 3차원 입체기능이나, 펜 입력이 가능한 태블릿 기능 등 윈도비스타만의 특장점이 빠진 보급형 모델이다. 기본 메모리 역시 대부분 512MB이기 때문에 프로그램을 몇 개 설치하고 나면 작동이 느려져 고객이 메모리 모듈을 따로 구입해야 한다. 당장 구매할 때는 홈프리미엄 PC보다 싼 것 같지만, 제대로 사용하려면 고객의 추가부담이 필요하기 때문에 충분히 알아보고 결정해야 한다.



    업그레이드 미신청자는 개별 구매해야 할 판

    윈도비스타의 불편함과 일방성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MS와 PC제조업체들은 지난해 10월부터 윈도비스타 대기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 ‘익스프레스 업그레이드’ 이벤트를 시행, 약 22만 대의 PC를 판매했다. 구매 당시에는 윈도XP를 탑재했지만 윈도비스타가 출시되면 업그레이드 CD를 집으로 배송, 공짜로 업그레이드해주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문제는 이 같은 구형 PC를 산 고객이 업그레이드 CD를 받으려면 직접 판매업체의 홈페이지에 들어가 배송지 주소 등을 입력하고 신청해야 한다는 것. 이런 이유로 현재 구매자의 40% 정도만이 자신의 권리를 행사하는 데 그치고 있다. 한국MS 측에서는 이 무료 업그레이드 이벤트를 당초 약속대로 3월 말까지만 시행할 계획이다.

    심지어 PC제조업체들은 대리점 재고 등을 고려해 윈도XP PC를 3월15일까지 시판했다. 이 시기 구입자의 경우 남은 2주일 동안 인터넷을 통해 업그레이드 신청을 하지 않으면 업그레이드 기회가 사라지는 셈이다.

    윈도비스타를 신청하지 않은 나머지 60% 고객에 대한 구제방법을 묻자 한국MS 측은 “고객에게 업그레이드 방법이나 시기를 알려주는 책임은 PC제조업체에 있다”면서 “이후에는 고객들이 직접 업그레이드 소프트웨어를 사야 한다”고 밝혔다. 윈도XP를 윈도비스타로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서는 무려 20만원이 필요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판매 당시 대리점 직원들이 고객에게 충분히 설명했다”면서 “ 막판에 많은 고객이 신청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권리 행사를 잊은 고객에게는 더 이상의 안내가 없다는 뜻이다.

    MS와 PC제조업체들은 입맞추어 “윈도비스타 PC가 잘 팔린다”고 홍보하고 있다. 그 와중에 소비자들의 권익은 끊임없이 뒤로 밀리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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