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0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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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문재인 한계론 노린 안희정 대안론

文, 본선 경쟁력 의문 참여정부 출신 사이에서도 대체재 찾기

  •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입력2016-12-30 15:5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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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순실 게이트, 박근혜 대통령 탄핵 등 2016년 사사분기를 뜨겁게 달궜던 촛불정국은 이르면 2017년 상반기에 치를 것으로 예상되는 차기 대통령선거(대선)에서 여야 정권교체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소추안 인용이 박 대통령 탄핵에만 그치지 않고, 박 대통령 만들기에 앞장서고 박근혜 정권 출범 이후 4년 동안 대통령을 엄호한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에 대한 정치적 탄핵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야권 일부 인사가 ‘정권교체’를 떼놓은 당상처럼 여기는 것은 박근혜 정권에 실망한, 수백만 명에 이르는 촛불민심이 결국 자신들에게 향하리란 믿음에서다. 야권의 그 같은 기대는 과연 현실로 이어질 수 있을까.

    몇 가지 여론조사 지표는 야권이 정권교체를 떼놓은 당상으로 여기는 것은 ‘김칫국 마시는 것’이 될 수 있음을 경고한다. 먼저 차기 대선주자에 대한 여론조사 지표가 그렇다.



    반기문 지지율 급등, 심상치 않은 변화

    최순실 게이트가 본격적으로 불거진 2016년 10월 이후 탄핵정국에서 더불어민주당(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두 달 가까이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에서 줄곧 1위를 달렸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문 전 대표에 이어 2위로 내려앉았다. 그러나 주최 측 추산 전국 200만 명 넘는 대규모 촛불은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12월 9일 이후 차츰 잦아들고 있다. 광장에 나온 촛불 수가 눈에 띄게 준 이후 실시된 차기 대선주자 여론조사에서 반 전 총장은 문 전 대표를 누르고 다시 1위로 올라섰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2016년 12월 19~21일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반 전 총장은 23.1%를 기록해, 22.2%에 머문 문 전 대표를 앞질렀다. 일주일 전 실시한 리얼미터 조사 때보다 반 전 총장은 2.6%p 상승했고, 문 전 대표는 1.5%p 하락했다(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인터넷 홈페이지 참조).

    반 전 총장은 2016년 12월 16일 미국 뉴욕 외교협회가 주최한 초청간담회에서 최순실 국정농단, 대통령 탄핵국면과 관련해 “‘올바른 지배구조’가 완전히 결여된 데 대한 국민의 좌절과 분노의 표출”이라며 “국가 리더십에 보여온 신뢰가 무너진 배신감에서 비롯된 결과”라고 주장했다. 특히 반 전 총장은 “혼란은 일시적일 것”이라며 “민주체제를 존중하는 한국 국민은 이 위기를 곧 극복할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박근혜 정부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는 동시에 한국 국민의 저력을 높게 평가한 것.



    그에 대한 국민의 화답은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1위 반기문이었다. 물론 여론은 가변적이라 여론조사에서 한 번 앞섰다고 끝까지 앞서리라고 보는 것은 무리다. 그러나 대통령 탄핵 이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문 전 대표 지지율이 반 전 총장보다 뒤처진 것에 대해 야권 인사 상당수가 적잖은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특히 촛불과 탄핵정국에서 민주당 정당 지지율이 40% 가까이 수직 상승했지만, 문 전 대표 지지율은 여전히 20%대 중반에 정체돼 있어 불안해하는 이가 많다.

    김상진 건국대 정치외교학과 겸임교수는 “촛불과 탄핵정국에서 민주당 지지율이 40% 가까이 오른 상황인데도 문 전 대표 지지율이 30%를 돌파하지 못한 것은 대선주자로서 문 전 대표의 한계를 드러낸 것”이라며 “결국 호남에서 문 전 대표를 유력 주자로 받아들이고 있지 않은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일부 참여정부 출신 안희정에게 눈길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리서치가 2016년 12월 16~18일 실시한 차기 대선주자 이미지 조사에서 문 전 대표는 비호감(51.1%)이 호감(30.6%)보다 크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 전 대표에 대한 비호감 지수는 대구·경북(60.6%), 충청(59.5%), 호남(51.3%) 등에서 평균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 같은 비호감 지수는 본선에서 표의 확장성에 걸림돌이 되리란 분석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정묵 공공의창 간사는 “여론조사에서 나타나는 공식과도 같은 특징 가운데 하나는 인지도가 지지율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고, 호감도가 높은 후보를 실제 지지하는 경향이 나타난다는 것”이라며 “특히 비호감 지수가 높게 나타난 지역에서는 대선 본선의 지지율 상승 폭이 예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최 간사는 “인지도 높은 후보가 비호감 지수도 높은 것은 특징적인 현상”이라고 덧붙였다. 문 전 대표 지지율이 다른 차기주자에 비해 높기 때문에 비호감 지수도 높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것.

    문 전 대표의 ‘표 확장성’ 문제는 2016년 4월 20대 총선 이후 줄곧 제기돼온 문제다. 그럼에도 문 전 대표가 여전히 그 굴레를 벗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구체적 지표로도 확인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자 야권 일각에서는 ‘대안’을 생각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여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참여정부에서 청와대 비서관을 지낸 한 인사는 “민주당 안에는 역학구도상 문 전 대표가 무난하게 대선후보가 될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며 “그러는 사이 여권은 새누리당에서 개혁보수신당(가칭)이 떨어져나가 선명성 경쟁에 돌입했다”면서 “결과가 뻔한 야권 대선 경쟁 대신, 여권의 대선 경쟁에 국민의 관심이 더 많이 쏠린다면 본선 경쟁력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문 전 대표, 이재명 성남시장, 안희정 충남도지사, 박원순 서울시장 등 민주당 안에서 차기주자끼리 치열하게 경쟁한 뒤 본선에 올라가야 대선 승리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다”며 “참여정부 출신 인사 가운데 문 전 대표를 돕는 이가 많은 게 사실이지만, 몇몇 인사는 안 지사를 대선후보로 만들고자 뛰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병완 전 대통령비서실장, 김종민 의원, 박수현 전 의원 등이 안희정 대선후보 만들기의 주요 멤버로 알려졌다. 실무적으로는 참여정부에서 행정관을 지낸 장훈 충남도 미디어센터장 등이 가교 노릇을 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민주당 수도권 한 초선의원은 “총선 공천과 추미애 당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거치면서 당내 문재인 대세론은 더욱 견고해졌다. 하지만 대선을 앞두고 ‘정권교체가 어려울 수 있다’는 판단이 들면 당원과 대의원은 물론 야권 지지층, 특히 호남지역 여론이 문 전 대표에게서 다른 주자로 옮겨가는 급격한 쏠림 현상이 나타날 개연성이 있다”며 “안 지사에게는 그때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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